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시행사 "경미한 사항이기 때문에 실정보고를 했을 뿐…"마산지방해양수산청 "실정보고 들어왔으나 해양수산부와의 검토 사항"

고현항 항만재개발 사업의 매립재인 '모래' 수급의 부족으로 '토사'를 반입한 가운데 그로 인한 매립안전성과 승인절차 과정 부재 문제가 제기됐다.

매립재는 사석·토사·모래로 구성되는데 모래는 매립부지의 수평 배수층 역할로 지반을 다지는데 큰 역할을 한다. 엄청난 양의 모래가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이 같은 문제 제기에 거제시와 시행사 거제빅아일랜드PFV(주)(이하 시행사)측은 매립과정에서 수평 배수층 역할을 위한 최소한의 모래량은 채웠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시행사 측은 당초 고현항재개발사업 2단계 매립 과정 중 일부 구역에 모래를 278만4488㎥만큼 투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남해 EEZ 모래채취 반대에 부딪혀 지난 2월 239만9795㎥로 모래량을 줄이고 대체재로 사석과 산림토를 38만4683㎥로 투입했다.

그러나 어민들의 반대로 협의가 성사되지 못하자 결국에는 모래량을 171만8333㎥으로까지 줄였다. 일부는 서해에서 모래를 끌어와 대체했지만 계획했던 양보다 106만6155㎥이 줄였다.

매립에서 중요한 역할인 모래량을 줄이고 대체재로 변경하는 것에 대해 고현항재개발사업 감리단은 지난 4월 침하안정성검토결과 매립재 대체 재료로도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변경된 대체재료에 따른 토질정수를 재산정해 압밀 및 안정검토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검토 결과에 따라 시행사 측은 모래 대체재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업담당부서인 전략사업과 최성환 과장은 이 같은 변동사항에 대해 경미한 사항이기 때문에 공사 사항을 알리는 실정보고만 해도 되기 때문에 절차상의 부재는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답변은 지난 14일 제194회 거제시의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조호현 산업건설위원장의 시정질문에서 나왔다.

하지만 관리부서인 마산지방해양수산청(이하 마산수산청) 항만건설과 관계자는 실정보고가 올해 들어 2차례 들어온 것은 맞지만 승인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주 매립재인 사석과 모래, 토사가 하는 역할이 각각 있기 때문에 매립 계획을 세울 때 철저하게 수량들을 점검한다"면서 "특히 모래와 토사가 투입될 때 예산 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나중에 정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본청에서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실정보고가 들어왔을 당시 해양수산부와의 협의가 필요해 검토해달라는 의견을 보냈고 현재 검토 중인 사안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행사 측은 지난 2월과 6월 2차례 마산수산청에 실정보고를 한 후 마산수산청의 승인유무와는 상관없이 기존 모래가 투입될 공간에 토사를 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역시도 지난 14일 거제시의회 제3차 본회의에서 권민호 거제시장이 인정했다.

조 위원장은 고현항 재개발사업 수급자재 현황에 대해 질의했고 권 시장은 답변에서 "지난 1월부터 당초 계약돼 있던 욕지도 EEZ 모래채취가 불가하게 되면서 해사 반입이 중단돼 매립재를 해사(모래)에서 토사로 변경한 후 700만㎥ 중 모래 125만㎥, 토사 131만㎥을 반입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 위원장은 "감리단의 검토의견서를 믿어야겠지만 감리단에서 지적한 대로 변경된 대체재에 따른 토질정수를 재산정하고 압밀 및 안정검토를 재검토 했는지부터 재확인돼야 한다"며 "모래가 산토로 변경된 과정에서 거제시와 시행사 측 말대로 경미한 사항이기 때문에 실정보고만 하면 되는지 아니면 마산수산청과 해양수산부의 승인이 필요한 사업인지도 재확인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남해 모래가 막히자 서해 모래를 일부 끌어들였던 것처럼 다른 방안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었을 텐데 공사기간이 지체되는 것 때문에 매립의 안정성을 소홀히 한 것은 아닌지 전반적인 사업 과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