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고향을 방문한 김씨는 거제에 진입하자 눈에 띄는 곳마다 '고향 방문을 환영합니다', '풍요로운 한가위 되세요' 등 단체와 정당·정치인들의 환영 문구에 고향에 온 기분이 났다. 하지만 현수막 게시가 너무 무분별했고 고현동으로 들어서자 정당·정치인뿐 아니라 아파트 분양광고까지 가세해 눈살이 찌푸려졌다.

상업적인 현수막은 게시대에 거치하지 않으면 불법이라고 하면서 정치인이나 행정·정당·공익 목적의 현수막은 미관과 교통영향 등은 고려하지 않고 마구잡이식으로 게시해도 되는지 궁금했다.

모범을 보여야 할 이들의 현수막이 마구잡이식이다 보니 상업적 현수막과 공동주택·오피스텔 분양광고까지 현수막 천국이 되어 풍요로운 추석에 풍성한 현수막까지 함께 하게 됐다.

공휴일이라 행정단속을 피해 현수막의 풍요 속에서 추석연휴를 끝내고 현수막 불법게시에 대해 거제시에 항의하자 정치인·정당·행정의 공익목적의 현수막 게시는 불법이 아니란다. 뭔가 잘못된 것 같다. 참 어처구니가 없는 법이구나 싶었다.

김씨는 "공익을 따지자면 상업적광고도 나라의 살림살이 경제에 보탬이 되고 있으니 크게는 공익적인 측면이 있는 것 아니냐"며 "광고도 좋고 정당의 정책·정치인의 인물 알리기·각 단체들이 고향 방문을 환영하는 마음이야 충분히 이해가 갔지만 너무 무분별했다"고 넋두리했다.

그는 "현수막을 게시하더라도 좀 미관상 나쁘지 않은 곳에 게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공익 목적의 현수막도 현수막 업체에 제작과 게시를 맡길 것이 아니라 마을 경관을 헤치지 않고 게시할 수 있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상업적 현수막은 불법이라 제재하면서 모범을 보여야할 분들이 법을 지키지 않는다면 우리 시는 현수막 천국으로 변해갈지 모르겠다. 다가올 설에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6개월 앞둔 시점이라 현수막 게시가 더 기승을 부릴 텐데 심히 걱정이 앞선다.

내년 설에는 기쁜 마음으로 찾은 고향 거제가 정비가 잘 돼 있는 모습으로, 한 걸음 더 발전된 모습으로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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