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발생량 감소…종량제봉투 수입액 증가
폐기물 수거업체 "세분화 시행 이후 분리수거 좋아져"
환경미화원 "봉투값 비싸지니 음지 쓰레기 불법투기 늘어나"

"가정용으로 드릴까요?"
거제시가 2016년 7월 종량제봉투를 가정·영업장·사업장용으로 분류한 이후 종량제 봉투를 구입할 때 듣는 말이다. 거제시는 종량제봉투 분류에 앞서 종량제봉투 판매점이 거제시 폐기물관리 조례를 이해하는 교육부터 실시했다. 종량제봉투 세분화가 시행 된지 1년7개월이 됐다. 본지는 2015년 '거제, 깨끗한 그날까지' 14회차, 2016년 '주말쓰레기, 이대로는 곤란하다' 16회차 보도하면서 거제지역 생활폐기물 분리배출 정상화를 위해 집중 취재했다. 세분화 이후 거제시와 시민들에게는 어떤 변화가 왔는지 살펴봤다. 편집자 주


거제시는 2016년 7월 종량제봉투 가격을 12년 만에 올렸다.

2003년 이후 동결된 종량제봉투 값과 2008년 이후 변동 없는 폐기물 처리시설 반입 수수료를 현실에 맞게 인상해 분리배출 유도와 폐기물 감량을 유도하기 위함이었다. 또 2015년까지 폐기물처리 주민부담률이 53%밖에 되지 않아 시 재정에 부담이 있어 2016년 80%로 올려 재정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함도 있었다.

종량제봉투 가격에만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종량제봉투는 가정생활용·영업장생활용·사업장생활폐기물 일반·압축용으로 나뉘었다. 가정을 제외한 모든 상가는 영업장생활용봉투를 쓰이게 했다.

생활용폐기물 가정용종량제 봉투는 3ℓ 100원→150원 10ℓ 250원→350원 20ℓ 500원→650원 50ℓ 1200원→1800원 100ℓ 2500원→3700원으로 변화가 있었다. 새로 만들어진 생활용폐기물 영업장용종량제 봉투는 30ℓ 1400원 50ℓ 2200원 100ℓ 4600원, 사업장용 일반 봉투는 50ℓ 2350원, 100ℓ 5000원이고 압축용 봉투는 100ℓ 6300원으로 책정됐다.

종량제봉투 세분화 시행 1년 7개월, 거제지역 곳곳은 변화의 물결이 시작됐다.

폐기물 발생량 줄고 종량제봉투 수입 증가

2016년 7월1일 거제시 폐기물관리 조례 개정이 실효성을 가지면서 가격 인상에 대한 저항이 발생할 거라고 많은 시민들이 예상했다. 지역경제가 장기적으로 침체되는 가운데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종량제봉투 가격 인상은 가계 부담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행한 7월 한 달 동안은 각종 항의성 민원이 잇따르고는 했지만 현재는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거제시가 폐기물관리 조례 개정으로 가장 바라던 효과가 나타났다.

시 자원순환과에 따르면 2016년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9만1877톤이다. 2017년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8만6343톤으로 5534톤이 감소했다. 이에 대비해 수입은 5억7803만원이 증가했다. 종량제봉투 판매 가격이 2016년 83억3382만1000원에서 2017년 89억1185억1000원으로 늘어났다.

이에 대해 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2016년은 6개월은 시행 전이고 이후 6개월은 시행 이후이기 때문에 2017년과 비교 분석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2017년부터 폐기물 처리 발생량과 수입원에 대한 비교가 확연하게 나타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화춘(54·고현동)씨는 "직접세는 저항이 많을 수밖에 없고 처음 봉투 값이 올랐을 때 불만이 많았다"며 "거제시가 해주는 것도 없이 서민들 경제만 졸리게 해 다음 선거 때 보자라는 생각도 했다"고 밝혔다.

