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2】지역 유람선터미널 진단
장승포항, 좁은 항구에 터미널만 3곳 위치
지역주민 "가운데에서 양옆 공간으로 이전해야"
유람선 사업자 "지금 위치가 최적, 옮길 이유 없어"

거제에는 각지에서 출발하는 유람선들이 있지만 사업자가 각자 다르고 이해관계가 복잡해 체계적인 운영이 잘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광객들은 어느 터미널에서 어떤 배를 타야 할지 혼란스럽다며 일목요연한 안내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이에 거제신문은 터미널 이전을 놓고 벌어지는 갈등의 해결과, 시외버스처럼 통합된 터미널과 예약 시스템 마련에 대한 전망을 3회에 걸쳐 알아본다.  <편집자 주>


장승포항은 비교적 작은 크기의 항구에 유람선터미널 및 여객선터미널 3곳이 위치해 장기적인 지역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진은 항구 가운데 위치한 외도유람선터미널 및 접안시설.
장승포항은 비교적 작은 크기의 항구에 유람선터미널 및 여객선터미널 3곳이 위치해 장기적인 지역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진은 항구 가운데 위치한 외도유람선터미널 및 접안시설.

거제지역의 몇몇 유람선 터미널과 접안시설, 주차장이 항구 가운데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어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시가지를 분할시켜 지역발전을 저해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장승포동은 남쪽 거제대와 옥림아파트에서 시작해 북쪽으로 능포동과 마주하는 새장승포교회까지가 권역이다. 일찍이 일제강점기부터 발달된 지역이지만 고현동과 옥포동이 개발되면서 쇠락해 인구가 8160명으로 거제시 행정동 중에서 가장 적은 편이다. 장승포동에 통합된 마전동 지역을 빼면 실제 항구 주변 인구는 더 적다.

산업화 이후 장승포동이 크게 성장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장승포항이 지명도에 비해 작다는 것이다. 장승포항 방파제 내부의 수역은 아래쪽 지세포만 방파제 안의 수역보다 10분의1도 안 된다.

장승포항 주변에 사는 주민들 상당수는 비좁은 항구 연안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외도·지심도 유람선 터미널과 주차장, 접안시설에 불만을 표시한다. 장승포항에는 유람선터미널 2곳과 여객선터미널 1곳이 있어 각각 외도·지심도·부산을 오가는 배가 다녔다가 거가대교 개통 이후로는 부산을 오가는 배편이 끊긴 상태다. 그런데 이들 터미널과 부속시설이 많은 자리를 차지하면서 장승포항이 유기적으로 발전하는 기회를 저버리고 있다는 것이 지역 주민들 상당수의 주장이다.

이들은 외도와 지심도로 가는 배가 항구 남쪽 옛 장승포항 여객선터미널에 접안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외도 및 지심도 유람선 사업자들은 자리를 옮길 의향이 없는데다가 경남도항만관리사무소에서 관리하고 있어 임대료 협의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현재 상당수 공간을 놀리고 있는 옛 장승포항 여객선터미널 건물은 연면적 2768㎡이며 차지하고 있는 땅 넓이가 1만2194㎡에 달한다.

최근에는 항구 북쪽에 국민의 혈세 50억원을 들여서 만든 수산물종합유통센터가 완공 1년이 넘도록 방치되고 있어 일부 공간을 유람선 터미널로 쓰면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상 4층 연면적 2530㎡나 되는 수산물종합유통센터는 1층 수산물 판매시설, 2층 회센터, 3층은 냉장창고와 작업실, 4층 수산물 건조장으로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소유주 거제시와 위탁운영자 거제수협간 이견으로 빈 건물로 방치되고 있다.

장승포항 어촌계 관계자는 "사실상 같은 사업자인 외도 및 지심도 유람선의 수익이 연간 수억원으로 추정되지만 장기간 면허를 독점하고 있으면서도 지역공동체에 환원하는 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지역발전을 위해 항구 양쪽으로 옮겨야 한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하지만 비호세력이 너무 강해서 현실화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옥성관광 등 장승포항 유람선 사업자들은 "외도와 지심도 유람선은 사업자와 면허가 각각 달라서 터미널과 접안시설도 따로 써야 한다. 현재 터미널 위치는 적당한 곳에 있으며 주민들도 불만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와현과 도장포 유람선은 사업자가 항구 한쪽으로 터미널을 옮기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처지다. 남부면 도장포 마을에는 어촌계 지원사업으로 새 건물이 지어졌지만 문화재청으로부터 연중 운항허가를 받기 어려워 건물을 놀리고 있다. 문화재청은 이곳이 천연기념물 아비 도래지이기 때문에 새로 유람선이 취항하려면 아비 도래기간인 4달 동안 운항을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와현유람선의 경우는 다른 곳으로 옮길 공간이 없어서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현재 와현유람선과 구조라유람선이 쓰는 주차장은 엄밀히 말하면 물량장으로 법적으로는 주차공간이 아니다. 최근 와현유람선은 주차장 앞 횟집과 주차장 사용권한을 놓고 갈등을 빚기도 했다.

와현유람선 관계자는 "원래는 와현해수욕장과 구조라해수욕장, 그리고 예구선착장까지 포함해 크게 방파제를 만들 계획이었다. 만약에 그렇게 됐다면 터미널을 옮기지 않아도 불편함이 없었을 것"이라며 "와현과 구조라는 파도가 세지면 유람선이 피항해야 한다. 구조라만 해도 자체적으로 피항할 곳이 있는데 와현은 다른 항구로 가야하는 셋방살이 설움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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