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0명 참가자 거제서 먹고 자며 관광…수산경영의 선도지역 거제 위상 높여

지난 12일부터 3일간 거제종합운동장과 그 주변에서는 수산업경영인가족 1만4500명, 초청인사 500명 등 1만5000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행사가 열렸다.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가 주최한 제11회 한국수산업경영인대회(이하 한수연대회)로 조선산업 불황을 겪는 지역경제에 단비 같은 역할을 했다.

첫날 12일은 등록 및 접수·기자재 전시회·체육행사 명랑운동회·학술행사 성공사례 발표 등이, 이튿날 13일은 도 대항 전국 노래자랑·대우조선해양 산업시설견학·거제면 죽림항에서 보리새우 20만미 치어방류 등이, 마지막 14일은 거제8경 관광으로 진행됐다.

한수연 대회는 조선업 구조조정에 따른 실직 및 서비스업 경기하락을 어려움을 겪는 거제시민의 시름을 달래주는 행사이기도 했다. 장윤정·남진 등 유명 가수가 지역을 찾아 공연했고, 수산업경영의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가는 성공사례 소개가 지역 어민에게 큰 힘이 됐다.

가수 장윤정 등 공연에 시민 큰 웃음

시민의 관심을 가장 끈 행사는 아무래도 기념식 후 축하공연이었다. 13일 밤 거제종합운동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마지막 공연자인 가수 장윤정이 나올 때까지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가수 장윤정이 등장했을 때는 시민들이 무대 앞으로 모여들었다. 유명 연예인을 대하는 즐거움에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었다. 공연 모습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하고 좀 더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보고자 위치를 잡는 모습이었다.

장윤정은 "내가 등장하니까 환호와 함께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저를 보려고 50년을 기다렸다는 분도 계신데, 내가 그렇게 나이가 많지가 않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윽고 장윤정은 자신의 히트곡과 신곡을 적절하게 섞어가며 대한민국 대표 트롯 가수가 자신임을 보여줬다. 시민들은 무대 앞에 우르르 나와서 세상만사를 잠시 잊은 듯 신명나게 춤을 췄다.

장윤정에 앞서 트롯 가수 지원이와 댄스 퍼포먼스 팀 비스타의 공연도 있었다. 조문식 사회자는 "동남아 42개국 순회공연을 마치고 일본까지 거쳐서 지금 막 거제에 도착한 글로벌 대형가수"라고 지원이를 소개했다.

지원이는 "일본에서 오늘 온 것은 사실이다. 지금 지원이가 누구야 하시지만 끝나고 나면 다를 것"이라며 열띤 무대를 보여줬다. 그는 관객석으로 내려가 시민들과 손을 맞잡고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조문식 사회자도 "일본 후쿠오카를 다녀와 시차적응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멋진 공연을 보여줘 고맙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흥겨움을 주는 댄스 퍼포먼스 팀 비스타에서는 댄스 가수 싸군(싸이×)이 폭발적인 유치함을 자랑하며 시민들을 기쁘게 했다. 싸군은 "싸이를 넘어서는 흥겨움을 선사하겠다"며 시민들과 함께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타 지역 수산경영 성공사례 소개

어족자원 감소와 노령화 등으로 새로운 시도를 잘 하지 못하고 있는 지역 수산업경영인들에게는 타 지역의 성공사례 발표가 큰 힘이 됐다. 국내 최초로 무항생제 장어양식에 성공한 청산양만영어조합법인 서지훈 소장과, 수산물을 이용한 간편식 개발로 어촌 소득증대 및 일자리 창출 기여한 남양수산·남양푸드 김성호 대표가 자신들의 경험을 들려줬다.

김 대표는 "오징어와 문어를 노지에서 건조하니까 청결 및 안전에 문제 있고 부가가치를 많이 창출하기가 어려웠다"며 "오징어빵과 문어빵을 개발해 오징어 및 문어 모양에 대한 외국인의 거부감을 줄였고 단순 건조 상품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해외 수출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선박 선외기 국산화에 성공한 경남 사천 대동마린테크 전종오 대표도 인상적이었다. 그는 "스페인 박람회에서 충격을 받고 선외기 국산화에 도전했다. 우리나라가 조선업 왕국이라고 하면서 한해 500~600억원치의 선외기를 주로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행사 기간 거제종합운동장 안에서는 수산기자재 전시 및 유관기관 홍보, 수산정책자금 및 수산금융 상담, 특산물 및 먹거리 판매가 이뤄졌다.

시민들 "이렇게 큰 행사인지 몰랐다"

이번 행사에 대해 김재만 한수연 회장은 "우리 수산업은 자원 감소, 고령화, 수입 수산물 범람과 잦은 자연재해로 어려움이 많다. 바닷모래 채취로 인한 바다생태계 파괴,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과 중국 사드 보복으로 수출 제한까지 겹쳤다"며 "어업인에게는 반드시 밀물은 들어온다는 말이 있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겨내면 새로운 항해가 가능하다. 어업인의 노력과 정부의 의지가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권민호 시장은 "거제에 수산인이 이렇게 많이 온 적 없었는데 거제 섬이 가라앉을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지구의 70%를 차지하는 소중한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희망의 끈 놓지 않고 어려움을 이겨내는 수산경영인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어업인이 행복한 수산업, 세계로 미래로라는 이번 행사의 슬로건처럼 대한민국 수산업의 희망찬 미래를 위해 마음을 모으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행사장을 찾은 시민 박진영(39·상문동)씨도 "오기 전까지 이렇게 큰 행사인지 몰랐다. 볼거리가 많고 배울 점도 많았다. 전국적인 대회인데 정작 거제시민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 홍보를 더 많이 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수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어촌의 후계인력인 수산업경영인들의 구심점으로 1981년부터 시행된 정부의 농어민 후계자 육성정책으로 탄생했다.

2만7000여명의 수산업경영인들은 어촌에 정착해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신선하고 안전한 바다 먹거리 생산에 힘쓰고 있으며 어촌사회 리더로 수산업의 발전을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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