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30일~10월9일까지
지역 곳곳 정치인들 이름 알리기 대소동
시민들 "선거 다가오는구나"
"어쨌든 불법현수막 눈살 찌푸려진다"

열흘 동안의 긴 추석연휴에 가장 바쁜 건 현수막 업체들이었다.

각 면·동의 유동인구가 많은 곳 어디서든 정치인들의 추석 연휴 인사 현수막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같은 경우 고현·옥포·장평동에 위치한 육교에서만 추석 인사 현수막이 있었다면 올해는 각 면·동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지난 3일 고현·상문·아주·옥포동에만 내걸린 정치인들의 추석 인사 현수막만 50여개에 달한다.

가장 많이 걸려 있는 곳은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남문 앞, 옥포1동 롯데마트 앞, 옥포2동 거제소방서 인근 사거리, 고현동 8번 교차로 사거리, 장평동 삼성중공업 앞 오거리였다. 많이 걸려 있는 곳에는 10개가 넘는 현수막이 자리했고 일부 정치인들의 마을 앞 공약으로 아파트 단지 주변에도 심심찮게 현수막이 발견됐다.

낯익은 현역 의원들의 현수막부터 낯선 이름의 등장은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이전보다 확연히 많아진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의 현수막도 달라진 정치 분위기를 나타냈다.

강주동(64·옥포동)씨는 "내년 6월하면 멀다 느꼈는데 현수막들이 여기저기 내걸린 것 보니 선거가 다가오긴 왔나 보다란 생각을 했다"며 "예전에는 자유한국당 이전의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의 현수막이 여기저기 내걸렸는데 더불어민주당 현수막이 훨씬 많은 것을 보고 거제시도 정치풍토가 많이 변했구나란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미정(51·고현동)씨는 "아이가 '안홍준이 누구야, 강병주가 누구야'라고 묻더라"며 "현역 의원들은 이름이라도 알지만 낯선 이름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검색하게 되고 어떤 인물인지 한 번은 살피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으로는 공무원도 휴일이다 보니 여기저기 난립한 아파트 불법현수막과 함께 내걸린 정치인들의 추석인사 현수막이 너무 난립해 눈살 찌푸려졌다는 의견도 있었다. 지역경제 창출 차원에서 비어 있는 지정게시대에 현수막을 내걸었으면 경제와 이름 알리기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을 거라는 지적도 나왔다.

박경환(47·아주동)씨는 "지정 게시대가 꽉 차 있는 곳이라면 어쩔 수 없었겠지만 일부 면·동에 설치된 게시대마다 비어 있는데 지정게시대를 피해 불법현수막이 난립해 있으니 보기 좋지는 않았다"며 "추석인사가 경찰서나 행정에서 설치하는 현수막처럼 공공의 성격을 띠는 건 아니기 때문에 정치인들의 유세와 같은 현수막 난립에 대한 거제시가 현명한 판단을 해 설날 인사에는 정리된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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