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한국당 텃밭은 '옛말'…민주·한국당 희비 엇갈려
민주 경남지사, 한국 창원시장 공천문제 후유증 심각할 듯

자유한국당 창원지역 일부 당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 앞에서 항의 집회를 벌였다.
자유한국당 창원지역 일부 당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 앞에서 항의 집회를 벌였다.

6.13지방선거일이 다가오면서 경남도내 각 당이 공천 몸살을 앓으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지지세인 보수의 텃밭으로 여겨지던 경남이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세가 확장되면서 여야 최고의 승부처가 경남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양 당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 경남도당이 지방선거 출마 후보접수를 마감한 결과 경남지역 18개 시·군 기초단체장 후보에 44명, 52개 지역구인 도의원에는 69명, 96개 선거구인 기초의원에는 모두 165명이 신청했다. 지원자를 합하면 278명인데, 평균 1.67대 1의 경쟁율을 보였다

이처럼 경남전지역에 걸쳐 기초자치단체장을 포함한 민주당 후보들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는 민주당(당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기초단체장 8명, 광역의원 신청자가 19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총지원자수를 비교하면 4년전 보다 4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자유한국당 창원시장 전략공천과 관련, 강기윤 전 국회의원이 경남도당을 방문해 항의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창원시장 전략공천과 관련, 강기윤 전 국회의원이 경남도당을 방문해 항의하고 있다.

이는 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무엇보다 경남 출신인 문재인 정부에 대한 높은 지지율이 그대로 반영되는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경남도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6일과 28일 2차례에 걸쳐 단수추천 및 경선지역을 발표했다. 민주당에 비해 훨씬 앞장서 공천을 진행하며 단일대오를 형성하고 있다. 거제와 양산, 의령지역 기초단체장을 단수 후보로 확정하고 경선지역은 9곳으로 매듭지었다.

주목할 점은 기초단체장 미발표 지역이다. 미발표 지역인 창녕과 통영, 함안 등과 중앙당으로 공천을 넘긴 사천 등 몇몇 곳에서는 벌써부터 혼란이 일고 있다.

가뜩이나 민주당 후보들이 바람을 업고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강한 적을 앞에 두고 자중지란이 일고 있는 셈이다.

중앙당 공천 몫인 도지사 선거는 민주·한국당 할 것 없이 공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 공천과 관련, 김경수 의원 불출마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창원터널 앞에서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 공천과 관련, 김경수 의원 불출마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창원터널 앞에서 벌이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공민배 전 창원시장과 권민호 전 거제시장, 공윤권 전 도의원이 공천을 신청한 상태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런데 공천신청 자격을 상실한 김경수 국회의원이 30일 현재 전략공천 또는 중앙당의 배려에 따른 경선참여가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공민배 예비후보 측에서는 "뒤늦게 선거에 뛰어드는 당규에 어긋나는 '꼼수 경선'"이라며 국회 기자회견과 경남도내 1인 시위 등 강한 반발과 함께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자유한국당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김영선·안홍준 전 국회의원과 하영제 전 차관이 공천신청을 마쳤지만, 중앙당은 공천 진행을 미루고 있다. 홍준표 대표가 전략공천지역으로 정한 뒤, 상대 민주당 후보를 보고 공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안대희 전 대법관과 박완수 국회의원 전략공천을 차례로 시도했으나 지명 당사자들의 거부로 실패한 뒤 측근인 윤한홍 의원을 만지작거렸다. 하지만 윤 의원마저도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불출마를 선언했다. 인물난을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홍 대표가 다른 인물을 영입하느냐에 따라 공천신청자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기초자치단체로 분류는 돼 있지만 인구 100만이 넘는 창원시의 경우, 민주당은 이기우·전수식·허성무 예비후보의 경선이 결정돼 '원팀'으로 선거가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30일 오전 최고위원회를 열고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단수 추천하고 국민공천배심원단 심의를 통과한 조진래 전 경남개발공사 사장을 창원시장 후보로 공천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안상수 현 창원시장이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불사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강기윤 전 국회의원도 29일 경남도당과 중앙당을 항의 방문하며 반발하고 있어 향후 행보가 관심사다.

여기에다 공천을 받은 조진래 전 사장은 경남도 산하기관 직원채용과 관련한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이 또한 변수로 남고 있다.

이처럼 창원시장선거는 민주당은 경선준비를 하고 있지만, 한국당은 전략공천에 따른 후유증으로 난파선이 된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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