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풍력발전기업 '드윈드'에 수천억 붓고 4500만원에 정리
대우조선 "풍력사업 철수는 경영정상화 자구계획의 일환"
경실련 "경영진 잘못에 노동자들만 왜 구조조정"

세계적 조선산업 불황에 따른 수주 감소 등으로 경영난에 봉착한 대우조선해양. 20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되면서 구조조정 압박으로 1만명이 넘는 직원이 거리로 내몰렸다.

이런 와중에 대우조선해양이 외국에 투자한 풍력발전 사업에서 수천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밝혀져 대우조선의 부실이 조선산업 불황 탓만이 아닌, 경영 부실에 따른 원인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해양플랜트 투자 등 무리한 각종 사업 진행으로 파생되는 손실 및 경영위기에 따른 구조조정이 애꿎은 노동자에게만 전가될 뿐, 책임지는 사람은 없어 경영진에게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대우조선은 지난 2009년 약 5000만달러(당시 환율기준 620억원)에 미국 전선회사 CTC로부터 인수한 풍력발전기업 '드윈드(Dewind)'를 인수했다. 이 시기는 남상태 전 사장이 재임(2006~2012년)하던 때다. 또한 이명박 정부의 녹생성장과 해외자원개발 프로젝트가 추진되던 시점이다.

드윈드는 2009년 피인수 된 이후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고 자본잠식 상태(자기자본 1394억원)에 빠졌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부채는 1415억원에서 1962억원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자본총계는 -2173억원, -1314억원, -163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015년 233억원, 2016년 296억원에서 지난해 12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매출 부진에 당기순손실은 3년 누적분만도 2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대우조선해양의 자금지원으로도 회생이 불가능한 상황에 놓인 셈이다. 따라서 대우조선은 수천억원의 자금을 투입해온 풍력발전 사업에서 손을 떼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드윈드 인수 9년 만에 빌려준 대여금에 대한 출자전환 이후 보유한 드윈드의 지분 21만3541주(지분율 100%)를 연내 매각할 방침이다.
드윈드 지분 매각 규모는 약 4554만원으로 출자전환을 통해 투입한 1027억원의 0.5%에도 미치지 못한다.

2009년 드윈드 인수 이후 투자금과 채무보증 등을 명목으로 투입된 자금이 적어도 3000억원이 이른다는 업계의 추정치를 감안하면, 결과적으로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 실패라는 지적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시 조선이 호황이었던 상태에서 제2의 투자 성장산업을 물색하던 중 풍력산업이 유망한 산업이라고 판단해 해상풍력발전을 타깃으로 삼아 진출하게 됐던 것"이라며 "생각보다 유가나 천연가스가 값싸게 공급되는 바람에 효용가치가 떨어졌고, 미국에서 풍력 에너지 보조금이 없어져 불리해진 부분도 있다"고 사업 실패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특히 "조선업이 불황인 상태에서 구조조정 차원으로 자회사를 정리하다 보니 인수자 등이 없이 손실이 커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대우조선해양 경영정상화 및 자구계획의 일환으로 회사의 국내외 비핵심 자회사에 대한 매각 또는 청산을 추진 중에 있다"며 "이번 풍력사업 철수는 비핵심사업 정리 차원에서 정해진 자구계획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경영정상화 계획의 일환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거제경실련 이광재 집행위원장은 "대우조선해양에서 말도 안 되는 일이 너무 많이 벌어져 무엇부터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도 "대우조선 사태는 가장 먼저 경영자들이 경영을 잘못한 책임이 명맥한 사실인데도 경영자들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 노동자들이 무슨 이유로 책임을 전가받고 왜 구조조정의 피해를 당하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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