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기사 복지 위한 노선변경…'갈 길 멀다'
버스기사 복지 위한 노선변경…'갈 길 멀다'
  • 류성이 기자
  • 승인 2018.0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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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3]거제시, 버스정책 이대로 괜찮나
지난 1일 거제버스 노선 및 운영시간 변경 이후 혼란 여전
시민들 "준비 안된 상태서 굳이 1일 강행 필요했나" 의문 제기
지난 10일 고현시내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 뒤로 '시내버스 노선 조정안내' 현수막이 게재돼 있다.
지난 10일 고현시내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 뒤로 '시내버스 노선 조정안내' 현수막이 게재돼 있다.

거제시내버스 노선조정 열흘이 지난 현재까지 혼란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많은 시민들이 버스 도착시각을 알려주는 버스정보시스템이나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버스노선 시간표 등이 갖춰있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 1일 노선 변경을 감행해야 했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 8일 사등면 영진자이온 앞 정류장. 평소와 같이 장평동을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던 홍재영(23)씨는 디큐브 백화점 앞을 지나가지 않는다는 얘기를 버스 기사로부터 듣게 됐다. 평소처럼 버스정보시스템에서는 기존 노선을 알려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홍씨는 "기사님이 '디큐브 안 갑니다'를 반복적으로 설명해줘야 하는 상황이었다"면서 "막상 버스 안내방송에는 '디큐브 백화점 앞입니다'가 들려와 당혹스러웠다"고 밝혔다.

시 교통행정과는 버스정보시스템은 지난 9일까지 작업을 완료하고 버스 안내방송은 설날 전까지 마무리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노선 및 운영시간 변경이 전문 용역업체에 맡겨서 진행한 것이 아니라 거제시와 버스업체, 버스기사 등 민원 제기를 중심으로 직접 했기 때문에 세세하게 노선을 변경한 대신 작업이 늦을 수 있음을 양해해달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일 아주에서 고현터미널 방향인 16번 버스를 타고 가는 길이던 신남이(52)씨는 "탑승 전 변경된 노선을 확인해서 연초 삼거리를 지나가지 않는다고 했는데 기사님도 이틀 차라 헷갈렸는지 연초 삼거리 방향으로 들어가서 버스정류장을 그냥 지나쳤다"며 문제는 "연초 삼거리를 지나가지 않으면서 시간을 단축했다고 생각했는데 옥포 시내 경유지가 많아지면서 더 늘어난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번 버스 노선 변경 일정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었다. 홍영기(26)씨는 "시내버스는 청소년뿐 아니라 어르신들에게 가장 중요한 교통수단인데 너무 급박하게 안내를 하고 시행했다"며 "무엇이든 시행착오는 겪겠지만 2주 정도 충분한 시간을 갖고 홍보를 한 이후 시행에 옮겨도 되고 버스정보시스템이나 내부 안내방송이 완성된 이후에 해도 되는데 왜 굳이 2월1일부터여야 했는지 의도를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버스운전자들의 복지를 위해 복지는 과연 나아졌나?

거제시가 막차 시간 조정도 고민했을 만큼 노선 변경이 대폭 변화를 이룬 이유는 여객자동차법 제21조를 근거로 두고 있다. 제21조 운송사업자의 준수사항 11항에 따르면 운송사업자는 운수종사자에게 안전운전에 필요한 충분한 휴식시간을 보장해야 한다.

양대 버스업체 기사들은 출발·도착 시간 변경 등 근로시간과 근무형태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늘 주장해왔다. 무리한 출발·도착 시간이 사고를 일으키고 시민의 안전에까지 위협을 일으킨다고 덧붙였다. 사고 위험성이 큰 일부 노선 제외요청은 받아들여졌지만 노선변경 주체였던 버스 기사의 목소리를 잘 담겨져 있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변경된 노선을 직접 탑승한 송미량 거제시의회 의원은 "노선 변경이 있고 난 이후 기사님의 복지가 좀 나아졌으면 했으나 실상은 다르지 않았다"며 "일부 노선이 간소화된 듯 보이나 운행 시간을 감축한 경우도 있고 오히려 같은 운행 시간에 노선만 늘어난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복지가 나아지지 않았다는 건 당사자들도 똑같이 주장하고 있다. A업체 기사 임모(52)씨는 "시나 업체는 버스 기사들이 한 번이라도 더 많이 나가려고 욕심 부려서 근로 복지가 개선이 안 된다고 주장하는데 안정적인 임금이라면 누가 잠도 제대로 못 자고 휴식도 제대로 못 취한 상태에서 나가겠나"라며 "출발·도착 시간을 노선 별로 제대로 책정해주기만 해도 버스기사 복지는 훨씬 질적으로 우수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B업체 기사 심모(49)씨는 "시민들의 발인 시내버스를 누구라도 안심하고 가장 믿을 수 있는 버스 운행을 위해서라도 기사 복지를 생각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시민 편의를 가장 우선시해야 하지만 버스 기사도, 택시 기사도 시민이기 때문에 세 입장 모두를 고려한 결과"라며 "이번 노선은 확정을 짓고 추후 민원 사항을 수렴해 다음 노선 변경이 진행될 때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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