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터 인재 양성하는 거제공고 김병영 교장
'삼성맨' 37년 중 30년 교육훈련분야서 근무
졸업생 취업률 85%…대·공기업 35% 기록

대졸자들의 취업률 저하가 사회적 문제를 넘어 국가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고등학교 졸업자의 취업률이 90%를 넘나드는 곳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고현동에 위치한 거제공업고등학교. 특성화고에서 마이스터고로 지정돼 일대 변신을 꾀하고 있는 이 학교는 1학년 163명, 2·3학년 각각 148명 등 전교생이 500명이 안 된다. 그러나 교장·교감·교사 등 교직 64명과 일반직 등을 포함한 교직원은 88명에 이른다.

이 학교 교장은 공모직으로 뽑는다. 특이한 것은 1·2대 공모직 교장이 교직 출신이 아닌 회사 출신이라는데 있다. 1대 교장이 삼성그룹 출신이었고, 2대 교장 역시 삼성 출신이다. 학교 운영에 기업 마인드가 접목 된다고 봐도 될 듯하다.

"교장은 학교의 의사결정을 해야 하고 교육적 신념과 철학 등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쉽지가 않았지만, 공부하는 자세로 교장 직을 수행했습니다."

삼성에서 37년간 근무를 하면서 삼성기술연수원장까지 역임한 김병영 교장(18대·2기 공모교장·사진)은 "삼성 근무시절 거제공고에 마이스터고 설립 지원 등 자료를 제공하기도 하면서 인연이 됐다"고 공모교장 응모배경을 덧붙였다.

김 교장이 부임한 2015년 이후 이 학교 취업률은 2015년 88.62%, 2016년 94.77%, 취업난이 극심했던 2017년 85.06%를 기록했다. 이 취업자 가운데 대졸자들도 꿈의 기업으로 불릴 만큼 입사하기 힘든 대기업과 공기업 취업자가 2015년 18.87%, 2016년 27.56%, 2017년 35.06%를 기록하는 등 졸업생의 30%를 훌쩍 넘어섰다. 이 학교가 이같은 취업률을 보이고 있는데는 김 교장의 부임 시 약속 이행과도 관련이 있다.

그는 부임 시 100개 기업과의 업무협약(MOU) 체결을 약속했다. 우수 기업의 취업과 연계하겠다는 계획이었는데, 부임 3년여만인 현재 97개 기업과 MOU를 체결했다.

또 취업지원관 2명이 근무하면서 학생들의 취업을 돕고 있고, 올해에는 산학협력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때때로 교사들과 함께 기업체 현장을 방문해 비전을 공유하고 진로를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기도 한다.

김 교장은 "부임 이후 변함없이 양질의 취업기회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조선업이 불황이어서 취업에 어려움이 있지만, 공기업 등 다른 곳에도 눈을 돌려 졸업생들이 취업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장이 대기업과 공기업 등을 찾아가 MOU를 체결하고, 학생들을 소개해 취업문을 넓히려는 학교운영 결과가 결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졸업생들이 각 회사에 취업을 하더라도 인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근무도 제대로 할 수 없고 인정도 받을 수 없겠지요." 김 교장이 학생들의 기술교육 및 취업활동과 함께 인성교육에도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다.

올해 새학기부터는 '밥상머리 교육'이 시작됐다. 식당에서 밥을 같이 먹으면서 기본예절을 가르치며 인성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김 교장은 "지금은 살아가는 것이 바쁘다 보니 부모들이 인성교육을 제대로 못하는 것 같다. 특히 거제공고의 경우 일찍부터 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니 식사 습관, 화장실 사용법, 대인관계에서의 예절 및 매너 등이 부족할 수 있다"면서 "1시간 정도 식사를 같이하면서 대화를 통해 인성 및 예절교육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학생들과 일단 어울리면서 학교에 대한 건의와 의견도 수렴한다고 한다. 이 학교는 스승의 날이 낀 5월 '모교 방문의 날'을 정해 학생들이 자신의 모교인 중학교를 방문해 은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후배들과 어울리는 시간도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3년 동안 지방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해 금 3·은 1·동 1개 메달 획득과 함께 4명이 우수에 선정됐다.

김 교장은 "동문회에서도 우수 기업체 발굴과 각종 장학금 지원을 해주고 있어 든든하다"면서 "특색있는 교육과정과 산학협력 사업 등을 통해 전문성(기술)과 인성·취업 등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마이스터고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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