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전국국악경연대회 일반부 민요부문 대상 받은 이영희씨

 

거제국악원 소속의 이영희(52)씨는 지난 9일 전북 익산에서 열린 제8회 전국국악경연대회에서 일반부 민요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그는 경기민요 12잡가 중 평양가를 불러 좋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국악경연대회는 일반부와 명창부가 있는데 명창부는 국악을 직업으로 하는 지도자급이 출전한다. 이 선생은 일반부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 앞으로 명창의 반열에 접어들게 됐다.

이씨가 부른 평양가는 12잡가에 속한다. 경기잡가에 속하는 12잡가는 앉아서 부르는 좌창 12곡을 말하며 경기민요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일반인이 자주 접하는 음악은 아니다. 민요는 크게 남도민요와 경기민요로 나뉜다. 경기민요는 서정적인 편으로 비교적 조용하고 은근하며 서민들의 애환을 담은 표현이 많다.

이씨는 "내가 말이 느린 편이라서 호흡을 길게 가져가는 평양가를 국악원에서 추천해줬고 이 선택이 맞아떨어졌다"며 "경기민요에 입문했을 때는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내가 사투리가 있고 경기민요가 워낙 생소했다. 그런데 6년간 꾸준히 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고 이인순 원장님과 동료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밀양이 고향인 그는 어릴 때부터 노래하고 듣는 것을 좋아했다. 지난 1989년 조선소에 다니는 남편을 따라 거제로 왔고 15년 정도 결혼생활을 하다가 아는 언니 소개로 국악을 배우기 시작했다. 거제시에서 칠진농악 수업을 지원했는데 여기에 5~6년 다녔다.

 

이씨는 "국악을 처음 접해보니 나랑 잘 맞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점점 국악에 빠져들었고 10여년 전 창원에 가서 민요를 접하게 됐다.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민요를 시작한 그는 선생님 사정으로 수업이 중단돼 아쉬움이 남았다. 그런데 몇 년 후 거제 전화국 근처를 지나가다가 민요 수업이 있다는 포스터를 보게 된다. 이후 본업을 유지하면서 민요를 병행했고 6년이 지나 이제 어느 정도 경지에 올라섰다. 이씨는 자신의 재능을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 펼치는 봉사활동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그는 "사회복지시설에 가면 손만 잡아도 좋아한다. 노래를 하면 참 반응이 뜨겁다. 어느새 다들 눈물을 흘리고 그러면 나도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씨가 다니는 거제국악원(원장 이인순)은 전통 민요 수업과 사회봉사활동을 통한 재능기부를 꾸준하게 하고 있다. 이인순 원장이 무형문화재 경기민요 제57호의 전수자로 후학을 양성한다. 지난 7월 전북 고창에서 열린 국악대회에서는 원생들이 단체상을 받기도 했다.

이씨는 "국악이라고 하면 다들 어렵게 생각하는데 그러한 선입견 때문에 사라져가는 문화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거제는 특히 전통문화 육성이 잘 안 되는 곳인데 거제국악원이 있어서 큰 도움이 되고 의외로 많은 분들이 국악을 막상 접하면 좋아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