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훈 재부 거제향인회 전 회장

"아무리 힘들고 위기에 처해있다 해도 포기하지 않고 밀고 나가면 반드시 이뤄지는 것이 우리네 인생살이인 것 같습니다."

여든 셋의 나이가 믿기질 않을 정도다. 왕성한 활동력으로 지금도 현업에서 기업을 경영중인 이철훈 재부 거제향인회 전 회장은 불경기로 잔뜩 웅크린 젊은이들을 향해 희망을 가지고 매진해 나가면 언젠가는 목표지점에 도착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이 전 회장은 동부면 상촌리 출신으로 통영 중·고교와 동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농림부 공무원으로 사회 첫 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권위적이고 상명하복이 뚜렷한 공무원 생활은 자신과는 맞지 않는다고 판단, 3년 근무하고는 그만두고 개인회사에 취직했다. 그는 직장생활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안전 분야의 개인사업을 시작했고 40년 동안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외길 인생을 걷고 있다.

기업에서 얻은 수익은 연구개발비로 재투자하고, 물건 하나 더 팔기 위해 조삼모사(朝三暮四) 하지 않고 소비자가 신뢰할 때까지 꾸준히 이어온 정도경영이 바탕이 됐다. 또 자신의 능력을 알고 무리한 욕심을 내지 않는 것도 필요하며 빨리 결과를 보겠다는 조급함 보다 늦더라도 한걸음 씩 차근차근해온 것이 지금의 결과가 말해주고 있다.

이 전 회장은 고향 거제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으며 고향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발 벗고 제일 먼저 앞장서고 있다. 그 대표적인 활동이 재부 거제향인회장을  맡아 조직 내실화를 이뤄낸 것이다.

향인회 조직이 100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튼튼한 재정이 필요하기에 회원들을 설득해 향인회관 건물을 매입했다. 또 향인회 조직이 끝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2·3세 젊은 향인들을 참여시키기 위해 체육대회·장학사업·고향마을 방문 행사도 정례화 시키는 등 많은 노력을 했다.

그는 향인회 조직 내실화를 위해 나설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고향이 좋아서라고 답했다. 또 나이에 비해 믿기지 않는 외모와 체력을 유지하는 건강비법에 대해 규칙적인 생활이라고 했다.

이 전 회장은 부산에 거주하고 있지만 1년에 최소 10번 이상은 고향 동부면 상촌리를 방문한다. 우선 1년 중 일곱 번의 제사와 계절이 바뀔 때마다 고향에 와서 사나흘 묵고 간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고향에 와도 마음이 편치 않다고 말했다. 마을 공동묘지와 당산 땅 소유를 두고 거제시와 법적 분쟁에서 패소했기 때문이다.

이 전 회장은 "마을 사람들의 무지와 무관심으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을 알고 있는 거제시가 이를 바로 잡아주지 않고, 시 소유로 전환시키기 위해 법으로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를 바로 잡기 위해 행정심판 소송비용도 자비로 충당했다고 말했다. 이는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 마을주민의 공동재산이고 시에서 하는 행동이 올바르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힘을 보태고 있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 전 회장은 지금 거제가 처해 있는 경제상황이 그리 녹록치는 않지만 청년들이 더 힘을 내고 용기를 잃지 않도록 기성세대가 버팀목이 되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업들이 너무 움츠리기 보다는 위기를 기회로 생각하고 고용시장의 문을 더욱 확대하는 것도 이 위기를 빨리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문했다. 무엇보다 새로운 고용시장 창출을 위해서는 행정도 규제 완화를 통해 도움을 주는 방안을 직접 찾아나서야 한다고 피력했다.

올 6월 치러지는 선거에서는 말로만 하는 정치인 보다는 행동으로 실천하는 참 일꾼이 당선돼 조선산업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 마련으로 침체된 거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거제시민 모두가 살기 좋은 해양관광 도시 만들기에 감시자와 조력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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