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남녀가 헤어지면서 "내 꿈 꿔"라며 작별인사를 한다. 그러나 잠을 자면서 꿈을 많이 꾸면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건강에는 좋은 인사법이 될 수 없다.

사람마다 시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잠을 잔다. 그것도 무려 인생의 삼분의 일을 잠으로 보낸다. 인간의 기대수명이 백 년이라 한다면, 삼십 년 이상을 아무 의식 없이 보낸다. 우리가 깨어있을 때에는 주변의 사물을 인식할 수 있지만 잠을 잘 때는 얘기가 전혀 틀린다. 자는 사이에 비가 왔는데도 아침에 일어나서야 '어! 비가 왔네' 하고 그제야 안다. 잠든 이후에는 사건이나 메시지가 뇌에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잠을 많이 자는 것을 인생의 소비로 여기는 풍조가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하루에 몇 시간밖에 자지 못하고 일했다고 자랑삼아 말한다. 고등학교 3학년이면 잠이 엄청 많을 때다. 그런데도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공부하라고 채근하면서 하는 멘트가 "야이 놈아! 나폴레옹은 하루 3시간 잤단다. 니는 그렇게 잘 거 다 자고 우짤끼고?" 수험생은 죄지은 것도 아닌데 잘못하다가 들킨 아이처럼 죄책감을 느낄 정도다. 그러나 이건 사실이 아니다. 나폴레옹은 하루 8시간 꼬박꼬박 챙겨 잤고, 다만 워털루 전쟁 때 말 위에서 졸은 일이 있었는데 이를 두고 만들어진 이야길 뿐이다.

수험생이 미워해야 하는 사람은 나폴레옹이 아니라 에디슨이다. 인류의 문명에 획기적 변화를 가져오게 한 전구의 발명은 오히려 현대인의 잠을 빼앗아버리는 일등공신이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슬람의 수도사들이 잠을 쫓기 위해 마셨던 커피 또한 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이용되면서 잠자기는 더 어려워지고 말았다.

주5일제 근무가 정착되면서 금요일 밤은 불금(불타는 밤)이 대세였는데, 지금은 일주일동안 못잔 잠에 대한 빚을 갚는 잠금(잠자는 금요일)으로 문화가 바뀌고 있다. 얼마 전 조선일보 'friday 섹션'에서 직장인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 '잠들기 가장 좋은 날'로 '금요일'이 44.2%로 제일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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