김임수 재경 거제향인회장 인터뷰

여의도 국회 둔치운동장에서 열린 재경향인회 체육대회에서 제21대 재경 거제향인회장으로 추대된 김임수(73·한림정공 공동대표) 회장을 만났다.

김 회장은 어릴적 고향 거제에 대한 추억으로 말문을 열었다.

"내고향 둔덕골은 이른 봄이면 보랏빛 자운영과 청보리 밭이 눈앞에 그림처럼 그려진다. 맑은 물이 흘렀던 아름다운 둔덕천에는 참게·은어·뱀장어·메기 등 다양한 물고기가 사는 하천이었다. 전쟁이 끝난 뒤라 열악했던 시절 고향의 들판은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는 곳이었다. 학교를 마치면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전쟁놀이에 열중했으며, 그 시대에는 장남감이 없어도 온 마을이 친구들과 자유롭게 뛰어놀았던 놀이터였다."

옛 고향마을을 그림 그리듯이 회상하던 그는 "그때 함께 했던 친구들이 지금도 십여명이 모인다"며 "그때의 추억이 하나같이 소중하다"고 했다.

또한 그는 고향 거제는 현실적으로 자랑이며 이상적으로는 양파와 같다고 말했다. "6.25전까지만 해도 한반도에서 가장 가난하고 어려운 곳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얼마나 자랑스러운가. 거제는 발전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지역이다. 그런 점에서 더 큰 변화의 때도 다가오고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의 고향얘기는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그중 거제음식중 제일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서 "어머니가 해주시던 가오리찜만은 언제나 인생 최고의 음식이었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고향집 처마 밑에 메달아 꾸덕꾸덕 말려 놨던 대구포도 생각난다. 아버지가 말린 대구 옆을 지날 때 조금씩 찢어주시고는 했다"며 "지금도 아버지가 생각날 때면 그때 떼어주시던 말린 대구살 맛이 떠오른다"고 했다.

김 회장은 둔덕면에서 2남2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지금도 고향 둔덕에 94세 노모를 동생(김득수 전 거제시의회 의장)이 봉양하고 있다. 그런 동생에게는 언제나 미안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서울에서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그후 첫 직장으로 외국법인 ㈜동양금속에 입사해 13년간 회사원 생활을 했다. 그러다가 1983년 5월 한림정공(주)를 설립해 올해 창립 35년을 맞았다. 한림정공(주)는 비정형건물 무주대공간 구성의 대형건물을 건설하는 최첨단건설 기술회사다.

그는 지금까지 살면서 한림정공을 창립한 것을 인생의 가장 크고 중요한 사건으로 꼽았다. 회사를 경영하면서 시련도 있었다. "예전 안전사고가 있었을 때는 내적갈등이 정말 심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다"며 "지금도 아픈기억 중 하나"라고 했다.

김 회장은 경영철학으로 '노자의 도덕경 중 '지족불욕 지지불태(知足不辱 知止不殆)'라는 말을 꼽았다. 족함을 알면 욕되지 않고, 멈출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는 도덕경의 이 뜻을 되새기며 항상 모든 것에 꼼꼼히 따져보고 챙기면서 한림정공(주)를 내실있는 기업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친구들은 그런 그를 두고 이구동성으로 "어떻게 소심한 김임수가 사업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며 소탈하게 웃었다.

그런 그에게 재경향인회 회장으로서 하고픈 말이 있는지 물었다. 그는 "향인들이 자주 많이 모여야 한다. '참여하는 향인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많은 향인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재경향우회 정관을 보면 '회원 상호간의 친목과 발전을 도모하고 고향과의 교류 협력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돼 있다. 이 목적에 충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향인들이 각종 모임이나 행사에서 친목을 도모하고 즐길 수 있는 멍석을 펼치고자 한다. 고향과의 교류협력을 위해 고향에서 행하는 각종 행사에 참석을 요청한다면 빠짐없이 참석해 그 행사의 의미와 결과를 향인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며 "향인회가 할 수 있고 또 해야 할 일이 있다면 힘닿는 데까지 협력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꼭 하고픈 말이 있다며 "타향에 살고있는 사람들은 고향을 생각할 때, 시집간 딸이 친정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똑같다"며 고향 거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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