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해 - 김영진 作
거제신문 2017 독서감상문 공모전 초등부 작품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해." 흔한 말이지만 부끄러워 입안에서 맴돌다 쉽게 입밖으로 꺼내기 힘든 말. 하지만 항상 회사 일로 바빠 늦게 퇴근해 잠들어 있는 내 얼굴을 어루만지며 자주 하시는 말,

이 책은 도서관에서 우연히 골라 읽게 됐다. 그림이 정겹고 예쁜 책이라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 등장하는 그린이는 꼭 내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았고, 그린이를 아주 많이 사랑하는 아빠는 꼭 우리 아빠처럼 느껴졌다.

우리 아빠는 조선소에서 시추선을 만드는 일을 하신다. 내가 어렸을 땐 지금보다 훨씬 더 바쁘셨다. 외국으로 출장을 가는 경우도 많았고, 내가 일어나기도 전 새벽에 출근해 내가 잠들고 나서야 퇴근을 했다. 그래서 난 항상 엄마에게 투정을 부리곤 했다. "우리 아빠는 언제 와?" "아빠랑 공놀이 하고 싶어." 그때는 내가 어려서 몰랐던 것 같다. 아빠가 그렇게 힘들게 열심히 일하는 이유가 가족을 위해서였다는 것을….

작년부터 텔레비전 뉴스만 틀면 조선경기 침체·인원감축·구조조정 등 이런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처음엔 그런 말들이 너무 어려워 무슨 말인지 몰랐다. 하지만 사람들이 입만 열면 이런 말들을 했기 때문에 아이들도 무엇을 뜻하는지 알게 됐다. 내가 이런 말들을 이해하게 될 무렵부터 아빠 얼굴도 어두워졌고, 어깨도 축 쳐져 보였다. 항상 퇴근하면 밝은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했지만 가끔 그늘져 보이는 아빠 얼굴을 보며 '아빠도 무척 힘드시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그린이 아빠가 했던 말처럼 "사실은 그날 아빠 회사에서 안 좋은 일이 있었거든. 그래서 더 화가 났던 것 같아. 미안해. …아빠가 어른이 되려면 한참 멀었나 보다."

이 부분의 글을 읽으면서 생각했다. 어른이라서, 아빠라서 속상하고 힘들어도 안 속상한척 힘들지 않은척 속상하면 속상하다고 힘들면 힘들다고 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가족이니까. 어려움도 슬픔도 함께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빠도 그린이 아빠께서 말했던 것처럼 "아빠는 그린이가 건강하게 자라준게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그린이가 없으면 아빠는 아무것도 아니야. 아빠아들로 옆에 있어줘서 정말 고마워."

내 존재가 아빠에게 큰 힘이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도 아빠 아들로 태어나서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영원히 아빠 아들로 아빠께 힘이 되는 존재가 될 것라고,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아빠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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