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2]거제시 버스정책 이대로 괜찮나
지난 1일부터 버스노선 변경…교통행정과 민원폭주 업무마비
본지 막차시각 10시30분 감축운행 문제 지적에 거제시, 즉각 수용
상송마을 어르신 "달라진 노선, 옥포동에 버스 타고 외식 나들이"

변경된 시내버스 노선이 지난 1일 전면 시행됐다.

일주일 전 급작스럽게 노선이 변경되면서 담당부서인 교통행정과는 민원이 폭주했다. 본격 업무 시작 전부터 울린 전화는 업무 시간이 마칠 때까지 그치질 않았다.

도부식(59·장평동)씨는 "폰으로도 인터넷 들어가서 확인하면 된다는데 그게 익숙한 나이면 처음부터 전화를 안 했을 것"이라며 "적어도 한 달 전에는 알려줬어야지, 일주일 전에 대뜸 알려주면 전화 폭주는 예상했던 문제 아니겠냐"며 되물었다.

교통행정과 관계자 역시 안내시간이 부족했던 부분을 인정했다. "주요 노선 대부분에 변화가 있기 때문에 민원 전화는 예상했던 일이다. 큰 틀은 바뀌지 않겠지만 변경된 노선 가운데 시민들에게 되려 불편함을 주고 있다면 조금씩 수정해 나갈 예정"이라며 "노선도가 전체 확정이 되면 그때 새로 변경된 노선도를 각 버스정류장에 부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막차시각 단축지적…다시 밤 11시로

지난달 26일 시내버스 노선 조정 예정안이 나오면서 시민들이 가장 격하게 반응한 것은 능포~고현 양방향 노선인 10·11번 버스 막차 시각을 11시에서 10시30분으로 변경한 부분이었다.

이에 본지는 지난 1268호 1면에 '시내버스 막차 10시30분으로 변경'을 게재하면서 시민들의 반응과 거제시의 변경 사유에 반박했다. 시는 본지가 나온 지난달 29일 내부 협의와 시내버스 업체와의 협의를 거쳐 다시 밤 11시로 정정됐다.

정민경(29·아주동)씨는 "시는 좋은 의도로 했다 하더라도 최근 유가 상승으로 자가용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는 젊은 세대들, 그리고 주 교통편이 버스인 청소년들을 배려하지 못했다"며 "적어도 일반시외버스를 타고 거제에 도착했을 때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범도(38·고현동)씨는 "그래도 거제시가 발 빠르게 다시 정정을 해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달라진 노선, 숙원사업으로 웃음

연초면 상송마을은 이전까지 버스정류장이 없어 어르신들이 옥포·고현동까지 나가기 힘들어했다.

이번 노선 조정으로 상송마을 버스정류장이 설치되면서 이날 옥포국제시장 나들이에 30명의 어르신들이 참여했다.

원용한 상송마을 이장은 "매번 버스를 타려면 국도14호선 대로변까지 위험하게 걸어가야 하는데 마을 앞에 버스정류장이 생기면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16번 버스가 매립지가 아닌 옥포 중앙도로를 통과하면서 택시기사의 가장 큰 반발을 샀지만 시민들은 만족해했다. 황지민(20·아주동)씨는 "아직 버스가 지나간다는 사실을 시민들이 몰라서 불법 주·정차 때문에 통행하는데 정체됐지만 버스 통행으로 택시 타기는 어중간한 곳을 버스도 타면서 불법 주·정차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내버스 운수종사자, 휴게시간 확보는 갈 길 멀어

이번 버스 노선 조정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에 맞물려 시민 편의를 위해 진행됐다. 하지만 실상 이틀 연속 운전을 할 경우에만 쉬는 시간 8시간이 확보 됐을 뿐 하루 일정에서의 운행 시각은 촉박한 실정이다.

버스기사 A(49)씨는 "양대 버스업체가 근로기준법뿐 아니라 버스 운행시간도 최소한의 휴식 시간을 취할 수 있을 만큼 확보만 해준다면 거제시내버스 기사들 모두가 친절·봉사 정신이 배어있을 것"이라며 "운수 종사자들의 이야기에 더욱 귀 기울이는 거제시 행정을 바라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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