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식 거제칠백리FC 단장…함안아라가야배 실버축구대회 우승

김남식(61) 거제칠백리FC 단장은 올해 회장으로 불리는 단장을 맡아 각종 실버축구대회에 활발하게 참가하고 있다. 1953년생인 김 단장은 선수단 연장자들끼리 돌아가면서 맡는 단장을 올해 할 순서가 됐다.

김 단장은 "회장하고 감독을 돌아가면서 한다. 회장하고 감독이 별 것은 없다. 회장은 경기 끝나고 나면 회식비 한 번씩 내고 경기 출전 못해서 아쉬운 단원을 달래주면 된다"며 "감독은 회원들이 고르게 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출전 시간표를 짜는 일이 주된 일"이라고 설명했다.

실버축구단은 대회 성적보다 대회에 참가하는 즐거움 자체를 즐긴다. 사고 없이 안전하게 즐기고 돌아오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너무 과열되지 않고 체력도 보존하도록 연장전 없이 전후반 25분씩 경기한다. 만약 후반전이 끝나도 승패가 가려지지 않으면 추첨을 한다. 이번 함안아라가야배 대회에서도 창녕과의 결승전에서 1대1로 비겨 추첨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김 단장은 "경기 중에 페널티킥 판정이 내려지면 페널티킥을 차지만, 경기의 승부를 가리기 위한 페널티킥은 하지 않는다. 하루에 3경기를 하려면 체력과 시간을 안배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예선에서 탈락해버리면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가 생길 수 있으므로 감독은 부지런하게 선수교체를 해야 한다. 대회에 나와 공을 못 차보면 아쉽지 않겠나"라고 웃었다.

지난 5일 함안군 스포츠파크 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이번 대회는 첫 상대인 남해가 가장 어려웠다. 김 단장은 "남해를 쉬운 상대로 생각하고 방심하다가 전반 7분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땅볼 크로스를 잘 올려서 발만 대면 골문으로 들어가는 상황이었다. 어떻게 막을 방법이 없었다"며 "후반전에 남해 수비가 핸들링 반칙을 해서 페널티킥으로 만회골을 넣은 다음 종료 10분 전에 옥영채 선수가 극적인 결승골을 넣었다"고 말했다. 대회 종료를 앞두고는 송종호 선수가 무릎이 좋지 않은데도 성실하게 뛴 공로를 인정받아 최우수선수상을 받았다.

보통 실버축구대회는 주민등록상 한국나이로 60세부터 참여한다. 경남에서 대회를 하면 10팀 이내로 참석하는데 거제칠백리FC는 지난 3월 고성 경남축구협회장기 준우승, 9월 경남도지사배 공동 3위의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한다. 단원은 70대 4명, 60대 25명이다. 평소 거제칠백리FC 단원들은 주말마다 오후 2시부터 사등면 지석운동장에서 편을 나눠 경기를 벌인다. 끝나고 나면 고현에서 모여 소주 한잔씩 기울이며 서로의 근황을 확인한다. 주중에 축구를 더 하고 싶은 사람들은 오전 5시에 고현운동장 보조경기장에 모인다.

김 단장은 "거제를 떠나 마산에서 살 때 유도와 태권도, 배드민턴 등을 했는데 30대에 거제로 다시 오니까 초등학교에서 하는 조기축구회밖에 없어서 축구를 하기 시작했다"며 "당시는 고현운동장이 없어서 배드민턴 등 다른 운동 못했다. 조기축구회는 실력도 고만고만하고 헛발질을 해도 10분씩 돌아가면서 뛰고 나면 소주가 참 맛이 있어서 계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학원축구 경험 있는 회원은 1명밖에 없고 그저 공 차는 게 좋아서 하는 사람들이다. 어린 시절에 찰만한 공도 없어서 아쉬웠는데 이제 제대로 된 축구공을 찰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 행복하다"며 "회장하면 한번씩 소주 사야 하니까 오래 못한다.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마지막까지 회원들이 즐겁게 축구하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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