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나도 그렇다'라는 뜻의 '미투(Me Too)'에 해시태그를 달아 자신이 겪었던 성범죄를 고백함으로써 그 심각성을 알리는 캠페인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아주동에 거주하는 주부 A씨(48)는 몇년 전 중학교에 다니던 딸로부터 충격적인 고백을 듣고 분노했다. 하교길에 승용차가 딸의 옆에 서더니 B아파트 길을 물어 보길래 저도 모르게 손짓을 해가며 띄엄띄엄 길을 알려줬다는 것.

그러다 운전사 아저씨를 본 순간 '근데 학생 이것 좀 볼래?' 하며 바지 속 물건을 내보였다. 딸은 너무 놀라 멍하니 서 있다가 무서운 맘에 집으로 달려와 방문을 걸어 잠그고 누구에게라도 들킬까봐 덜덜 떨며 종일 넋이 나간 채로 일주일을 보냈고 그 후 엄마에게 엉엉 울면서 변태를 만났던 사실을 털어 놨다.

A씨는 딸에게 "있었던 일을 엄마에게 솔직하게 털어놔줘어서 고맙고, 네 잘못이 아니야. 이미 지나간 일이고 사고가 났을 뿐이야. 엄마아빠가 다 해결 해 줄게"라면서 아이를 품에 꼭 안아줬다고 한다.

신체적 접촉이 아니어도 가해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피해자가 불쾌감이나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면 그 어떤 행위나 말·행동들 모두 성폭력에 해당한다. 사소한 변태짓이 죄질 나쁜 성폭행범이 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미투 운동은 권력형 성범죄 폭로운동으로 가해자가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저지르는 성폭력으로 성범죄 피해자는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고발하는데 극심한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가해자를 고발할 경우 권력 차이로 인해 피해자가 오히려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고발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직장·학교·단체 등에서 성폭력 예방 교육은 물론 성폭력에 대한 인식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대두하고 있다.

성폭력을 당해도 '소문나면 피해자인 자식이 부끄럽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겠지'라며 사실을 숨기기에만 급급했던 부모들의 잘못이며, 마치 큰 사건을 알리기라고 한 듯 성폭력 사실을 눈덩이처럼 부풀리고 확산시키에만 급급했던 사회도 문제가 있다.

가장 아프고 괴롭고 힘겨운 삶은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의 멍에가 된 우리사회의 인식의 문제다. 성폭행은 가해자의 처벌도 중요하지만 가해자의 진정어린 사과와 위로로 피해자의 남은 인생을 다독이고 참 삶의 밝은 빛을 열어 주는 것이 우선시 되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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