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객들 많고 학생들에게 접근…해성고 572명 대상 설문 결과 172명의 학생이 취객과 마찰

▲ 지난달 31일 오후 10시30분 경의 옥포1동 성안로 주변의 주택 모습. 길 양쪽으로 술집이 밀집돼 있어 늦게 귀가하는 학생들의 안전에 주의가 요구된다.

"쳐다보더니 갑자기 어깨를 치고 지나갔어요." "어깨를 치길래 뒤돌아보니까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어깨동무 하려고 했어요."

늦은 밤. 집으로 귀가하던 A양(18)은 몹시 불쾌한 경험을 겪었다.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A양의 손목을 누군가가 잡았기 때문이다.

A양의 손목을 잡은 사람은 다름 아닌 얼굴도 모르는 취객. 취객은 A양에게 "어디에 사냐. 집 가는 길이냐"며 개인적인 질문까지 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A양의 보호자가 깜짝 놀라며 그녀를 데리고 감으로써 A양은 위험한 상황을 면했다.

그런 A양은 이번 일이 첫 번째가 아닌 취객과의 두 번째 마찰이었다. 과연 A양에게 일어난 사건들은 우연한 사고들이었을까.

지난달 31일 해성고등학교 학생 57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밤 11시 이후에 귀가하는 학생은 172명으로 전체에서 약 30%였다. 그 중 취객과 마찰이 있었던 학생은 총 59명으로 전체 학생 중 약 10%였다.

또 합반을 제외한 남학생들을 조사한 결과에선 전체 203명 중 취객과 마찰이 일어난 학생은 19명으로 이 또한 약 10%의 비중이었다.

김가연(거제고 2년) 학생은 "혼자가 아닌 여러 명 친구와 같이 있으면 위험을 피할 수 있다고 배웠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친구가 두 명이나 있기에 늦게 집으로 귀가하는 것에 대한 위험성을 느끼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뒤에서 취객이 큰 소리로 부르고 따라오면서 말을 건 적이 있어 예전 일이지만 아직도 트라우마처럼 기억에 남는다"고 말하며 늦은 귀가에 안전한 행동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무서움을 토로했다.

또한 학생들은 취객들이 많은 곳으로 자신의 아파트 단지와 주변의 음식집·학원·상가 등으로 학생들이 취객들과의 노출 또한 높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은 성별과 관계없이 약 10명 중 1명꼴로 취객과의 마찰이 일어났다. 그리고 일어나는 일이 불쾌하거나 무섭다고 해서 누군가에게 바로 도움을 청할 수도 없었다.

어떻게 보면 너무 빈번히 학생들에게 일어나는 문제였고 바로 옆에 있는 취객 앞에서 신고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치안 강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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