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 이금이 作
거제신문 2017독서감상문 공모전 초등부 고학년 장려 작품

전시언(대우초 5학년)
전시언(대우초 5학년)

지난 여름 부산 신세계백화점에 위치한 서점 탐방을 갔다. 엄마와 함께 책을 고르던 중 '하룻밤' 이라는 책이 가장 눈에 띄었다. 표지가 은은한 달빛으로 꾸며져 있었고, 할아버지와 어린 남자아이가 초록색 하트를 들고 있었으며, 낚싯대가 놓여 있는 모습이 따뜻한 느낌이었다. 분홍색 어여쁜 나비도 춤을 추고 있었다.

첫 장을 펼쳤다. 엄마 없는 밤, 아빠와 준서·유나는 텐트에서 자기로 했다. 마치 동굴 속 같은 작은 텐트 안에서 아빠가 이야기를 들려준다. 30년 전 밤낚시 전통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이들은 열 살이 되면 할아버지와 함께 밤낚시를 가야 했다고 하셨다. 준서와 유나처럼 나도 뒷이야기가 무척 궁금했다.

시간이 흘러 1학년 여름방학 어느날, 밤낚시를 다녀오면 형들과 누나들이 꼬맹이 취급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꼬맹이 아빠는 어깨를 으쓱했다. 대문 앞에 낚시 도구를 실은 할아버지 오토바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꼬맹이 아빠는 마냥 신이 났으나, 엄마·아빠는 슬픈 표정을 지으셨다. 아직 열 살이 되지 않았는데 밤낚시를 간다는 것이 조금 이상했다. '할아버지가 혹시 편찮으신가' 하고 생각했다.

할아버지와 꼬맹이 아빠는 낚싯대를 강물에 던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낚싯대는 잠잠하고, 그래서 꼬맹이 아빠는 심심해졌다. "물고기는 언제 잡혀요?"라며 할아버지께 여쭤보기도 했다.

할아버지는 물고기보다 꼬맹이 아빠와 함께 있는 지금이 훨씬 소중하다고 말씀하셨다. 어린 꼬맹이 아빠는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살짝 감동을 받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할아버지가 평소와 다르다는 느낌도 들어 불안했다.

꼬맹이 아빠는 시간이 흘러 잉어를 잡았다. 강물에 오줌도 눴고, 달빛이 물결 위에 반짝거렸다. 이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꼬맹이 아빠는 "불쌍하다"고 말했다. 그때! 어디선가 "나 좀 풀어줘" 소리가 들려왔다. 난 처음에 귀신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잉어였다. 잉어는 자기가 공주라고 했다. 풀어주면 세 가지 소원을 들어준단다.

꼬맹이 아빠는 잉어를 풀어주고 바닷 속으로 들어갔다. 용궁이 어떻게 생겼냐고 물어보면서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꼬맹이 아빠를 내려놓은 잉어가 눈 깜짝할 사이에 예쁜 여자아이로 변신을 했다. 나이는 832세. 할아버지는 만 살이 넘으셨단다.

세 가지 소원도 말했다. 첫째는 제발 목숨만 살려달라고 했고, 둘째는 공주님께 벌주지 마세요. 마지막은 초록색 하트 보석이 갖고 싶다고 말했다. 꼬맹이 아빠는 정말 소원을 이뤘다.

나도 세가지 소원이 있다. '우리가족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주세요. 4학년 때도 반장되게 해 주세요. 공부 열심히 해 멋진 사람으로 TV에 나오게 해 주세요'다. 내 소원도 이뤄졌으면 좋겠다.

다음날  아침, 꼬맹이 아빠는 할아버지께 용궁 다녀온 이야기를 펼쳐 놓았다. 나도 이런 일이 생긴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꿈 속에서라도 용궁에 놀러 가보고 싶다. 낚시를 다녀오고 나서 얼마 뒤, 할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긴 물건 초록색 하트 보석….

꼬맹이 아빠는 준서와 유나의 아빠였다. 할아버지를 직접 만날 수는 없지만, 준서와 유나는 슬퍼했다. "마지막 소원으로 할아버지를 낫게 해 달라고 했으면 좋았잖아"라며 준서가 안타까워 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할아버지의 죽음은 정말 슬펐지만 정말 멋진 하룻밤이었다고 꼬맹이 아빠는 말했다. 할아버지의 손자에 대한 사랑이 감동적이었다. 우리 외할아버지께서도 나에게 항상 사랑을 베풀어 주신다. 할아버지 사랑해요. 오늘 따라 할아버지의 사랑이 더욱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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