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설계 용역 최종보고회…2.4㎞ 걷는 길 두고 '설전'
동부 구천리 56만800㎡ 조성, 각종 나무·다양한 길
반대식 의장 "시간에 쫓기지 말고 걸작(傑作) 만들자" 충고

동부면 구천리 일원 56만800㎡에 조성될 '치유의숲' 실시설계 용역이 최종보고회로 마무리 됐다. 사진은 치유의숲에 들어설 치유공간 모습(계획).
동부면 구천리 일원 56만800㎡에 조성될 '치유의숲' 실시설계 용역이 최종보고회로 마무리 됐다. 사진은 치유의숲에 들어설 치유공간 모습(계획).

"시간에 쫓겨 졸작(拙作) 만들지 말고 시간 충분히 갖고 걸작(傑作) 만들어봅시다."

치유의숲 실시설계용역 최종보고회가 지난 14일 거제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가운데 반대식 거제시의장은 이같이 말했다.

박명균 시장권한대행과 반대식 거제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관계부서 공무원·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치유의 숲 관광자원화를 위한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치유의숲은 동부면 구천리 산96 일대 56만800㎡에 조성된다. 산림을 이용해 심신을 치유하는 공간으로 치유시설·숲속쉼터·명상·관리보전지구 등으로 구성된다.

용역을 맡은 산림조합중앙회는 지난달 27일 열린 중간보고회에서 제시한 의견을 최종보고회에 수정 보완해 담았다고 밝혔다.

당초 계획은 숲길 폭이 1.2m였지만 충분한 산책로 확보를 위해 1.5m로 확장했다. 또 관광자원으로서 이야기가 있는 숲길 조성을 위해 동백·돈·후박·녹·비목나무 등을 소재로 한 문학작품과 연계할 수 있도록 이 나무들을 식재 할 예정이다.

치유의숲에 조성되는 다양한 길에도 경상도 특유의 방언을 붙여 친근감 있게 표현한다.

'기분 좋다'는 의미를 담은 호시길, '동작이 굼뜬 사람'을 비유하는 굼비이길, '이야기'의 방언인 이바구길, '가파른 급경사'를 나타내는 까꾸막길, '냇가나 강가 돌이 많은 곳'이라는 의미인 서덜길 등이다. 또 치유의숲뿐 아니라 주변 숲도 활용해 공간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최종보고회 결과물이 안일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특히 주차장 조성 문제를 두고서는 2.4㎞ 도보구간 설치에 관한 의견이 엇갈렸다. 옛 채석장이었던 부지에 주차장을 둬서 치유의숲 중심지인 치유센터까지 걷는 길을 조성해 입구에서부터 산림치유를 하자는 취지인데 '길이 2.4㎞'가 걸림돌이었다.

윤병춘 해양관광국장은 "실제 치유의숲과 주차장이 2.4㎞ 떨어져 있는데 셔틀버스 운행이 불가피하다. 입구에서 내려 치유센터까지 걸어가는 것은 무리"라며 "주차장 부지매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대식 의장은 반박했다. 반 의장은 "방향을 잘못 잡으면 '동네놀이터'로 전락되기 때문에 자연을 최대한 살려 치유공간이 될 수 있도록 조성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거제 치유의숲은 '바다 조망이 가능한 치유의숲'이 경쟁력"이라며 "자연경관과 한데 어우러진 이곳에서 차량이 오가며 매연을 날리는 것은 매우 짧은 생각이다. 차량통행은 안 되고 오로지 나와 자연만이 공존하는 공간이 될 수 있어야 한다. 본격적으로 추진하는데 시일이 오래 걸린 만큼 시간에 쫓겨 졸작 만들지 말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걸작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에 대해 박명균 시장권한대행은 "용역으로만 봤을 때 사업대상이 불분명 하다. 사업을 진행하는데 목적과 기능이 수요에 맞게끔 진행될 수 있도록 검토해야 한다"며 "현 시점에서는 자연휴양림과 다를 게 없어 보이는데 특색 있는 치유의숲이 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재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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