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모리현은 일본의 사과 생산량의 50%를 차지하는 곳이다. 1991년 초속 40m가 넘는 태풍이 불어 수확을 앞둔 사과의 90%가 떨어졌다. 사람들은 땅에 떨어진 사과를 보며 실망에 빠졌을 때 한 청년은 모진 태풍을 이겨내고 매달려있는 사과를 발견하게 된다. "이 사과는 거센 비바람과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는 행운의 사과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침 그때가 대학 입시철이었다. 그는 이 사과를 '합격사과'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기 시작하자 전국적으로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평소가격보다 10배 이상으로 팔려 수익은 예년보다 더 높았다.

동일한 사건이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관점의 차이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는 현상을 프레이밍 효과(framing effect)라고 한다. 태풍의 피해를 받은 같은 상황 속에서 누군가는 떨어진 90%의 사과를 바라보며 망연자실했지만, 또다른 누군가는 남아있는 10%의 사과를 바라보며 위기를 기회로 삼게 된다.

안동지역은 올해 극심한 봄가뭄과 집중호우, 지난 9월 내린 우박은 사과재배 농가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다. 안동시에서는 이런 기상이변 속에서도 견딘 특품사과를 엄선해서 'VICTORY 2017 안동합격사과'라는 스토리를 입혀 역발상 마케팅을 벌리고 있다.

요즘 취업 준비생 사이에서 '합격정장'이 인기다. 취업 준비생들이 면접장에 나가기 위해 중고 정장을 사거나 빌려 입는 일이 많다. 이왕이면 '입사 합격자'가 입었던 옷을 많이 찾게 된다고 한다. '이 옷을 입고 공무원 면접시험을 한 번에 통과했다'와 같은 편지가 붙여 있거나, 실제 입사에 성공한 사람들 사진을 회사명과 함께 전시해놓으면 마치 합격부적처럼 여겨 더 잘나간다고 한다.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제일 싫어하는 말이 '떨어지다'이다. 어느 수험생이 연필을 떨어뜨렸다. 옆에서 누가 "어! 연필이 떨어졌네"라고 하자 그 수험생이 웃는 얼굴로 연필을 주어면서 하는 말이 "연필이 땅에 붙었네!" '떨어졌다'를 '붙었다'로 뒤집은 것이다. 언젠가 광수생각에서 읽은 에피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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