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원 늘며 상승세 타고 후보군 간 과열조짐
한국당, 일찌감치 단일화…무소속 전 의원 가세 촉각

거제시장 선거는 권민호 현 시장이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무주공산 속에서 후보 난립을 불러왔다.

거제시장 선거에는 4일 현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5명,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1명, 무소속 1명이 출사표를 냈다.

거제시는 도내에서 가장 젊은 도시인데다 조선소의 많은 인력으로 노동계를 대변하는 민주당, 노동당, 민중당 등이 점차 힘을 키워가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민주당은 최순실 국정농단과 문재인 대통령 집권 등의 호재를 등에 업고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8명의 후보군이 등장하면서 이전투구 양상을 불러왔지만, 현재는 5명 정도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이에 반해 한국당은 현 김한표 국회의원(경남도당위원장)을 중심으로 위기감 속에 결속력을 다지는 분위가 조성되면서 1명의 후보가 독주하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그렇지만 현재까진 무소속이지만 한국당으로 입당해 경선 도전 가능성이 있는 인사도 있어 변수가 있다.

민중당과 노동당 등 노동계를 대표하는 여타 정당은 도·시의원 출마자는 있지만, 시장 도전자는 아직 나서지 않은 상태다. 정당 의석수, 시장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후보, 출마선언을 한 후보군, 출마회견 일정이 잡힌 후보군 순과 성명을 가나다 순으로 알아본다.

복잡 미묘한 더불어민주당

집권여당으로 바뀌면서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는 민주당은 공천을 1개월 정도 앞두고 표면상으론 5명 정도가 출사표를 내 극심한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현재는 민주당 소속이지만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선거 레이스를 완주 할 가능성이 있는 후보자도 있어 경선 열기 속에서도 집안단속을 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문상모 서울시의원(재선)은 학교 졸업 후 줄곧 서울에서 정당생활을 해왔지만, 이번 시장선거를 앞두고 지난달 23일 거제에서 출판기념회를 성황리에 가져 새로운 얼굴로 부각되고 있다.

문 전 서울시의원은 이번 시장선거 승리를 위해 틈틈히 고향을 방문하는 등 조용하게 지지기반을 다져왔다는 평이다. 지난달 말 과감하게 서울시의원을 사퇴하며 배수진을 친 그는 "민주당 출마자 가운데 누구보다 중앙정치권과 교류가 많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정치 신인 이영춘 전 삼성중공업 상무도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고향은 남해이지만 고교 졸업 후 19세에 삼성중공업에 생산사원으로 입사해 상무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지난해 말까지 41년 동안 삼성중공업에 재직해 거제사람이나 다름없으며, 조선소 직원들로부터 예상 밖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장운 중앙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은 지난 1월까지 노무현재단 경남상임대표를 역임해 거제지역 민주당의 각계 인사들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

동국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리더십과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진 그는 "시민의 힘으로 거제를 바꾸겠다. 개발 위주의 거제경제를 사람 중심, 서민 중심으로 바꿔나가겠다"며 표밭을 일구고 있다.

출마선언은 했지만 아직 예비후보 등록은 하지 않은 김해연 경남미래발전연구소 이사장의 경우, 2번의 시의원과 2번의 도의원을 거친 지역정치의 베테랑이다.

김 이사장은 지난 시장선거에서 3명이 출마한 가운데 3만 973표(38.95%)를 획득, 당시 새누리당인 권민호 시장의 득표수(4만 4731표·45.8%)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는 "만일 민주당 내 경선 대상에서 배제될 경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고 말해 '민주당 표' 분열 방지에 따른 위기감을 불어 넣고 있다.

민주당 거제지역위원장을 맡다가 출마를 위해 최근 사퇴한 변광용 전 위원장은 지난 20대 총선 때 새누리당 김한표 현 의원에게 겨우 730표(0.7%) 차로 석패한 후 와신상담하며 지속적으로 지역에 머물며 지지기반을 다져왔다.

권민호 거제시장의 민주당 입당을 강력하게 반대해 온 변 위원장은 지역위원장을 6년간 역임하는 등 민주당을 합리적으로 지켜오면서 "야당의 인맥과 자원도 거제 발전의 자원으로 삼겠다"며 "거제 발전을 위해 여·야를 아우르겠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우성 '문재인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 회장과 지영배 현 신현농협조합장도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2일 출마선언이 예정됐던 옥정희 전 거제시여성단체협의회장은 2일 출마회견장에서 돌연 불출마를 선언했다.

버팀목 독주 자유한국당

현직 국회의원과 지금은 탈당을 했지만, 거제시장을 배출했던 자유한국당은 이상하게도 공무원 출신 후보 1명만이 버팀목처럼 서 있는 모습이다.

서일준 전 거제부시장은 지난 2월 2일 거제부시장직 사퇴와 함께 한국당 입당을 일사천리로 진행하며 시장선거의 핵으로 부상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한국당 공천의 칼을 쥔 김한표 현 국회의원(경남도당위원장)이 상승세의 더불어민주당에 맞서 한국당 출마희망 후보군의 사전 조율작업이 있었다는 후문도 나돌고 있다.

서 전 부시장은 고향인 연초면사무소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서울시청과 청와대, 경남도청 등을 거치며 쌓은 풍부한 행정경험과 전국적인 강한 인적 네트워크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겸손하고 성실하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조선소의 사장은 조선전문가에게 맡겨야 하듯, 거제시장은 검증된 행정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는 '시장 적임론'을 역설하면서 빠른 속도로 지지폭을 넓혀가고 있다.

언제라도 이동 가능한 무소속

국회의원 출신의 윤영 전 의원은 언제라도 한국당에 입당, 경선에 참여할 수 있는 자유한국당 잠재 후보군으로 꼽힌다. 행정고시에 합격하면서 경남도 경제통상국장 등을 역임한 후 제18대 국회의원에 선출되는 등 출마자 가운데 유일하게 관료 및 정치 생활을 모두 경험한 인물이다.

그는 "이번 선거는 정치인생의 마지막 선거"라며 "제가 국회의원 시절 누렸던 그 호황의 거제경제를 반드시 다시 한 번 일으키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대통령 당선 이후 민주당 당원이 크게 증가하면서 여당 분위기가 오르고 있는 거제지역은 가장 많이 시장 출마 선언을 한 더불어민주당 후보군의 경선레이스가 컨벤션 효과로 이어져 얼마나 많은 득표로 이어질 지가 관심사다.

이에 맞서 권민호 시장이 당적을 바꿨지만 '수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일찌감치 단독 후보의 강점을 내세워 세몰이를 하고 있는 형국이다.

따라서 이번 거제시장 선거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가 될지, 아니면 무소속이 완주해 3자 구도가 형성될지, 아직까지 속단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어느 지역보다 보수와 진보 성향이 뚜렷하게 공존하고 있는 거제지역의 특성을 감안할 때, 이번 선거는 진영 간 박빙의 승부가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