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공동주택 건설 때마다 '초등학교 통학로' 논란
"시·교육청 사후약방문으로 네탓 공방…피해는 학생 몫"

오는 5월말 입주하는 상문동 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이 지난 11일 거제시청에서 아이들 통학로 확보를 위한 조속한 도로확장을 요구하고 있다.
오는 5월말 입주하는 상문동 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이 지난 11일 거제시청에서 아이들 통학로 확보를 위한 조속한 도로확장을 요구하고 있다.

대규모 공동주택이 들어설 때마다 초등학교 통학로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됨에도 시나 교육청이 늘 사후약방문으로 대처해 문제가 제기됐다.

상문동 대동다숲·벽산 등이 들어설 당시의 거제고현초·삼룡초등, 아주동 푸르지오·KCC 등 신축으로 내곡·아주초등, 영진자이온·아너스빌 등의 기성초등에 이어 오션파크자이 거주 학생들이 진학하는 외간초등학교까지.

올해 하반기 상문동 힐스테이트, 아이파크 2차 2단지 등도 입주가 시작되면 초등학교 통학 위험성 때문에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통학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오션파크자이와 외간초교와 관련해 거제교육청은 지난 5일 외간초등학교 관계자와 오션파크자이에 거주하는 학부모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거제교육청은 시와 협의를 통해 통학로 확보에 대한 노력을 기울일뿐 아니라 통학버스 운영 방안도 논의하겠다고 했지만 결정 난 것은 전무한 상황이다. 거제교육청은 시공사와 아파트 입주민을 설득해 통학버스 운영으로 마무리 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는 사후약방문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매번 대규모 공동주택이 들어설 때마다 통학로 문제는 제기되고 있지만 시는 거제교육청 탓, 거제교육청은 시 탓으로 책임 전가하는 실정에 불편과 위험은 고스란히 아이들 몫이 됐다.

시 관계자는 "대규모 공동주택이 들어서면 시에서는 교육청에 통학로 확보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한다"며 "교육청에서 통학로가 마땅치 않으면 반대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면 되는데 그러지 않았기 때문에 공동주택 사업이 진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육청은 반박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주택건설 허가는 시 고유 업무로 교육청에서 통학로 문제로 사업승인을 하면 안 된다는 말은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시에서는 허가 내주려고 하는데 교육청이 반대해 사업이 늦어진다고 소송이라도 걸면 모든 책임부담은 교육청이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초 거제시에서 누가 보더라도 통학로 확보가 미비한 경우의 대규모 공동주택에는 허가를 주지 않았으면 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시민들은 거제시의 무분별한 아파트 허가가 문제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사업 계획 요청이 들어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공동주택 건설로 파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충분히 파악해 해결 방안을 마련한 후 승인을 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박형미(35·거제면)씨는 "반복되는 문제를 해결할 노력은 안 하고 네 탓만 하면 해결은 대체 누가 하냐"며 "주택건설 허가 권한이 있는 거제시가 공동주택 건설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 충분히 찾아보고 시행·시공사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이행했으면 사전방지가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서원(41·거제면)씨는 "아파트 허가 당시 통학로 확보 의무 조항을 거제시 조례로 넣어 사전방지를 할 필요가 있다"며 "교통사고도 많이 나는 지역에서 아이들 통학로 안전 확보에 너무 안일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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