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가장 받고 싶어 하는 상이라면 아마 노벨상일 것이다. 그만큼 권위 있는 상이지만 그 중에서 유독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이 문학상이다. 작년만 해도 미국인 가수 밥 딜런이 수상했는데, 그가 쓴 노랫말 가사가 시적이고 또한 책도 내고 했으니 문학상이 타당하다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본업이 가수인데 웬 문학상이냐고 납득할 수 없다는 문학계의 반발이 심했다.

1953년 영국수상 윈스턴 처칠의 노벨문학상은 지금까지도 최대 오점으로 여기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하면서 종전을 가져오게 한 공로로 처칠에게 평화상을 주려고 했지만, 전쟁을 치른 사람에게 평화상은 걸맞지 않다는 반대가 심했다. 그래서 그가 집필한 '제2차 세계대전 회고록'으로 문학상을 주게 된다. 당시 유력한 후보였던 헤밍웨이조차도 탈락시키면서 문학작품이 아닌 회고록으로 상을 받음으로 논란거리가 되었다.

1918년 스웨덴의 작가 에리크 악셀 카를펜트는 수상발표도 하기 전에 수상을 거부하여 그해는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없었다. 그는 노벨 아카데미 상임서기로 활동했기 때문에 자신의 수상을 미리 알고 있었다. 그러나 1931년 사망하자 그해 11월 수상자로 추서돼 상을 받게되지만 역사상 생존작가가 아니면서 상을 받기로는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1950년 '닥터 지바고'를 쓴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는 당시 작품이 혁명을 비방했다는 이유로 소련정부의 압력에 못이겨 수상을 거부해야 했다. 그러나 노벨상 주최측에서는 수상 보류로 남겨뒀다가 그가 죽은 후 수여했다.

영광스러운 상을 확실하게 거부한 사람은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소설가인 장 폴 사르트르다. 1964년 소설 '말'로 수상자로 발표됐지만, 상을 거부한 것은 어느 누구도 작품의 우월을 논할 수 없다는 것과 '노벨문학상 수상자'라는 타이틀이 자신의 자유를 구속하게 된다는 이유였다.

금년도 노벨문학상은 최근 미투 파문 때문에 스웨덴 한림원이 시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또한 사태가 수습되지 않아 내년 시상까지도 불투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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