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장은 그대로 시험실은 바꾸고 자리교체는 고심 중
수시·정시모집 1주일 연기 성적통지일 역시 다음달 6일→12일로 연기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포항 강진으로 일주일 연기되면서 오는 23일 치러진다.

경상남도교육청(교육감 박종훈·이하 도교육청)은 시험 전날인 22일 예비소집도 다시 실시할 예정이라 밝혔다. 시험장은 기존과 동일하지만 시험실은 바뀐다. 시험실 자리 교체는 교육부에서 각 도교육청의 자율에 맡겨 도교육청에서 고심 중이라 밝혀졌다.

예를 들면 학생 A가 배정받은 수능 시험장이 제1시험장 제1시험실 첫째 줄 2번째 자리였다면 제1시험장은 동일하지만 시험실은 제1시험실이 아닌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는 의미다. 자리는 아직 미지수다.

도교육청 신상철 장학사는 "시험실 자리는 사방에 위치한 학생들이 같은 학교로 겹치지 않도록 일일이 배정했기 때문에 가장 좋은 방안을 고민 중에 있다"고 밝혔다. 시험감독관 배정은 변경이 없는 점에 대해서 신 장학사는 "시험감독관은 시험장마다 학교·성별·경력 등 고르게 분포되도록 배치했기 때문에 일주일 만에 감독관 재배치는 사실상 무리"라며 "일주일 늦춰진 만큼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노력을 더 철저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문·답지 보안강화를 위해 교육부는 시험지구 내 문답지 보관장소에 CCTV를 설치하고 경찰 순찰인력을 늘렸다. 또 수험표 분실·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재학생은 학교에서, 졸업생은 재수학원 등에서 수험표를 한꺼번에 관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수시·정시모집 등 대입도 일제 연기
수능의 연기로 대학입시 일정도 일제히 일주일 연기됐다. 당초 수능성적 통보일도 다음달 6일에서 12일로 미뤄졌다. 교육부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협의를 거쳐 당초 16일 수능 직후에 진행될 예정이던 대학별 논술·면접 등 수시모집 일정을 일주일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8일부터 시행 예정이던 대학별 논술고사도 일주일 늦춰졌다.

수시전형 논술·면접 등 기간은 다음달 20일까지이고 합격자발표는 이틀 후인 22일이다. 수시전형 합격자는 12월25일~28일, 나흘 간 진행되고 미등록 충원 등록은 내년 1월4일께 완료된다. 정시전형 원서접수도 당초 12월30일에서 일주일 미뤄진 1월6일~9일로 각 대학교 별 3일 이상씩 진행된다. 정시전형 논술·면접 기간은 가군 1월10일~18일, 나군 1월19일~27일, 다군 1월28일~2월5일이다. 정시전형 합격자는 2월6일 이전에 마무리된다.

천운일까, 불운일까
시험을 채 12시간도 안 남긴 상황에서 수능이 일주일 미뤄지자 수험생들의 얼굴은 각기 달랐다. 한 포털사이트에는 '저는 신종인플루엔자·세월호·메르스(MERS)로 수학여행을 가본 적이 없으며 이번 추석 황금연휴에도 시골집에 가지 않았으며 수능까지 일주일 연기된 99년생입니다'가 베스트 댓글이 되기도 했다.

고3 수험생인 김민주 양은 "딱 일주일만 시간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11월 들어서 계속 생각만 했는데 정작 일주일이 미뤄지니 기쁜 건지 슬픈 건지 모를 눈물이 흘렀다"며 "다시 폐인 생활을 일주일 더 할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조인영 양은 "하루 이틀 미뤄졌으면 다 놓은 마음을 잡을 새가 없었을 텐데 일주일 미뤄져서 친구들이랑 '으쌰으쌰' 할 수 있는 시간으로는 충분했다"며 "포항 친구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천운이라 생각하고 일주일 동안 열심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주일 수능이 미뤄진 것보다 포항의 또래 친구들을 걱정하는 학생도 있었다. 이재윤 군은 "길게는 12년, 짧게는 1년을 이 날을 위해 공부해왔는데 본인들이 원치 않은 자연재해로 전혀 다른 환경에 놓아진 친구들은 얼마나 당황스러웠겠냐"며 "부디 오는 23일 수능 날만큼은 여진 없이 무사히 치렀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지난 15일 거제지역 곳곳에서 고3 수험생들의 수능기원을 위한 행사가 진행됐지만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오는 23일로 연기되면서 수험생들의 긴장감이 한층 더 높아졌다. 사진은 해성고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이 고3 선배들의 '수능대박'을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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