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급여 우수사례 대상 받은 김성희 의료급여사례관리

거제시청 주민생활과에서 근무하는 김성희(37) 의료급여사례관리사는 지난 2일 경주 대명리조트에서 열린 2017년 의료급여 우수기관 및 유공자 시상식을 다녀온 후에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자신이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한 2017년 의료급여사례관리사업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개인부문 대상에 선정됐다는 사실을 여전히 믿기 어렵다는 표정이다.

이번 공모전은 의료급여사례관리를 통해 수급권자 보호 및 건강관리와 재정절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우수사례를 전국 광역· 기초 지자체를 대상으로 총 4단계를 걸쳐 모두 147건을 심사했다.
김 관리사는 "모두가 함께 고생하는 일인데 대상까지 받을 일인가 싶어서 당황스럽다. 시상식 한달 전에 의료급여 사례관리지원단이 우수사례가 맞는지 점검왔다고 해서 기대하기는 했지만 대상을 타리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급여 우수사례 수기를 모아 해마다 책을 발간한다. 이 책을 본 김 관리사는 나도 한 번 써볼까 하고 응모했다. '조금씩 한 발짝 세상에 내디딜 수 있도록'이란 제목의 수기는, 특별한 의학적 처치가 없는 장기입원자의 퇴원을 유도한 다음에 자가관리와 연계기관 협력으로 진료비를 줄이고 건강은 오히려 좋아진 이야기를 담았다.

김 관리사의 노력으로 해당 환자의 진료비는 한해 전보다 81%나 줄었으며, 혈당수치가 44.2% 감소한 환자는 운동을 통한 근력향상으로 노인대학에 다닐 수 있는 건강을 회복했다. 이처럼 김 관리사는 줄일 수 있는 의료수급비용을 찾아보면서 동시에 대상자의 건강상태가 좋아지도록 해야 하는 일을 담당한다. 간호사인 김 관리사는 거제시보건소 방문간호사로 근무한 6년 경험을 바탕으로 시 본청으로 옮겨와 5년째 일하고 있다.

그는 "요양병원에서 장기 입원하면서 의료이용이 필요하다고 여기는 대상자와, 의료재정 안정화 사이의 접점을 찾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심하게 반발하면서 욕설과 함께 고함을 지르면 울컥해서 전화기를 내려놓고 화장실로 뛰어가기도 했다"며 "그러면서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르자 힘든 생활고와 거칠기만 했던 삶을 살아온 대상자들의 하소연에 친숙하게 응대하는 나로 변해있었다"고 말했다.

한때 거제에서는 숙식 목적의 입퇴원 반복 및 진단명과 일치하지 않는 증상을 이유로 요양병원에 장기 입원하는 사례가 많았다. 김 관리사와 동료들은 매달 8개 요양기관 장기입원자 200여명을 집중 상담하는 사례관리로 의료비 1억1000만원을 절감했다. 보건복지부가 괜히 큰 상을 준 것이 아니다.

중학교 때부터 간호사를 직업으로 삼고 봉사하길 바랐던 김 관리사는 오늘도 출근하자마자 의료급여정보시스템에 접속해 방문상담할 대상자를 살핀다. 한 번 나가면 3~4명을 만나는데 약물을 오남용하지 않았는지, 의료기관을 맞게 갔는지 같은 여러 부분을 살펴본다. 어딘가 건강하지 못해 의료급여수급권자로 지정된 분들이기에 우울증이나 치매처럼 정서적 질환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다. 1시간씩 상담하며 인생 이야기를 들어주고 돌아오다 보면 자신의 일에 무한한 보람을 느끼게 된다는 김 관리사다.

 

그는 "얼마 전에 사례관리로 거동할 수 있게 된 어르신을 만났다. '선생님아, 나 오늘 혼자 걸어서 성당 다녀왔다'고 하시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덕분에 자긍심이 더 생겼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아주 가벼웠다"고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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