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신고리5·6호기 공론화 시민참여단
김경희 신고리5·6호기 공론화 시민참여단

신고리발전소 5·6호기의 건설 중단이냐 재개냐 문제를 가지고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위원회의 주관으로 시민참여단이 2박3일 일정의 마지막 토론에 돌입했다. 나는 천안에서 10월13일부터 15일까지 거제·통영 지역참여단으로 합숙 토론에 참여했다. 15일 오후 4시까지 종합토론을 마치고 4차 여론조사가 실시됐다. 공론화위원회는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권고안을 작성헤 20일 공사 재개 결정권고안 의견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약속은 정부의 공론화로 입장을 선회했고 이것이 공약의 후퇴임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정책을 국민이 직접 결정한다는 취지에 동의한 나를 비롯한 시민참여단은 공론화 기간동안 진지하고 성실하게 토론과 여론조사에 최선을 다했다. 4차 여론조사에서 59.5%가 건설재개를 선택했고 덧붙여 53.2% 탈원전 정책을 선택했다. 결과와는 상관없이 시민참여단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미래를 위한 민주적 과정이 될 있도록 최선을 다했기에 시민 참여단에게 박수를 보내며 나의 소감을 몇자 적어본다.

지난 8월30일 신고리 원자력 5·6호기 건설중단 및 재개에 대한 여론조사 전화를 받았다. 간간히 뉴스나 인터넷으로 소식을 접하고 있었던 터라 적극적으로 조사에 참여했다. 여론조사 질문에 사전지식이 충분치 못해 찬성·반대 결정을 쉽게 할 수 없어 답변유보로 결정했다. 나머지 문항에 대하여서는 알고 있는 상식만큼 답했다.

마지막 질문은 시민참여단에 참여의사가 있는지 물었다. 나는 참여방식도 궁금했고 '왜?' 이런 첨예한 갈등이 일어나는지 알고 싶은 궁금증으로 가능하면 참여해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얼마 후 시민참여단으로 선정됐다는 연락을 받았고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했다. 참여자 중에는 나와 같이 찬성과 반대 입장이 아닌 답변 유보자들도 많았다.

오리엔테이션에서 신고리 원자력 5·6호기 건설중단 및 재개는 국가의 에너지 정책에서 정말 중요한 사항이라는 것을 알게됐고 국민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 집으로 돌아와 신고리 5·6호기 중단 및 재개에 대해 한달간 인터넷숙의 과정과 각종 언론보도·토론회를 빠짐없이 체크하면서 너무 힘이 들고 시간도 많이 뺏겨 시민참여단을 그만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신고리 5·6호기 중단 및 재개에 관한 여론을 듣고자 얘기도 나눠봤다. 시민참여단에 대해 비전문성을 많은 분들이 지적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여러 가지 의견을 들었고 부정·긍정·비판·비난 모든 것을 참고했다.

더 알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왜라는 질문이 더 많이 생겼고 공론화·시민참여·숙의민주주의 등 새로운 참여방식. 이 모든 것들이 진지하게 다가왔다. 한달간 내가 시민참여단이라고 밝히며 참여여부에 대해서 질문하면 그들 또한 나와 똑같은 갈등에 빠져 선뜻 답변하지 못했다.

최종 참여의사 전화를 받을 때까지 나는 갈등했고 신고리 5·6호기에 대해 알아갈수록 더욱 가슴이 답답했다. 10월13일. 나는 천안으로 가는 것을 택했다. 2박3일간의 빡빡한 일정과 열띤 강의와 토론이 거듭될수록 우리는 엄중한 책임감으로 역사 앞에 섰다는 중압감이 밀려왔고 선택의 문제가 아닌 나의 의무라는 것을 나는 깨달았다.

물론 각자가 중간 재개에 대한 결론은 가지고 있었겠지만 그러한 것은 오히려 작게 느껴졌다. 신고리 5·6호기 중단 및 재개가 사회적 갈등이 있어 그곳에 갔고 우리사회의 공존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들으며 건설중단 찬성이든 공사재개 찬성이든 입장을 유보하든 시민참여단 모두는 선한 의지를 가진 대한민국 국민임을 알았다.

그 어떤 것도, 그 어떤 선택도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한 선이였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상대를 인정하고 포용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단지 우리가 공존하는 것을 그냥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선택이 나와 다르더라도 선한 마음에서 내린 결정이라는 것을 알기에 서로 따뜻하게 껴안고 포용해야 할 때라는 것을 알았다.

어떤 선택도 비난받아 마땅한 것은 없다. 모든 결과에 박수를 보낸다. 오늘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위원회 시민참여단의 여론 결과가 발표됐다. 우리는 함께 숙의했고 고민했다. 그리고 각자의 의견을 결정했고 다시 한번 포용이라는 의미를 되뇌어보면서 모든 결과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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