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본지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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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巨濟島) 사람들에게 꿈의 다리라 할 수 있는 거가대교 개통이 올 12월이면 7년째를 맞는다. 부산발전연구소에 따르면 거제와 부산을 이어주는 3조1000여억원의 거대한 대교는 부산과의 거리를 67.3㎞, 시간도 46분정도 단축했다. 그리고 많은 거제의 환경도 변화시켰다. 여객선 문화가 추억 속으로 사라졌고, 거제 주부들이 자유로이 부산의 백화점 쇼핑을 하게 됐고 청소년들이 버스를 타고 서면거리에서 젊음을 즐기게 됐다.

부산시민들도 부담 없이 거제를 관광한다. 양 도시 간 경제적 이익은 뒤로하고라도 거제시민들에게는 유익한 다리임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이 거가대교가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의 거가대교 통행료 인하 발언과 김한표 국회의원의 '2018년도 정부예산안 심사 경제부처 정책질의'에서 거가대교 등 유료도로 통행료 인하를 정부에 촉구했기 때문이다. 또 박명옥 거제시의원이 제195회 거제시의회 임시회 5분 자유 발언에서 "거제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거가대교 통행료를 꼭 인하해야한다"며 "시가 적극적으로 통행료 인하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거가대교 개통 7년을 맞는 현재 통행료 인하로 거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자는 의도는 매우 좋은 의견이다. 하지만 7년 전처럼 아무런 정보와 대책 없는 통행료인하 요구는 정치적인 이슈가 될까 염려된다.

7년 전 김해연 전 경남 도의원은 거가대교의 통행량 예측 오류·통행료 책정의 비현실성 등을 지적해 건설 공사비 과대계산 관련 문제를 제기해 부산시와 경남도가 민간 위탁업체에게 보존해주는 지자체의 보조금 손실을 줄였다. 하지만 시민들에게 직접 혜택인 통행료 인하는 이뤄지지 않았다.

거가대교를 운영하는 GK해상도로 주식회사(대표 남훈)에게 경남도와 부산시는 20년간 실제 운영비에서 모자라는 비용을 보전해줘야 하는데 무조건 통행료를 인하하라는 요구는 국민의 세금으로 부족분을 보존해야 하는 현실에서 설득력이 없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통행량 예측의 오류와 감사원의 통행료 산정 실태조사결과 처분요구서를 보면 통행료를 인하할 수 있는 근거를 찾을 수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거가대교 통행료는 통행량과의 상관관계(탄력도) 분석도 하지 않은 채 차량별 통행료를 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차량별 통행 요금과 통행량 사이의 '탄력도'는 차량별 통행요금을 책정할 때 통행량이 증가 할 수 있고 통행료 수입이 극대화 될 수 있는지를 수치로 나타낸다.

감사원은 소형차 기준 통행요금을 6000원부터 1만2000원까지 가정해 탄력도를 시험해본 결과 통행료가 1만원일 때 952억원의 연간 운영수입을 벌어들이지만 통행료가 8000원일 때 연간 운영 수입은 1064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소형차 통행료를 8000원으로 할 것을 부산시와 경남도에 권고했지만 아직까지 반영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통행료 인하 요구의 요건으로 사회 간접자본 사업의 경우 민간 사업자 지원 시스템을 변경해야 한다. 근본적인 사업성 예측을 제대로 못해 발생한 막대한 손실을 지자체만 부담할 것이 아니라 민간사업자와 지자체가 실제 수요에 따라 발생한 손익을 각각 분담하는 방식의 시스템 변경이 또 다른 거가대교 통행료 인하 근거로 주장돼야 한다. 거가대교 개통 당시 적정 통행료 산정을 하지 못한 점이 아쉬운 거제시로서는 개통 7주년을 맞는 현재 철저한 분석과 객관적인 자료로 거가대교 통행료 인하를 실현할 수 있는 거제지역 정치인들과 행정·시민들이 참여하는 대책기구 구성이 시급하다.

외지에서 거제로 오는 사람들은 요즘 '거제 입구가 어디냐'고 묻는다. 거제대교가 거제의 입구인지 거가대교가 거제의 입구인지 사람들마다 생각은 다를 것이다. 하지만 새롭게 형성된 거가대교 입구의 장목권 도시계획을 거제시는 어떻게 세워놓고 발전시켜 갈 것인가의 문제는 시급하다. 부산시의 위성도시로 김해 장유와 기장권의 도시팽창에서 우리 거제시는 장·단점을 제대로 파악해 거가대교 통행료 인하로 이어졌을 때 변화를 분석·조사·예측해야 한다.

거제신문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던 거가대교 통행료 인하 노력에 여러 정치인들이 동참하고 있어 다행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정치적 이슈가 아니라 꼭 실현할 수 있는 의지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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