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주인을 찾아라

김동성 대표이사
김동성 대표이사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첫 민생 현장방문으로 지난 3일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찾았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로부터 수주받은 쇄빙LNG 운반선을 둘러보고 조선소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점심을 같이 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우리 조선 산업기술이 세계 최고임을 과시해줘서 감사하고 노고에 감사하다"며 "지금 조선산업이 너무 어렵다. 세계조선경기가 오랫동안 침체돼 있었기 때문인데 그렇다고 해양강국이라는 국가적 꿈을 버릴 수는 없다. 우리 조선산업의 잠재력, 무궁한 발전 가능성을 믿는다"고 말했다.

'해양강국'이라는 국가적 꿈을 버릴 수는 없다는 문 대통령의 말은 국가를 경영하는 대통령으로서의 표현으로 적절하다. 해양강국은 국가적 꿈일 뿐만 아니라 거제시민들 모두에게도 버릴 수 없는 꿈이다. 거제시와 거제시민들에게 조선업은 버릴 수 없는 꿈, 생명줄과 같은 꿈일 만큼 간절하다.

대우조선해양으로 향한 문 대통령의 새해 첫 민생 현장방문 길을 거제시민들이 반기고 고마워하는 이유다. "정부는 LNG연료선 중심으로 일감을 확보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하겠으며 쇄빙연구선·밀수감시선 등 공공선박 발주를 늘리겠다"며 "위기극복과 재도약을 위한 '조선업 혁신성장 방안'도 1분기 중 마련해 이행할 것"이라는 문 대통령 말에 희망과 기대를 갖는다.

어렵고 힘들지만 참고 견딜 기대감을 준 문 대통령에게 거제사람으로서 감사와 고마움을 전하며, 대우조선해양에 대해서도 시민들의 부탁 말을 덧붙인다. 1분기 내 마련하고자 하는 조선업 혁신방안에 대우조선해양 주인찾기가 꼭 반영됐으면 한다. 문재인 정부의 조선산업 정책이 현대·삼성·대우 등 대형조선사 3사 체제를 유지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해양수산부 김영춘 장관도 현 조선 3사 체제의 2사 체제로의 전환은 '사실무근'이라며 지난 4일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밝혔다.

한때 조선산업을 3사 체제에서 2사 체제로 전환할 경우 주인 없는 회사인 대우조선해양을 정리하자는 의견이 많아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대우조선해양 정리를 예고하는 것 아니냐는 염려를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방문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존속에 힘을 실어줬다. 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의 핵심외교안보정책인 신 북방정책에 대우조선해양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존재 가치를 더 부각시켰다.

대우조선해양 주가가 문 대통령의 방문 뒤 오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우선 새 주인을 찾아야 한다. 회사의 군살을 빼고 경영 안정화를 기반으로 매각을 진행해야 한다. 언제까지 '산업은행 산하 공기업'으로 끌고 갈 수는 없다. 지난해 6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하면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은 "2018년 중 대우조선해양의 주인을 찾겠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을 정리해서 조선2사 체제로 가자는 것은 아니다. 공적자금의 수혜자인 대우조선해양이 정신을 차려달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회사를 끌고 갈 주인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지배적 의견이다. 대우조선해양이 거제시 지역경기의 효자가 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더이상 국민들에게 손 벌릴 염치는 없다. 주인 없는 회사다 보니 대규모 분식회계와 박근혜 정부의 10조원가량의 공적자금까지 쏟아 부었다. 배임과 횡령으로 이어진 내부 비리사건과 연임로비사건에 이어 수당을 기본급으로 전환해 임금인상을 요구한 노조 농성 등을 바라보는 국민과 거제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국민세금 수조원이 투입되고 협력회사와 주위 상가들은 줄줄이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인데 주인 없는 회사라고 여기서 빼먹고 저기서 빼먹고 누가 빼먹어도 어차피 망할 회사 내가 알바 아니다라는 식은 곤란하지 않은가? 정부의 조선업 혁신성장 방안과 전문가들의 2~3년 후부터의 조선경기 회복전망 그리고 지난해 경영실적이 좀 호전됐다고 해서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이번 문 대통령의 방문과 정부의 조선업혁신성장 방안 마련에 대우조선해양의 미래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허리띠 더 졸라매고 더 열심히 일해서 국민들에게 빚진 공적자금을 갚아야 한다. 갚는 시늉과 자세라도 보여야 한다. 그것이 그동안 대우조선과 같이 했던 많은 식구들과 거제시민들의 자존심을 찾는 길이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 민생 현장방문 때 '이번에는 꼭 대우조선해양 새 주인을 찾아주십시오'라는 건의를 하지 못한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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