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정치판은 한치 앞을 예견할 수 없게 됐다.

지난 15일 권민호 시장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경남도지사 출마 선언을 곧 공식화할 예정이다. 서일준 부시장은 지난 18일 6년 남은 공직에서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권 시장에 표명했다. 그의 사퇴는 거제시장 출마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변광용 더불어민주당 위원장이 시장후보로 나선다는 설까지 나왔다. 게다가 시장 예비 출마자는 현재 10명이 넘는다. 예비 출마자들이 들으면 기분 나쁠지 모르지만 시민 사이에서는 '풍요속의 빈곤',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는 말도 나온다.

거제시민은 민선3기까지 너무도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권 시장 역시 아픈 기억을 알기에 '나는 그렇게 되지 않겠다' '안 좋은 역사의 고리를 내 선에서 끊겠다'며 시민들과 약속을 해왔다. 하지만 권 시장 본인과 측근들을 둘러싼 온갖 루머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시민들은 이번 시장은 잘 뽑겠다며 시장이 갖춰야 될 덕목과 조건 등을 이야기한다. 제발 이번에는 뽑고 나서 후회하지 않을 시장을 선택하길 바라며 6가지를 제안한다.

먼저 청렴과 도덕성을 갖추고 정치적 욕심이 없어야 한다. 기득권세력과 결탁하지 않고 이권에 연루됨이 없는, 도덕적이고 청렴이 우선인, 양심이 깨끗해 원칙과 신뢰로 투명한 시정을 펼칠 수 있는 시장을 뽑아야 한다.

둘째로 책임감을 갖고 약속을 지키며 사과할 줄 알아야 한다. 당선을 위해 인기 공약이 아닌 시를 살릴 수 있는 실현 가능한 공약을 제시해 책임을 져야 한다. 불가피한 공약변경에는 사과할 줄 알아야 한다. 공천해준 정당이나 경남도와 중앙 인맥에 충성하는 로봇이 아닌 오직 거제시민의 이익과 권리를 위해 소신 있게 일할 시장을 뽑아야 한다.

셋째는 행정력과 정치력을 갖춰야 한다. 거제만의 독자적이고 창의적인 장기적 계획을 세울 개혁성이 필요하다. 또 그 계획을 실행할 행정력이 뒤따라야 한다. 개발에 따른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고 중앙부처와 경남도의 협력을 끌어내 예산과 사업을 확보할 수 있는 정치력 있는 시장을 뽑아야 한다.

넷째로 정확한 상황 판단능력과 경영마인드가 있어야 한다. 거제지역 현안문제를 두고 정확한 판단 능력과 해결 방안을 찾는 안목이 필요하다. 일자리 창출과 기업유치,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안을 제시할 줄 알아야 한다. 거제의 미래에 대한 투자와 거제의 유·무형 가치를 상승시키고 마케팅 할 수 있는 경영 능력 있는 시장을 선택해야 한다.

다섯째로 시민을 위한 마지막 봉사자로 생각해야 한다. 자신의 출세나 정치적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 권력을 잡으면 중앙무대나 국회의원을 꿈꾸는 시장들이 많다. 이런 시장은 시민의 미래나 행복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욕구에 목말라 있다. 시민을 위한 마지막 정치적 봉사자로 생각하는 시장을 뽑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시민과 언론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비판은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공인이기에 칭찬만 들을 수 없고 비판은 당연하다 생각해야 한다. 다른 생각을 갖는 이들을 틀렸다고 할 것이 아니라 설득해야 한다. 시민과 주요 사안에 대해 토론회를 여는 열린 시장, 거제시의회를 설득하고 언론의 목소리를 들을 줄 아는 시장을 뽑아야 한다.

거제 지역경기는 1970년대 이후 가장 큰 위기에 빠져 있다. 그리고 사곡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남부내륙철도 조기착공·거가대교 관광단지·행정타운 조성·군부대 이전·학동케이블카·지심도 개발 등 각종 큰 사업들이 제 갈 길을 찾지 못하거나 갈등의 중심에서 표류해 있다. 뿐만 아니라 주택공급 과잉·무분별한 인허가 등 계획 없이 남발한 행정력이 낳은 문제가 산적해 있다.

지역 상인들은 "장사 이후 이렇게 어렵기는 처음"이라고 하소연한다. 이런 거제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풀어갈 시장을 우리는 어떻게 검증하고 뽑을지 살펴봤다. 제발 이번에는 거제미래를 내다보는 '명견만리(明見萬里)'의 눈을 갖고 행정을 개혁하고 정치적 능력을 갖춘 시장후보인지 검증하자. 그리고 청렴하고 도덕적 책임감이 있으며 약속을 잘 지키면서 시민에게 사과할 줄도 부끄러워할 줄도 아는 시장을 뽑자.

"당신은 거제시장이 될 기본적인 덕목과 자질을 갖추었소?"라고 물어보자. 마음속으로 물어보고 답하는 시장 후보를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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