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상문동에 사는 이미래(38)씨는 저녁 9시께 건강을 위해 용산마을에서 계룡산 입구까지 산책을 했다.

동산교회 근처를 지날 때 쓰레기 태우는 악취와 함께 검은연기가 하늘로 뭉텅거리며 치솟고 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텃밭 옆 도랑가에 사람은 없고 설을 지낸 과일박스·스티로폼·각종 비닐봉지·휴지 등이 마구 타고 있었다. 인적이 드문 밤 시간을 이용해 쓰레기를 무단으로 태우고 있었던 것.

정년퇴직을 하고 동부면 구천마을로 귀농한 박을수(64)씨는 자신의 집도 아닌 도랑 옆 밭둑가에 캔·플라스틱·비닐 등 온갖 쓰레기를 불을 붙여놓고 당연하게 집으로 들어가는 마을 분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 마을이장은 마을 방송을 통해 "주차장(쓰레기 버리는 특정장소)은 쓰레기 배출하는 장소가 아닙니다. 누가 버렸는지 알고 있으니 당장 되가져 가세요. 조치가 없을 시 민원처리합니다"라고 했다.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내용만 있고 어디에 어떻게 버리라는 내용은 없었다. 암묵적으로 집안에서 처리(소각)하라는 내용 같았다.

바닷가 곳곳의 방파제는 쓰레기를 태운 자리가 까맣게 멍들어 있고, 그 위에 다시 쓰레기가 쌓이고 쌓여 악취를 풍기고 있다.

인근 마을 주민들은 줍기라도 수월하도록 차라리 태우지 말고 버리고 가라고 한다. 플라스틱이나 비닐을 태운 자리는 눌러 붙어서 떨어지지도 않고 태운 자리가 더럽기 때문에 그곳이 쓰레기 버리는 곳인 줄 알고 쓰레기를 버려 갈수록 지저분해지기 때문이다. 또 온실가스 주범 노릇을 하는 세계 이산화탄소의 5%가 쓰레기를 태우면서 발생한다.

쓰레기 태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일 간단한 방법은 시청, 동·면주민센터에 신고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시골은 도시와 다르게 누가 신고했는지 금방 알게 된다. 이웃끼리 얼굴 붉히고 언성을 높여 언쟁을 하고 평생 안 볼 사이로 지내야하기에 참으로 난감하기 짝이 없다.

신고를 받은 담당 공무원은 신고가 들어와서 어쩔 수 없이 단속한다고 할 것이 뻔하다. 시골에는 나이 많은 노인들이 대부분으로 쓰레기 분리수거 방법을 아무리 알려줘도 함께 모아 불을 붙이기 일쑤다.

올해 거제시에서는 쓰레기 소각, 불법투기, 경관저해 폐기물 방치 행위 등에 대해 특별단속을 벌일 예정이며, 적발 시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한다.

단속도 해야겠지만 분리수거 장소 마련과 배출방법을 알려주는 사업이 더 필요하다. 쓰레기는 소각하면 오염이지만 재활용품으로 처리하면 자원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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