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수 거제신문 서울지사장
김철수 거제신문 서울지사장

올겨울 지구촌 전체가 독감(인플루엔자)을 심하게 앓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북미·유럽·동아시아 지역은 물론이고 아프리카까지 환자가 발생했다.

특히 올해는 인류 최악의 재앙이라 불리는 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독감'(1918∼1920년), 100만명이 숨진 '홍콩독감'(1968년)이 유행한지 각각 100년·50년 되는 해여서 독감 확산을 심상치 않게 보는 시각이 있다.

미국 CNBC방송은 일부 의료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신속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2009년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신종플루(일명돼지독감)을 넘어서는 악성독감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케이 아이비, 미국 앨라바마주 주지사는 지난 1월11일 주 내 모든 공립학교에 비상 휴교령을 선포했다. 학생·교사들의 단체독감 감염 사례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자 긴급조치를 내린 것이다. 미국 46개 주에서 독감 환자가 발생해 어린이 13명이 숨졌다. 성인 환자까지 포함하면 캘리포니아 한 곳에서만 65세미만 환자 27명이 숨졌다.

영국도 독감 때문에 비상이다. 올겨울 독감 사망자는 93명에 이른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의료인력 부족으로 치료가 지연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고 했다. 프랑스에서도 독감으로 1만2000여명이 입원해 3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각국 정부는 독감확산을 막기 위해 외출 자제와 손씻기, 재채기할 때 얼굴 가리기 등 공중보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영국과 아일랜드의 교회에서는 신자들에게 '악수 금지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올해 전 세계 독감환자가 급증한 주요 원인은 예년과 다른 독감 바이러스 패턴이다. 다른 유형보다 변종 출현 가능성이 높은 A형 중 'H3N2' 독감이 이례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H3N2 독감은 지난해 7월 호주에서 집단 발생한 뒤 최근 영국과 북미지역에서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연말과 성탄절을 맞아 친지를 방문하거나 휴가를 보내려고 호주와 영국·미국·캐나다 사이를 오간 비행기 승객 등을 통해 전염된 것으로 분석된다. 캐나다 노바스코샤주의 로버트 스트랑 보건국장은 "북미지역 독감 환자의 대대다수는 H3N2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중국 신화통신도 "올 겨울 독감은 최근 몇년 사이 거의 보지 못했던 유형이라 대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WHO가 독감유형을 잘못 예측해 제약회사들이 엉뚱한 백신만 준비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WHO는 올해 북반구에서 B형 '빅토리아' 독감이 유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A형 H3N2와 B형 '야마가타' 독감이 유행했다.

새해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독감환자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질병관리본부가 바이러스 유형을 분석한 결과, A형이 43.9%, B형이 56.1% 였다. 이번 겨울에 이례적으로 A·B형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독감에 걸리면 대가를 톡톡히 치뤄야 한다. 제일 좋은 방법은 바이러스 감염이 유행하는 겨울철에는 방심하지 말고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독감은 자신이 피해자이자 가해자가 될 수 있다. 우선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발열, 기침 증상이 있는 사람과 접촉을 피해야한다.

호흡기 질환이라도 실제 전염은 손을 통해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감염자나 잠복기 상태의 사람 손에 묻어있는 바이러스가 악수를 통해 옮겨올 수 있다. 감염자가 만진 버스 손잡이나 엘리베이터 버튼 등을 만져도 옮을 수 있다. 바이러스가 묻은 손으로 입이나 코를 만지다가 전염된다. 따라서 손을 철저히 자주 씻어야한다. 흐르는 물에 비누로 씻어야 바이러스제거 효과가 크다.

서로 가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기침 에티켓을 지켜야한다. 기침이나 발열 증세가 있으면 스스로 마스크를 써야한다. 기침할 때는 손수건이나 티슈로 코와 입을 막고 해야 한다. 티슈는 휴지통에 버리고, 바로 손을 씻어야 한다. 티슈가 없으면, 고개를 옆으로 돌려서 팔꿈치 안쪽 옷소매에 기침을 해야 한다. 자기의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여 독감에 걸리지 않도록 하고 아직 독감 예방주사를 맞지 않았다면 맞아두는 것이 좋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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