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 다대교회 목사
김수영 다대교회 목사

우리 속담에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경우이던지 간에 싸우지 말고, 할 수 있으면 사이좋게 하고 좋은 일을 이루라는 말이겠지요. 이 속담은 끊임없이 갈등과 다툼이 있을 수밖에 없는 세상 가운데서 사람들이 어떻게 처신하며 살아야 하는지를 깨우쳐주는 귀중한 속담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싸움이 있는 곳이 다름 아닌 지옥과 같은 곳이 되기 때문입니다.

가정을 두고 행복의 보금자리요, 천국이라고 하지요. 그 이유는 이 세상에 가장 평화롭고 행복한 곳이 가정이기 때문입니다. 가정에 갈등과 싸움이 있으면 지옥이 되고 말지요. 가정에서 사소한 일로 부부싸움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처음엔 작은 말타툼으로 시작하는데, 나중엔 감정이 격해지면서 큰 싸움을 하게 되지요.

그러면 절제되지 않는 쌍말(폭언)을 주고받다가 나중엔 폭력이 시작되면서 집안이 완전 생지옥이 되고 말지요. 집기는 흩어져 난장판이고, 부부간에는 탄식과 통곡소리로 가득하고, 아이들은 두려워 떨면서 방에 숨어 울고있는 공포의 집안 분위기라 한다면 지옥이 따로 없겠지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싸움이 있는 곳엔 세상 어디에든 이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지옥의 세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싸움의 결과는 부부간에는 이혼이요, 형제간에는 원수가 되며, 국가간에는 전쟁이 되니까 말입니다. 싸움 중에 싸움이 전쟁인데 전쟁은 어떤 경우든지 간에 막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엄청난 인명살상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1차 세계대전 때 3000만명에 이르는 엄청난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이 처참한 전쟁의 교훈을 제대로 읽지 못한 유럽은 불과 한 세대가 지나기도 전에 2차대전(1939년)을 일으켜 전 세계가 이 전쟁의 소용돌이 가운데 약 600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하니 이보다 더큰 죄악이 세상에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 뿐만이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반만년 동안 중국과 일본의 침략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처참하게 죽어갔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북한 김일성이 남한을 미제국주의자들로부터 해방시켜 야한다는 명분으로 남침해 6.25전쟁이 일으켰는데, 그 결과 전 국토는 완전 초토화됐고, 남북의 사상자가 500여만명, 가옥피해 60여만동, 피난이재민 500여만명, 이산가족 1000여만명, 전쟁미망인 30여만명, 전쟁고아 10여만명이 발생한 엄청난 전쟁피해를 입었으며, 그 전쟁의 휴유증으로 아직도 남북이 엄청난 고통가운데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니 다시는 이 땅에 싸움과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어떤 경우이던지 간에 전쟁은 반드시 막아야 할 당위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4.27 극적인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무엇보다 우리 민족이 전쟁이 없는 평화의 땅에서 번영과 행복을 나누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자고 합의하고 선언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평화로운 세상을 물려 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기면서, 내 생전에 이런 꿈같은 일이 일어남에 너무 감사해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그러면서 예수님의 말씀을 떠올렸습니다.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이라.(마5:9)" "(마5:22-24)형제에게 노하고, 라가(욕)라 하는 자는 지옥 불에 들어가게 되리라. 그러므로 예물을 제단에 드리려다가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난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고.

성경은 계속해서 우리에게 권면하기를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라(롬12:18)" 그리고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평함과 거룩함을 따르기 전에는 아무도 하나님(주)을 보지 못하리라(히12:14)"고 말입니다. 믿음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요, 하나님 사랑은 형제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모든 형제와 더불어 먼저 화목하고, 화평을 이루는 사람이 진정한 하나님의 자녀들이요, 참사람 됨입니다.

어느 당 대표처럼 평화를 부정하고 딴지걸며 흥정을 깨는 어리석은 자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든지 평화를 이루고자(peace maker) 애를 쓰는 복된 자가 되길 소망하면서, 성 프란체스코의 기도를 드려봅니다.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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