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진국 거제공증사무소 변호사
석진국 거제공증사무소 변호사

봄이 왔나보다. 마당에 쑥과 냉이가 돋아난다. 상큼한 봄나물의 향취를 기대하면서도 무성히 자라날 잡초와의 전쟁이 무섭다.

그런데 최근에 자연 농법을 알게되면서 이러한 두려움이 없어졌고 오히려 잡초와 함께 경쟁하면서 자라날 과일과 채소… 그래서 더욱 튼튼하고 영양이 풍부한 그들 생각에 마음이 풍성해진다.

1970년대에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 당시 잘 사는 집 아이들은 '소고기 장조림'을 도시락 반찬으로 가져왔다. 그 아이들은 영양이 풍부한 듯 몸도 크고 우윳빛 살갗을 자랑했기에 못사는 우리들은 그들을 부러워 했다.

그런데 40여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니 그 부잣집 아이들 중 성공한 사람은 드물고 대부분 몰락하였다. '어려서 고생은 돈 주고도 못 산다.'고 했던가? 과보호와 과영양은 그들을 나약한 존재로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자연농법과 일반 농법의 차이.

대지는 우리의 어머니이고 태양은 우리의 아버지. 동물과 풀과 나무는 우리의 형제·자매이고 우리는 모두 이 땅의 자식이니 아무도 해치지 않고 같이 더불어 즐겁게 살아가야 한다.

인류가 이 세상에 나타난 것은 700만 년 전이라고 하는데 그중 1만2000년 전까지는, 그러니까 698만8000년 동안은 그렇게 하늘과 땅에 감사하며 공기나 물·땅을 사랑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1만2000 년 전부터 그것이 바뀌기 시작했다. 농업과 목축을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오만해져서 땅과 하늘에 경외감을 갖지 않고 자연을 파괴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멀쩡한 논과 밭의 땅을 갈아엎어서 그곳에 있는 생태계를 파괴하고 농약을 뿌려서 자신에게 필요없어 보이는 모든 주변의 생명들을 해치고 비료를 줘서 작물이 정상적인 성장을 벗어나 과성장을 하도록 했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말했다.

"당신들은 나무들이 말하는 것을 들어 보았나?"
"우리는 우리를 낳고 키워주는 어머니 대지에게, 물을 날라다 주는 강과 하천에, 병을 고쳐주는 온갖 식물들에게 감사한다. 식량이 되는 옥수수와 콩과 호박에게, 과일 나무들에게 감사한다. 어둠을 밝혀주는 달과 별들에게 감사합니다. 자비로운 눈길로 대지를 굽어 살피는 태양에게 감사한다."

그들에게는 또한 "기브어웨이(giveaway)라는 풍속이 있다. 무엇인가 중요한 일이나 특별한 일이 생기면 가진 것을 모두에게 나눠주며 행운을 빈다. 서로 나누면 나눌수록 더 많이 나눌 수 있다. 남과 서로 나눌 때, 사실은 신과 나누고 있는 것이다.

에덴동산을 잃어버렸는가? 사실은 지구 전체가 에덴동산이다. 우리가 아는 한 물과 나무가 있고 벌·나비가 날며 꽃이 피는 별은 온 우주를 통틀어 이 지구뿐이다. 천국이 있다면 바로 이 지구다.

땅을 갈지 않고 농약과 비료를 쓰지 않는다. 잡초는 작물 생장에 약간의 도움을 주는 선에서 그 숨을 죽여준다. 질소 즉 비료에 의해서 성장한 농산물은 우리 인체에 해롭고 맛이 없다.

옛날에 야채와 과일은 천연의 향과 맛이 좋았고, 저장도 길게 할 수 있었다. 자연농법으로 재배한 오이·오이고추·양파 등으로 장아찌를 담으면 3년이 지나도 조직이 무르지 않고 사각사각 하면서 감칠맛이 뛰어나다. 비료·농약이 나오기 전에 우리 선조들이 한 농사, 즉 노지 재배가 바로 자연재배다.

토양보다도 물이 핵심이다. 물주기는 필요 없을 뿐만 아니라 독이 된다. 그리고 비료나 퇴비 등 양분도 중요하지 않다. 물과 양분은 천지공간에 다 있으니 농사는 농민이 짓는 게 아니라 하늘이 짓는 것, 실상 작물은 아무것도 주지 않을 때 더욱더 잘 자란다. 살기 위해서 악조건을 이겨내고 튼실한 결실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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