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내리던 며칠전 1급 장애인 A씨는 고현에서 병원을 들렀다가 남부면까지 가고자 교통약자 콜택시를 요청했다. 30분안에 온다던 콜택시는 1시간 반이 지나도 오지는 않았다.

온몸은 얼음장으로 돌덩이처럼 굳어가자 차가 언제 올지 몰라 찻집에 들어가 기다렸다. 상담원에게 차가 왜 안 오는지 물었더니 '죄송하지만…우천으로 늦는 것 같다. 좀 더 기다려 달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경제적 여유만 있다면 부르면 금방 도착하는 따뜻하고 편안한 일반택시를 이용하고 싶은 맘이 너무나 간절했다. "교통약자 콜택시에 대해 불만이 뭐예요?"라고 물으면 가장 많이 쏟아지는 대답이 "대기시간이 너무 길다.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고, 부르는 현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중요한 약속을 잡을 수가 없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일반택시만큼 콜택시 대수가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대답한다.

교통약자콜택시는 부르는 곳과 가까이 있으면 금방 오고, 없으면 상담원이 예정한 시간보다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것이 장애인들에게는 일상적인 상황이다.

콜택시 관리 측에서는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많이 이용하는 시간이 겹치면서 대기시간이 발생한다. 정해진 차량으로 운영하다보니 그렇게 된다"면서 "이용자의 패턴도 다양하고, 도로 정체가 심해지면 더욱 대기시간이 폭증한다"고 해명한다.

특히 거제를 벗어나 경남도내나 부산처럼 장거리 운전을 요청한 경우 그 차량은 하루를 온전히 장거리 차량으로 배차돼 나머지 한정된 차량으로 지역 장애인들을 수송해야 하기 때문에 대기시간이 길어진다.

거제시 등록 장애인 수는 2018년 2월 말 현재 1만700여명에 달하며, 이중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1·2등급 장애인은 2240여명이다.

또한 장애인 외에도 교통약자 콜택시 이용대상인 고령자나 임산부·영유아를 동반한 시민과 휠체어를 이용해야 하는 시민까지 더해지면, 그 이용대상은 훨씬 늘어나게 된다.

거제시는 장애인콜택시를 26대 운영하고 있고, 시내버스를 대·폐차 시마다 저상버스로 바꾸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지만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은 아직 첩첩산중이라고 할 수 있다.

팍팍하고 힘든 거제시 살림살이 일지라도 매년 1대씩만이라도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의 여유로운 삶을 위해 교통약자 콜택시 운행 대수를 늘려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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