강씨는 "주택가라 폐기물 분리배출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1년 사이에 분리배출이 잘 이뤄지고 있어 가격 인상이 결코 나쁘지만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봉투값 오르니 분리배출 좋아져

폐기물 분리배출이 좋아진 건 생활폐기물 수거업체에서 먼저 체감했다.

전 옥포지역 생활폐기물 수거업체 직원 A(55)씨는 "거제신문에 감사하다"며 "2년 동안 거제신문 취재기자들이 2개월 넘게 새벽마다 나와서 거제지역 생활폐기물 실태를 파악하고 보도해줘서 시민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줬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타 지역 동료들도 얘기하길 이전에는 음식물 쓰레기와 종이 등 생활폐기물 종량제 봉투에 담기지 말아야 하는 것들이 담겨 있었는데 최근에는 현저히 줄었다"며 "아직 원룸·단독주택 지역이나 새 아파트 단지는 분리배출이 여전히 부족하지만 좋아진 것은 눈에 띈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16일 일몰 이후 옥포 상가지역에 배출된 봉투 4개 가운데 음식물 쓰레기는 없었다. 옥포2동 원룸밀집지역에는 배출된 종량제 봉투량도 적었지만 이전처럼 마구잡이로 쓰레기가 넣어져 있는 경우는 봉투 3곳을 열었을 때 없었다.

전 고현지역 생활폐기물 수거업체 직원 B(48)씨는 "지역 경기 침체도 한 몫 했다"며 "원룸밀집지역에 거주하던 조선업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많이 빠지다 보니 지역민들만 남아 있어 분리배출이 좋아진 것도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B씨는 "쓰레기 분리배출이 지역민 중심으로 정착이 되면 다시 지역경기가 좋아졌을 때 들어오는 이들 역시 함부로 배출하진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폐기물 배출 위반도 감소해

시 자원순환과는 종량제봉투 세분화 시행 이후 배출위반 집중단속 계획을 재정립했다.

지정 봉투를 사용하지 않거나 분리배출을 제대로 하지 않는 업소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고 원룸 및 상가지역에는 대면 안내를 실시했다. 지난해까지 3명에 불과했던 '배출지킴이'는 올해부터 8명으로 2배 늘었다.

동 지역에 편중됐던 단속이 최근 인구가 증가하는 사등·연초면에까지 단속을 확장했다.

자원순환과 원철승 과장은 "주말이나 일몰 이전에 거리를 나가보면 생활폐기물 봉투를 내놓은 영업장이 감소했다는 것을 눈에 띄게 볼 수 있다"며 "계도 중심의 지도에서 최근 6개월은 단속 위주로 이뤄지다 보니 효과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실제 옥포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43)씨는 "토요일에는 가게에서 20m 떨어진 장소에 폐기물 투기 장소가 있어 가게 문을 닫을 때 내놓고는 했는데 2차례 행정에서 배출위반 홍보 스티커를 받은 이후에는 손님들이 볼 수 없는 장소에 숨겨놓는 걸로 방침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고현·옥포동 생활폐기물 불법배출 상습지역인 2곳 역시 일몰 이전에도 폐기물 등이 나뒹굴었으나 현재는 1~2개 정도만 배출돼 있었다.

불법투기 단속은 지속돼야

하지만 매일 거제시에서 단속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배출 단속이 가능한 인력을 따로 둬서 상시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경주(39·옥포동)씨는 "일부거리가 깨끗해졌다는 의견에 동의하지만 행정에서 지속적인 움직임이 없으면 다 수포로 돌아갈 것"이라며 "상시 단속원이 늘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수거업체 직원도 마찬가지의 의견을 냈다. 수거업체 직원 A씨는 "현재 거제시에서 배출지킴이를 고용해서 하고 있지만 수가 너무 적어 소수 지역에만 단속을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수거업체에서 수거를 할 때 주택·원룸·상가 같은 경우 문 앞 수거이기 때문에 바로 파악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수거업체 인력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배출지킴이 인력 증대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예산의 한계 때문에 실상 이뤄지기 어려워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거제지역이 청정·쾌적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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