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고압송전선 피해 이제는 못 참아"
"수십년 고압송전선 피해 이제는 못 참아"
  • 최윤영 기자
  • 승인 2017.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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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등 광리마을 집단행동 예고…1973년께 154㎸ 송전탑 들어와
한전 "선로 주변 3m만 보상"
사등면 덕호리 광리마을 주민들은 고압 송전탑과 송전선로가 수십년간 마을을 관통해 건강과 재산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한국전력이 지금이라도 적절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사등면 덕호리 광리마을 주민들은 고압 송전탑과 송전선로가 수십년간 마을을 관통해 건강과 재산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한국전력이 지금이라도 적절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전력의 고압 송전선 복선화 사업으로 거제지역 주민들의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송전선이 들어오는 관문인 사등면 광리마을에서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등면 덕호리 광리마을 주민들은 지난 21일 광리마을 회관에 모여 주민대책회의를 열고 지난 1973년께 송전탑이 세워진 후 뚜렷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며 향후 집단행동을 결의했다.

주민보상대책위 주득보 임시위원장은 "마을에 70대가 거의 없다. 70대가 되면 암으로 다들 사망한다. 전자파의 영향이 확실하다. 수십년간 마을 위로 고압 송전탁이 지나가는데 제대로 보상받은 적이 없다"며 "밀양 송전탑도 여기처럼 주택 바로 옆을 지나지는 않는다. 이제는 더 참을 수 없다. 한전이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주지 않으면 집단행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고압 송전선이 생긴 이후 건강과 재산권에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송전선로에서 100m 이내의 땅은 그 밖의 땅보다 가격을 10분의 1을 불러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웅웅 하는 소리에 잠을 이룰 수 없는데 이제는 수십년이 지나 자장가처럼 들리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한다. 지난 1987년 셀마 태풍으로 송전철탑이 무너진 후 바람에 세게 불면 겁이 나서 논에 나가지를 못한다. 비바람이 치면 더욱 더 농작물을 돌봐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로 광리마을은 154㎸ 고압송전선이 주택 위쪽을 지나간다. 지난 1971년 거제대교 개통으로 사등면 덕호리가 육지에서 들어오는 관문이 됐지만 광리마을은 송전탑과 송전선로에 가로막혀 발전이 더뎠다. 신촌마을이라고 부르는 송전선 건너편이 300세대 넘게 형성되며 발전하는 동안 광리마을은 200여세대의 인구가 늘어나지 못했다.

광리마을 주민들은 1973년께 송전탑 설치 당시에는 문제의 심각성을 별로 인식하지 못했다. 구 거제대교가 1971년 개통하면서 비로소 섬에 전기가 들어왔기에 전기가 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기쁜 상황이었다. 옥포지역에 대우조선해양 설립이 준비되면서 1973년께 고압 송전선로가 들어왔지만 고압 송전선에 대한 유해성 논란이 벌어지지 않았을 때였다.

이후 1987년 셀마 태풍 때 쓰러진 철탑을 다시 세우면서 한국전력은 송전탑과 송전선이 지나가는 바로 위쪽 땅만 지상권을 설정해 보상했다. 주민들이 공사하는 포크레인 앞에 드러누워 저항했지만 했는데 소용이 없었다. 김영삼 정부 들어서는 거제에 고속도로 개설을 검토했는데 주민들이 반대하니까 송전선로 지중화를 함께 해준다고 해서 보상을 미루다가 유야무야 됐다고 한다.

이에 김한표 의원은 지난 2014년 송전선로 아래 토지의 재산권을 보호하는 취지의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덕분에 한전은 관련법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 미보상 토지에 대한 보상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전 측은 송전탑 또는 송전선로 양쪽 3m까지 보상할 계획이라 주민과의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한전 경남본부 송전운영부 이종선 차장은 "산자부로부터 보상 실시계획 승인고시를 받았고 사등면은 내년 연말에 보상협의를 본격화한다. 주민들은 개별 소송을 하지 않더라도 해당 시점에 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며 "전기사업법에 보상범위가 3m로 명시돼 있어 더 넓은 지역을 보상하지는 못한다. 이미 보상한 송전탑 및 송전선로 바로 밑의 땅에 대한 추가 보상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전 측의 발언에 대해 주민보상대책위 관계자는 "거제의 발전은 우리 마을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거제에 전기가 들어오고 조선업이 발전했지만 우리는 불꺼진 북한처럼 낙후됐다"며 "적어도 주변 80m까지는 보상이 필요하다. 거제시도 뭔가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주민 재산과 건강피해 실태조사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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