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斷食)
단식(斷食)
  • 거제신문
  • 승인 2018.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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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격한 의미에서 '살아있는 생물체는 먹지 않으면 죽는다'라는 명제는 두 번 말할 필요가 없는 참(眞)이다.

로마의 웅변가 시세로의 친구였던 시인 폰포뉴스 아틱스가 중병에 걸려 죽게 됐을 때 사위 아그립바와 자신의 친구 몇을 불러 놓고 "이왕 죽을 바에는 더이상 고통을 받지 않고 빨리 죽기로 결정했네. 모두 찬성해주기를 바란다"며 그날부터 음식을 끊고 단식을 시작했다. 그런데 그 단식이 오히려 유효해서 병이 나아 버렸다.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잘 됐다고 기뻐하자 아틱스는 "인간은 어차피 한번은 죽을 것인데 그때 고통 없는 죽음은 없어. 다시 고통 속으로 가기는 싫어" 하면서 여전이 식음을 전폐하고 굶어 죽었다.

금식(禁食)은 자신의 의지보다는 종교적 의식이나 병원진료나 검사와 관련해 어쩔 수 없이 굶는 경우지만, 정치적 또는 사회적으로 자신의 의견이나 신념에 따라 주장을 나타내기 위한 방편으로 굶거나, 다이어트 같은 자기 의지가 수반되면 단식(斷食)이다. 예수가 서른 살이 되던 해 광야에서 40일 간 아무 것도 먹지 않은 것은 금식이고, 간디가 옥중에서 무저항운동으로 먹지 않은 것은 단식이다.

단식을 정치적으로 가장 적절하게 이용한 사람이 간디다. 그가 감옥에서 단식을 하면 영국인들은 그를 석방해야 했다. 영국 정부는 간디가 옥중에 갇혀있는 동안 굶어 죽는데 대한 책임을 지고싶어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얼마나 먹지 않고 견딜 수 있을까? 영국의 장위는 1952년 7월26일 단식을 시작하여 76일 3시간3분이라는 세계 최초의 공식적인 최장기록을 세웠다. 비공식으로 세계 최고의 기록은 1953년 12월3일 남아프리카연방의 크루네치아 포스타라는 61세의 할머니가 세운 110일이다.

'드루킹 사건'으로 불리는 댓글조작 사건의 특검수용을 요구하며 9일째 노숙 단식농성을 하던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마침내 힘든 단식을 끝냈다. 더 이상의 단식은 생명이 위험하다는 의료진의 권유와 의원총회의 권고를 수용키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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