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지역 유람선터미널 진단 3
행정에서 통합 홈페이지 개설…선사 통합 노력해야
선사들 "거제시는 유람선 관리에 관심 없어"

거제지역 유람선 업체가 난립하고 관광객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지만 이를 통합 관리하는 콘트롤 타워가 없어 영세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람선사들은 거제지역의 유람선 영업이 디지털이 아니라 아날로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아 푸념한다. A선사의 영업부장은 비수기가 되면 전국 각지의 고속도로 휴게소를 돌며 유람선 홍보물 및 할인쿠폰을 배포한다.

통영이나 부산지역 숙박업체에 가서도 같은 안내물을 나눠준다. 인터넷 가상공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그럴듯한 인터넷 홈페이지도 없기에 인터넷을 통한 마케팅과 고객모집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예약조차 잘 되지않는 홈페이지에서 더 기대할만한 내용도 없고 예산도 없기 때문이다.

네이버·다음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거제 유람선'을 검색하면 여행사와 소셜커머스 업체가 제공하는 연결 링크가 상단에 노출된다. 인터넷 검색결과 페이지를 아래로 내리다 보면 거제지역 일부 유람선사들의 인터넷 홈페이지가 나오지만, 구성이 부실하고 예약이 어려운 곳이 많다.

이를테면 B선사는 인터넷 홈페이지가 있지만 예약 버튼을 클릭하면 고객센터 게시판으로 들어가버린다. 최상단에 올라있는 게시물 제목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오픈합니다'로 전혀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C선사 인터넷홈페이지에서 예약버튼을 클릭하면 '유람선 운항에 대한 문의는 아래번호로 연락바랍니다'라는 문구가 나올 뿐이다.

유람선사와 배편의 난립으로 선사들의 재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인터넷 예약은 물론이고 유람선터미널조차 제대로 찾지 못하는 관광객이 많아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은 거제지역 유람선 선착장 입구.
유람선사와 배편의 난립으로 선사들의 재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인터넷 예약은 물론이고 유람선터미널조차 제대로 찾지 못하는 관광객이 많아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은 거제지역 유람선 선착장 입구.

선사 난립으로 재투자 못해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선하고 대형 포털에 키워드 광고노출도 하면 해결될 일이지만 선사들은 자체 힘으로는 불가능하다고 토로한다.

D선사 대표는 "재투자를 하기 어려운 구조다. 적자가 누적되지 않으면 다행인 처지다. 장사도 입도비를 연간 4000만원 냈고, 어촌계 발전기금도 연간 3000만원을 낸다. 주차장은 임대해서 쓰는데 5년마다 계약하고 해마다 물가상승률만큼 임대료를 올려준다. 올해 지불한 금액은 약4000만원"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수입이 원활하지도 않다. 그는 "관광버스 기사들은 리베이트로 7000원씩 요구한다. 단체 40명이 되면 단체할인을 하고 회장과 총무는 요금을 통째로 빼줘야 한다. 개인승객은 고속도로 휴게소나 협약 커피점·숙박업소에서 할인권을 가져오면 요금 3000원을 빼준다"며 "제값 다 내고 타는 승객이 별로 없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오지 않기에 어쩔 도리가 없다. 법적으로 15명 이하이면 운항하지 않아도 되지만 고객과의 약속이기에 오늘 8명으로 운항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유람선 통합 안내 및 인터넷 예약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앱을 개발하는 방법이 있지만 유람선사들은 거제시가 예산을 투입해 만들지 않으면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거제시는 거제유람선사협의회 차원에서 의견을 모아 건의하면 검토는 해보겠다고 답했다. 설사 만든다고 해도 관리비는 어느 쪽에서 부담할지의 문제도 있다고 거제시는 밝혔다.

기본적인 지원예산부터 편성해야

E선사 대표는 "온라인은 바라지도 않는다. 오프라인 정책이라도 통영시 만큼만 하면 좋겠다. 거제시가 얼마나 관심이 없는 줄 아는가. 공중화장실이 없어 선사가 직접 화장실을 운영하니 24시간 개방을 못한다. 터미널 진입로에 꽃길은 고사하고 가로수 관리를 안 해서 관광버스에 가지가 부딪혀 부러진다"며 "거제지역 주요 간선도로에 안내판조차 없어서 우리 돈으로 설치했다. 통영 장사도에 들어간다고 통영 선사에는 받지않는 입도비를 요구하는데 거제시는 항의 한 번 한적이 없다. 장사도유람선이 입도비로 소송을 벌이면서 지난해 11월부터 영업을 포기했다. 그런데 자동차 네비게이션에 장사도유람선을 검색하면 아직도 그곳으로 안내해 관광객의 화를 돋운다. 정말 예산이 없어서 못한다는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휴대전화에 거제시 모바일앱을 다운받으면 거제에 있지도 않은 KTX 안내는 있고 유람선 안내는 한 줄도 없다. 유선전화라도 통합 안내서비스가 있어야 하는데 관광객이 전화하면 거제시 관광과를 연결해주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선사들은 외도 운항만 7개 선사가 난립하고 있어 통합 인터넷 홈페이지, 일부 터미널 통합, 일부 선사 통합까지 가기 위해 행정에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한다. 시외버스처럼 관광객이 유람선을 타고 어디로 갈 수 있는지 체계적인 안내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또 거제의 관문인 거가대교 휴게소, 새거제대교 휴게소, 고현버스터미널 등에 있는 관광안내소에서 통합안내를 받고 예약까지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 "유람선 인허가권 해경에 있어"

F선사 관계자는 "몇달 전에 수산인경영대회라는 큰 행사를 거제에서 했는데 유람선 관광홍보 노력이 부족해 홍보자료를 자체적으로 돌렸다. 맥주축제 할 때도 유람선 홍보는 전혀 없어서 주최측을 찾아가 무료 승선권을 이벤트 상품으로 줬다"며 "그뿐인가. 전국 관광버스 기사 및 숙박업 경영인 350명이 모이는 총회를, 충남 차례였는데 조선산업 불황을 이유로 어렵게 유치했는데 거제시청에 전화해도 나와보는 사람이 없더라. 전반기 총회는 경주에서 했는데 시장은 물론이고 도지사까지 나와서 고맙다고 허리를 숙이고 갔다. 행사 보조금은 바라지도 않는다. 멸치를 준비해서 작은 기념품을 돌리는데 서러워서 눈물이 찔끔 나더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거제시 관계자는 "거제유람선사협회가 있지만 대표들이 잘 시간을 내지 못한다. 1년에 한 번 외도 쉬는 날 시의회 관광특위와 함께 간담회를 한다"며 "유람선 인허가권이 시청이 아니라 해경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다. 인허가권은 처분권을 동반한다. 민원은 시청으로 들어오는데 시는 어떠한 처분도 못하고 교육만 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통합 서비스가 필요하고 그렇게 가야 한다. 하지만 쉽지 않다. 관광객은 크고 안전한 배를 원하는데 통합 서비스를 하면 소규모 유람선사가 고객을 빼앗길까봐 두려워한다"고 몇몇 선사들과 정반대의 주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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