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도는 해양쓰레기, 거제바다는 어떻게 바뀌었나
돌고 도는 해양쓰레기, 거제바다는 어떻게 바뀌었나
  • 류성이 기자
  • 승인 2018.0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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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초록빛바다 기업·기관·단체 1연안 가꾸기 협약 2년
바다에 버려진 스티로폼 계속 증가…2015년부터 121톤→158톤→247톤
초록빛바다 1연안 가꾸기 지속하는 새우조망자율공동체
거제시 자체로는 버거워…통영·부산·군산·목포부터 일본·중국과 정책 협조 필요

거제·거가대교 건설은 거제시를 수도권과 4시간, 부산과 1시간 거리로 만들었지만 거제시는 태생적 섬이다. 사면이 바다에 싸여 있어 여름 관광지로 각광을 받는 만큼 태평양을 건너온 국제 해양쓰레기부터 낙동강 하구에서 내려온 해양쓰레기까지 온 동네에서 밀려온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거제시는 지난 2015년 12월23일 21곳의 단체·기업과 '초록빛 바다 1연안 가꾸기 협약을 맺었다. 협약 체결 2년 후 거제 바다는 어떻게 바뀌었는지 시책과 도·국책을 알아보고 실제 바다를 이용하는 어민들을 직접 만나봤다.  편집자 주


관광지로 각광받는 거제바다는 2016년 기준 9000여명의 거제 어업인들의 삶의 터전이다.

하지만 실상은 매년 낙동강에서 흘러내려온 각종 쓰레기와 연안에서 버려지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해양쓰레기는 바다를 오염시킬뿐 아니라 수면아래 폐어망에 걸려 치어들이 죽어나가면서 생태계를 파괴시키고 선박 스크류에 걸려 사고 원인이 되는 등 많은 부작용을 일으킨다.

해양쓰레기로 인해 발생하는 거제지역의 각종 피해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섬이라는 태생적 한계와 다양한 원인이 겹치면서 매년 반복되는 문제다. 낙동강에서 유입되는 생활쓰레기와 수산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스티로폼 등은 관광 거제 이미지뿐만 아니라 지역 어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발생 해양쓰레기 2286톤

시 어업진흥과에 따르면 지난해 해양쓰레기 발생량은 2286톤이다. 스티로폼 247톤, 폐합성수지 1209톤, 초목류 830톤이다.

최근 3년 평균 해양쓰레기 발생량은 1918톤으로 지난해는 9.11 집중호우에 떠밀려 내려온 해양쓰레기 때문에 평균보다 300톤이 넘는 기록을 만들어냈다. 종류로는 스티로폼이 175톤, 폐합성수지 등이 1158톤, 초목류가 585톤이다. 해양쓰레기 발생량은 수거된 쓰레기에 한해서 측정된 것이다.

이런 해양쓰레기는 지역별, 계절에 따라 성격이 다양하고 광범위적으로 유입·유출이 반복되고 있다. 게다가 발생원인과 총량 확인이 어렵고 장비·인력부족으로 발생 즉시 처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지난 23일 둔덕 화도선착장에서 출발해 둔덕·거제·동부 연안을 둘러본 결과 굴 양식장 일대 주변 연안에는 폐스티로폼이 파도에 떠밀려 있는 모습이 쉽게 발견됐다. 굴 양식장에서 사용한 스티로폼은 재사용이 가능하면 굴과 함께 건져 올리지만 재사용이 불가한 스티로폼은 연결돼 있던 줄을 끊고 바다로 그대로 버리는 어민들도 볼 수 있었다.

시 남선우 어업진흥과장은 "바다를 기반으로 생업을 지켜나가면서 일부 어민들의 그릇된 생각이 해양쓰레기 발생을 유발시킨다"며 "폐스티로폼은 갖고만 오면 알아서 처리를 해준다고 해도 되가져오는 어민들이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해수부 친환경 부표 2020년 의무사용...법제화한다는데 글쎄?

전문가들은 전국에서 발생하는 해양쓰레기 중 가장 심각한 문제는 스티로폼 폐부자라고 말한다. 스티로폼은 분해가 불가능하다. 특히 바이러스 크기로 미세하게 쪼개져 각종 해양생물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스티로폼 부자에 쓰이는 첨가제가 홍합과 갯지렁이, 굴 등에서 높은 농도로 검출되기도 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연간 해양쓰레기 발생량 17만6000톤 가운데 스티로폼 폐부자는 전체의 2.5%인 4382톤으로 집계되고 있다. 거제시 역시 비슷한 수치다.

