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근/CJ투자증권 거제지점 선임차장

국내 요인보다 대외 변수에 출렁임 잦아
외국인 10주 연속 매도 공세도 부담으로
내달 중순께 가야 상승세 전환가능성

국내 증시가 내년 1월 중순까지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금융기관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추가 부실상각 우려감이 실적발표 시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다 국내 기관 등에 의한 연말 효과 역시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외국인이 10주 연속 매도세를 지속하며 이 기간 동안 11조원대의 매물을 쏟아내고 있어 지수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매도세는 지난 7~9월의 12주 연속 매도(15조6,210억원)에 이은 올 들어 두 번째 큰 규모다. 따라서 당분간 시황흐름에 휩쓸리지 말고 보수적인 대응을 하는 편이 바람직한 것으로 분석된다.

■ 대외 변수 개선여부 1월 중순 판명=  다수의 전문가들은 우리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대외적 변수가 1월 중순은 돼야 변환점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말 효과와 새 정부 기대감보다는 당분간 지지부진한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는 설명이다.

조익재 CJ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증시 안정화가 주가 전환의 가장 큰 요인으로 아직 상승 반전을 논하기엔 이르다”며 “주가는 내년 1ㆍ4분기 내에 바닥을 형성하고 다시 상승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수 미국 투자은행의 실적발표가 1월 중순에 몰려 있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씨티그룹은 15일(현지시간), JP모건 16일, 메릴린치가 18일에 각각 4ㆍ4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다. 

“서브프라임발 악재의 정점은 1월 중순으로 예정된 4ㆍ4분기 어닝시즌 중 주요 투자은행들의 추가적인 부실상각 발표를 통해 표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 금융기관의 전반적 손실규모가 어느 정도 시장에 드러날 수 있어 이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월 중순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등 각종 경제지표가 공개되는데다 1월 말 연준위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에 대한 기대감 등도 표출될 수 있다”며 “지수의 상승 반전 여부는 이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3ㆍ4분기 이래 둔화양상을 보이고 있는 중국 경기선행지수도 1ㆍ4분기 말이나 2ㆍ4분기 초 이후 반등할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평가다.

■ 국내 변수에 의한 개선 여부는 제한적=  국내 요인으로 인한 주가 개선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내부적으로 연말 수익률 관리를 위한 기관의 윈도드레싱 효과가 남은 4거래일간 기대되지만 증시를 달굴 변수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1,800선대에서는 기관의 저가 매수세가 기대되지만 몇몇 업종 대표 종목에 국한될 전망”이라며 “이러한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없어 ‘반짝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내년 1ㆍ4분기 국내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점도 올 4ㆍ4분기 실적호조에 따른 주가 탄력을 낮출 요인으로 지적된다.

에프앤가이드가 국내 500대 기업의 영업이익상승률(18일 기준)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4ㆍ4분기 우리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내년 1ㆍ4분기의 개선폭은 전년 대비 8.4%에 그칠 전망이다. “영향력이 큰 반도체 등 정보기술(IT)ㆍ은행 업종의 1ㆍ4분기 실적 전망이 좋지 않다”며 “저가 매집이 이뤄지고 있지만 시장 평균을 넘어서는 매수세로 이어지기는 다소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연말 배당 효과 역시 통신ㆍ은행 등 주요 배당주가 11~12월께 10% 이상 상승한 상황이어서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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