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두철 거제아동병원 원장
강두철 거제아동병원 원장

지난해 12월 서울의 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으며 이 일로 의료진 세 명이 구속수사 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삶과 죽음이 오가는 생명의 최전선에서 중환자실, 특히 신생아중환자실을 담당하는 의료진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기도 했다. 중환자실과 신생아중환자실은 어떤 상황일까?

2009년 신종플루의 대대적인 유행이 있었을 때 국내 중환자실 사망률은 42.6%였으나, 호주는 14.3%, 미국은 28.4%, 심지어 우리나라보다 경제적인 규모가 적은  멕시코도 38.9% 로 우리나라보다 낮은 사망률을 보였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일차적인 문제는 중환자실을 전담하는 의료인력인 의사·간호사들이 부족한 것을 첫번째 원인으로 얘기할 수 있다.

당시 중환자실을 전담하는 중환자전문의가 있는 경우 사망률이 32%였으나 없는 경우 48% 이상이었다. 또한 간호사 1명이 중환자 2명을 전담하는 경우 '인체에 침입한 세균이 혈액으로 감염되어 나타나는 패혈증' 사망률이 20%였지만 3명을 전담하는 경우 39%, 4명인곳은 42%의 사망률을 보였다.

2015년 다시 강타한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률도 중환자전담 전문의가 없는 경우 50%였지만 있는 경우 25%로 극명한 차이를 보여줬으며 또한 패혈증의 사망률도 전담의가 있는경우 18%였지만 없는경우 42% 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2013년 중환자실의 진료강화를 위해 '중환자실에 전담의사를 둘 수 있다(의료법시행규칙제34조)'는 조항을 신설했으며 신생아 중환자실의 경우 전담의를 둬야 하며 간호사 1명당 연평균 1일 입원 환자수가 1.2명을 초과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신생아 중환자실 전담전문의가 2인 이하인 경우가 82%인 현실이 법조문 하나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현재 신생아실 중환자의 원가보전율이 55.6%로 신생아 중환자를 많이 볼수록, 의료인력을 많이 충원 할수록 적자가 늘어나는 구조속에서 사명감만으로 십자가를 지게 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 아닐 것이다.

과거 통계를 보면 2005년 신생아 중환자실 1731병상에서 2010년 1252병상으로 27%나 감소했다. 이는 출생률 감소가 주요한 원인이겠지만 신생아 중환자실의 적자증가와 인력 부족도 큰 이유 중 하나였다.

사회경제적 변화에서 보면 1993년 산모의 연령이 27.55세 였으나 16년 뒤 30.97세(2010년 통계청)로 증가했으며, 산모연령이 증가할수록 미숙아 출생이 늘어났으며 특히 출생체중이 2500g 이하의 저체중출생아는 188% 증가했고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이다. 신생아는 제태연령이 낮고 출생체중이 적을 수록 사망률이 높아 앞으로도 이대목동병원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집중치료가 필요한 출생체중 1000g 미만의 미숙아는 치료내용에 관계없이 1일 10만엔(약 100만원)이 90일간, 출생체중 1000~1500g 의 미숙아는 8만6000엔(약 90만원)이 60일간, 만삭아의 경우 21일간 지원을 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으로 현재 일본은 세계 최저의 미숙아 및 신생아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보건복지부 지출 약 63조원 중 보건의료 부분은 2.4조로 전체 예산의 3.9%만 지원되고 있는 실정이다.

신생아 중환자실의 주된 사망원인은 미숙아 관련 합병증, 선천성기형, 패혈증 등으로, 사망을 줄이기 위해서는 고위험임신 산모의 미숙아 출산을 줄이고 철저한 감염관리가 필요하다.

고위험임신은 사회적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겠지만 의료 관련 감염관리는 단 시일 내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돈이 들지 않는 단기 해결과제, 특히 구속·처벌이 능사가 아닐 것이다. 오히려 많은 의료진들이 중환자실을 떠나게 되는 역효과로 안타까운 죽음이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흔히들 '사람이 먼저다, 생명이 중요하다'라고 얘기를 한다. 사람과 생명이 먼저 중시되는 사회에는 반드시 비용이 들어가야 된다는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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