하지만 부피를 기준으로 하면 스티로폼 폐부자는 해양쓰레기의 30%에 달한다. 4200만개가 사용되고 있는 스티로폼 부자는 연간 200만개의 폐부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회수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하다는 게 해양수산부 설명이다.

해수부는 총 사업비 37억원을 투입해 오는 2019년까지 어업용 폐스티로폼 부표에 대한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스티로폼 폐부자에 대한 회수체계를 개발하고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사업의 주목적이다. 또 2020년부터 어업용 폐스티로폼 종합관리시스템을 운영해 스티로폼 폐부자의 회수율을 80% 이상으로 높인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친환경 부표 가격이 스티로폼 대비 10배 가량 비싸고 여전히 스티로폼 부표가 생산이 되면서 어민들이 저렴한 스티로폼을 사용하는데 문제가 있다.

거제시는 풍화작용에 잘 쪼개지는 스티로폼 대신 압착 스티로폼을 어민들에게 유도하고 있지만 이 역시 임시방편일 뿐이다.

남 과장은 "국비 지원 없이는 친환경 부표로의 전환은 100% 힘들다"며 "어민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자원을 살리는 방안을 마련해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업예산 부족하니 이 대신 잇몸으로

거제시는 해양쓰레기 처리를 위해 국·도 시비 확보에 전력을 다하지만 국·도비 예산은 사회기반시설에 밀려 늘 '찔끔'예산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해양쓰레기 문제를 결코 지자체 혼자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더 나은 연안환경 조성을 위해 거제시는 어촌계와 한 달에 2회 이상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서방도 시 연안환경계장은 "해양쓰레기 수거 작업은 연중 이뤄지고 있지만 발생량에 비해 인력과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각 마을 어업관계자들이 자율정화 활동에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정된 예산으로 해양쓰레기를 처리하려다 보니 거제시는 2015년 12월23일 해양쓰레기 체계적 관리를 위해 각 기관·단체 지역별 분담 협약서를 체결하고 책임 자율관리에 들어갔다. 수시 바닷가 청소, 쓰레기투기 감시, 연안가꾸기, 환경 캠페인 등에 당초 21개 기업이 참여했다.

본격적으로 초록빛 바다가꾸기 사업이 진행된 2016년 각 기관·단체는 한 해 동안 1회 이상은 바다 가꾸기에 동참했다. 대부분 1회~2회로 그친 것이 한계였다.

기관 중에서는 한국석유공사 거제지사가 3차례 나가 우수기관에 선정됐고 ㈜신성이 2차례 나갔음에도 우수기업으로 선정될 만큼 실제 활동은 적었다.

초록빛바다 연안가꾸기 지속 사업장은 1곳

2016년부터 조선업 경기 침체는 지역 업체들의 불황으로 이어졌고 초록빛 바다 1연안 가꾸기 역시 활동하는 단체·기관이 급격히 감소했다.

유일하게 한 달에 2~3차례 지속적으로 해양쓰레기 수거활동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곳이 거제시새우조망자율공동체(위원장 서경수)다. 새우조망자율공동체는 초록빛바다 1연안 가꾸기가 시행된 2016년에도 1년 동안 24차례 해양쓰레기 수거 활동에 나섰다. 그 움직임은 2018년에도 이어지고 있다.

서경수 위원장은 "어민들의 생계가 걸린 바다를 소중히 여겨야하는데 몇몇 비양심적인 사람들이 무단으로 쓰레기를 투기해 안타깝다"며 "각 어촌계와 새우조망협회는 조업 중 발생한 쓰레기를 전량 수거해 수매사업에 동참하고 있는데 더 효과적인 수거를 위해서 선상집하장 추가 설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현재 지역 선상집하장은 총 20곳에 설치돼 있다. 동부면 학동, 장목면 대금, 남부면 다대, 둔덕면 호곡, 남부면 탑포, 예구 바닷가와 해변에 설치된 선상집하장에는 각 어촌계와 마을에서 조업 중 발생한 폐어망과 폐기물이 모이고 자원순환시설에서 소각된다.

남선우 시 어업진흥과 과장은 "해양쓰레기 문제는 결코 거제시에서 자체 해결할 수 없다"며 "같은 경남도인 통영시와도 양쪽에서 발생한 해양쓰레기라고 다투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남 과장은 가까이는 통영부터 부산광역시와 해양쓰레기 정책을 구축하고 전남 군산·목포 등과의 협의도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양수산부의 지휘 아래 해양쓰레기 정책이 수립되고 인근 국가인 중국과 일본과도 해양쓰레기 발생량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펼쳐야 깨끗한 거제 연안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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