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옥식 그린엔텍(주) 대표이사

'자왈(子曰, 견현사제언(見賢思齊焉), 견불현이내자성야(見不賢而內自省也).  - 논어 '이인(里仁)편'

군자는 어진 이를 보면 그와 같아지기를 생각하고, 어질지 못한 이를 보면 스스로를 반성해보라는 논자의 말이다. 남의 장점을 보면 그것을 본받아서 자신의 분발을 촉구하고 남의 단점을 보면 자신에게도 그런 것이 없는지를 살펴서 경계로 삼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장·단점을 가진 그 누구도 내 인생의 스승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동기와 선·후배에게 어진 마음을 배우고 싶게 한 이가 있다. 인천에서 폐수처리 사업을 하는 임옥식(60)씨.

그는 9년 동안 모교인 거제고등학교 후배 90명에게 장학금 100만원씩을 기부해왔다. 금액보다 그의 선행이 9년 동안 이어져오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그 또한 어렸을 적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았고 그때의 고마움을 잊지 않고 베푸는 삶을 살고 있다.

임씨는 "10년 동안 매년 10여명의 후배에게 장학금을 주겠다고 약속한 게 벌써 9년이란 세월이 흘렀다"며 "앞으로 한 번이 남아 있는데 이 약속만은 꼭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가 어려워 회사 경영이 힘든 적도 있었지만 9년 동안 약속을 묵묵히 해낸 그는 다른 그 무엇보다  장학금을 받은 후배들로부터 온 감사편지가 큰 힘이다. 그는 "잊지 않고 감사편지를 보내주는 후배들이 되려 고맙다"고 인사했다.

그런 그에게 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임씨에게 장학금을 받아 간호사로 성장한 후배가 장학금을 모교 후배에게 전달해달라며 기부한 것이다.

그 후배는 "어려울 때 장학금으로 도움을 준 임옥식 선배를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었다"며 "그 감사를 임 선배를 본받아 장학금으로 전달하는 게 의미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임씨는 "공부 잘하는 학생보다 정말 사각지대에 있는 학생들을 찾아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며 "잊지 않고 누군가 기억해주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약속한 10년의 장학금 수여가 마무리되면 무엇을 할 거냐고 묻자 임씨는 "나는 아무 말도 못해요. 할 수 없어요. 약속은 지켜야 하니까요"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약속은 지키는 것이라며 섣부른 약속을 하지 않은 그는 또 어디선가 누군가의 인생에서 본받고 싶은 스승이 되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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