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진 서울아동병원 원장
김형진 서울아동병원 원장

명절증후군이란 명절 때 받는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를 증상으로 겪는 것을 말한다. 장시간의 귀향 과정, 가사노동 등으로 인한 신체적 피로와 성 차별적 대우, 시댁과 친정의 차별 등으로 인한 정신적 피로가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이는 산업화 이후 전통적 가족제도가 사라지고 핵가족의 개인주의 문화가 정착되면서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증상으로는 두통·어지러움·위장장애·소화불량 등과 같은 신체적 증상과 피로·우울·호흡곤란 등의 정신적 증상이 있다. 명절증후군을 겪는 대상은 대부분 주부였지만, 최근에는 남편·미취업자·미혼자·시어머니·어린이 등으로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곧 다가올 긴 추석연휴에 즈음해 아이들이 무슨 명절 증후군이냐고 반문하겠지만, 어른들의 명절 스트레스로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생각할 여유가 없었던 것이고 인생에 대한 경험이 짧고 어려움 없이 성장해서 참을성도 부족하며 대가족 문화가 낯선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어른들보다 더 견디기 힘들고 오래 남게 된다. 따라서 어른들이 주의 깊고 세심하게 보살펴 줄 필요가 있다.

평소 학교·학원에 얽매여 있는데다가 형제 없이 자라 참을성과 단체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들을 오래 지도해온 해병대캠프 극기 훈련소인 '해병대 전략캠프' 이희선 훈련본부장의 어린이 명절증후군 해소 10계명을 소개하고 어린이들이 신체적 정신적 리듬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미리 알아보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 어린이 명절 증후군 예방 10계명

① 장거리 차량 이동에 따른 스트레스를 풀어줘라= 장시간에 따른 지루함을 줄이기 위해 네비게이션·게임기·디엠비(DMB) 등을 이용해 아이들의 피로를 줄여준다. 또한 차량 운행 중 가급적 용변을 자주 보게 한다.

② 용돈을 공평하게 나눠줘라= 용돈은 초·중·고등학생으로 나누지 말고 균등하게 나눠줘라. 자칫 어린이 친인척간에 위화감을 줄 수 있다.

③ 대가족 스트레스에서 어린이를 보호하라= 최근 가족제도는 3~4명의 핵가족이 많다. 핵가족 속에서 적응하고 살아왔던 아이들에게는 대가족이 모이는 명절에 익숙하지 못하고 부담스러울 수 있으므로 명절 내내 어른들 속에 아이를 가두지 마라.

④ 공부나 성적 스트레스를 받게 하지 마라= "엄마 친구 아들은, 아빠 친구 아들은…" "사촌 누구는 몇 등 한다더라, 학원을 몇 군데 더 다닌 다더라" 등의 공부나 성적을 비교하지 마라. 특히 명절 연휴에 학원으로 보내는 것은 금물이다. 스스로 외톨이를 만들 수 있다.

⑤ 어린이를 소외시키지 말고 참여시켜라= 고스톱 등의 성인 놀이에 빠져 아이들을 방치하지 말고, 전통놀이나 고장의 역사 유물 등을 찾아 아이와 함께해라.

⑥ 음식 스트레스를 주지 마라= 명절이니 전통음식만 먹으라고 강요하지 마라. 아이들에게는 갑자기 길들여지지 않은 음식을 먹일 경우 강한 거부감을 나타낼 수 있다. 아이가 평소 좋아하는 햄버거·피자 등의 음식도 곁들여라.

⑦ 친인척 스트레스를 주지 마라= 사촌·오촌 등 먼 친척들에게 무조건 인사를 시키다 보면 친인척들이 두려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서서히 자연적으로 의사소통을 하게하라.

⑧ 부모의 스트레스를 자식에게 전가하지 마라= 부모 자신이 겪는 아픔을 이겨내기보다 아이를 고통을 나눌 대상으로 여긴다. 이런 부모의 갈등을 고스란히 떠안은 아이들은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는다.

⑨ 아이들 안전사고를 주의하라= 또래들과 어울릴 때 안전수칙을 알려주고 어른이 함께 보호해준다.

⑩ 가정 상비약과 명절에 운영하는 병원·약국을 미리 알아 두자= 장시간 여행과 대가족이 모이면 아이들은 어른에 비해 몸이 쉽게 피로하고 몸살로 앓아 누울 수 있다. 변화된 환경에 적절히 대처하고 비상시를 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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