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접종 없앤 거제시보건소
사전홍보 미약·백신 비싼
일반병원에 뿔난 시민

일반 병의원의 30% 가격에 독감 예방접종이 가능했던 보건소 유료접종이 올해부터 폐지됐다. 현재 어려운 지역 경제난을 겪고있는 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일반 병의원의 30% 가격에 독감 예방접종이 가능했던 보건소 유료접종이 올해부터 폐지됐다. 현재 어려운 지역 경제난을 겪고있는 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거제시보건소 독감 백신 유료접종 폐지 첫 해인 올해 많은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하기 위해 보건소에 갔다가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연경(48·고현동)씨는 "매년 백신이 모자라서 새벽 같이 일어나 보건소에 왔는데 무료접종 대상에 해당 안 된다는 말만 듣고 돌아서야 했다"며 "복지사회로 나아갈 거라면서 정작 서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백신은 8000원이면 맞을 수 있는 걸 3만원 이상을 내라는 건 시대를 역행하는 것 아니냐"며 울분을 토로했다.

이씨의 가족은 시어머니를 포함해 5명으로 무료접종대상자인 시어머니를 제외하면 4명이 매년 보건소에서 비용 3만원으로 맞아왔다. 하지만 보건소 유료접종이 사라지면서 보건소에서는 4명이 맞을 수 있는 비용으로 1명만 맞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는 "10월이면 가족 모두가 독감 예방접종을 맞았는데 시에서 홍보도 제대로 안 하고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 처한 이들이 이씨 뿐만 아니다. 김유영(37·수양동)씨는 "조선업 경기 침체로 지역경제가 다 어려워졌는데 경기가 회복되기 전까지 조금 더 유예하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가족 대부분이 면역력이 약해서 백신 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12만원은 솔직히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거제시 입장도 난처하다. 백신 유료접종은 보건복지부의 권고사항이라 미루고 미루다 올해 시행하게 됐는데 비판을 받는 건 시 보건소다. 거제시보건소는 전국에 있는 보건소 가운데 유료접종 폐지를 늦게 한 그룹에 속한다.

폐지 예정이었던 2015년부터 독감 철만 되면 곧 보건소 유료접종 폐지할 거라고 홍보도 했는데 홍보 부족 지적은 매년 받고 있다.

시 보건소 관계자는 "당초 2016년부터 폐지하려 했으나 유예기간을 갖기 위해 1년 미뤄 올해부터 시행했는데 지난해부터 꾸준히 일반시민 유료접종 폐지에 대해 알려왔는데 홍보가 부족했다는 지적에 안타까울 따름이다"며 "1952년생 이전 출생한 어르신들에게만 무료예방접종을 하는 이유는 면역력이 약하고 폐렴으로 인한 합병증세가 올 수 있어 독감 예방접종이 꼭 필요한 대상이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거제시보건소에서 유료접종을 할 경우 대규모의 인원이 몰려 알레르기·합병증 발생 등 의료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 일반시민 같은 경우 보상이 힘들어 예방차원에서 폐지된 것임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부터 독감 무료 우선접종권장대상자로 포함된 생후 6~59개월 어린이는 정밀검사 이후 독감 접종을 위해 지정 의료기관에서만 무료 접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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