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경영정상화위 임기 1~3년 협의 중
회계부정 확인 및 구조조정 성과 평가 인정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대우조선해양에서 2년여간 구조조정을 이끈 정성립 현 사장이 사실상 차기 사장으로 연임 내정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 정통한 소식통은 "사장 선임에 관한 사내 절차에서 사실상 인선을 끝냈다"며 "경영정상화위원회에서 다른 후보에 대한 대안을 내놓지 못했고 정성립 사장의 공헌이 큰 만큼 회사에 (정 사장이) 추가적으로 헌신할 기회를 주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채권단 관계자도 "정 사장이 그동안 어려운 상황에서 최선의 노력과 결과를 마련해왔다"며 "현재 차기 임기에 대한 문제만 남았다"고 연임 내정을 확인했다. 당초 대우조선 차기 사장에 대한 인선은 기존 관행대로 '사장후보추천위원회'가 가동되고 여기에 3~5배수 인물이 경쟁을 거쳐 확정되는 절차가 예상됐다.

그러나 2015년부터 시작된 회사 부실비리 폭로전과 검찰 수사, 추가 공적자금 지원이 진행되면서 지난해 산업은행은 이 회사를 체계적으로 회생시킬 '경영정상화 관리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정상화위원회는 이를 통해 '사추위' 대신 차기 사장을 선임할 권한을 얻었고 최근 연임의사를 밝힌 정성립 사장에 기회를 주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단 위원회에선 1년 임시 연임을 고민하고 있지만, 정 사장과 협의를 거쳐 차기 임기 역시 3년으로 확정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상화 위원회가 정 사장의 연임안을 최종 확정하면 대우조선은 이를 포함한 회사 사내외 이사 선임안과 추가 결의사항을 마련해 그로부터 2주 후에 개최될 정기 주주총회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와 대우조선이 마련한 주총 안건은 현재 예상으로 이달 30일로 예정된 주총에서 주주들의 추인을 얻게 된다. 정성립 사장이 구조조정을 맡은 이후 성과가 나타나는 흐름이지만 정상화 위원회가 큰 고민 없이 연임을 쉽게 확정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정 사장이 연임을 확정할 경우, 그로서는 대우조선에만 네 번째 사장 임기(1, 2기 2001년~2006년)를 시작하게 된다.

정 사장은 지난 2015년 위기의 대우조선해양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정 사장은 1981년 대우조선해양의 전신인 대우조선공업으로 입사해 20년 만인 2001년 사장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2006년까지 사장직을 역임한 후 대우조선해양을 떠나 STX조선해양 대표를 거쳐 2015년 5월 9년 만에 대우조선해양으로 복귀했다.

정 사장은 지난 2년간 대우조선해양 회생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대대적인 자구안을 발표하고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고재호 전 사장 등 전임 경영진의 분식회계 등 각종 불법행위가 드러났고 7조원의 막대한 혈세가 투입됐다.

정 사장은 이에 각종 부실을 털어내며 조직을 슬림화했고, 고통분담 차원에서 임금반납에도 동참했다. 2015년 9월부터 기본금 20%를 반납해 오다 작년 3월부터는 임금 전액을 반납하고 있다. 작년 11월에는 대우조선해양 주식을 1억원어치(5000주) 사들이기도 했다.

일각에선 올해 이후 70대를 맞이하는 정 사장이 아직까지 쉽게 개선 여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조선 시황에 공격적으로 대응할 인물인지는 다시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렇지만 조선업계 관계자는 "(정 사장이) 본인의 실적을 그동안 잘 어필해 온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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