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 장명호씨 "증명할 수 있는 녹취록 여러 개 더 남아 있다"
한기수 부의장·김해연 전 도의원, 지난달 31일·지난 1일 각각 명예훼손 혐의로 장씨 고소
지난 1일 도지방경찰청으로 이첩

▲ 장명호씨가 지난달 28일 기자에게 배포한 권민호 시장 정적제거 사주 관련 투서문건.

지난달 30일 권민호 시장의 사주를 받고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금품·향응을 제공했다는 장명호(65)씨의 폭로에 해당 당사자들은 '어불성설'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특히 장씨가 사주를 받았다는 정적이라 지칭된 한기수 거제시의회 부의장과 김해연 전 경상남도 의원은 지난 1일과 지난달 31일에 각각 무고와 허위사실 유포·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장씨를 고소했다.

해당 당사자들이 장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가운데 장씨는 "정치인들이 돈을 받았다고 쉽게 수긍을 하는 것도 이상한 모양새다. 현재 밝혀진 5개의 녹취록 말고도 여러 개 더 있고 결코 법에 테두리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며 "경남도지청으로 사건이 이첩된 만큼 공정수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씨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 5월22일 능포동 소재의 주점에서 권민호 시장과 김모 전 시의원이 동석한 자리에서 권 시장이 장씨에게 지세포에서 지심도 가는 유람선 허가를 내어줄 테니 그 댓가로 더불어민주당 입당을 반대하는 핵심세력을 기획적으로 향응 및 돈을 제공해 대가성을 만들어 정치판에서 매장 시키라고 사주했다.

또 이날 권 시장과 조폭출신인 장씨와 만나는 건 구설수에 오를 수 있기 때문에 동석한 장승포 출신의 김모 전 의원을 통하라고 말했다.

장씨는 평소 알고 지낸 한기수 부의장을 통해 지난 6월7일 옥포1동 소재 음식점과 옥포2동 소재 주점에서 김해연 전 의원을 만났고 6월25일 옥포2동 소재 음식점에서 변광용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원장을 만났다.

장씨는 김해연 전 의원과의 만남에서 1차 식사비와 2차 유흥비 모두 지불했고 2차 자리로 이동 중 김해연 전 의원에게 1000만원을 제공했다고 주장한다. 변광용 위원장에게는 식사만 대접했다.

또 지난 6월21일 장승포동 소재 음식점에서 장씨는 한기수 부의장에게 변광용 위원장과의 만남을 부탁하면서 1000만원을 줬다고 주장한다. 장씨는 한기수 부의장과 6월 한 달 동안 수차례 자리를 함께 하며 식사와 향응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장씨는 돈의 출처는 현재 ○○도시개발사업 조합장 김모 씨에게 받았고 권 시장과 장씨의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김모 전 의원에게도 수차례 현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폭로한 이유는 이같은 행위를 할 경우 지심도 유람선의 일부 지분을 주겠다고 한 김모 씨가 실상은 지심도 유람선과 전혀 연관이 없고 결국에는 권 시장의 사주로 한 행위마저 독박을 쓰게 돼 억울해서 법의 심판을 받을 각오로 밝히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씨의 이 같은 주장에 관련 당사자들은 만난 사실 외에는 전면 부인하고 있다.

본인뿐 아니라 장씨를 김해연 전 도의원과 변광용 위원장에게 소개해준 한기수 부의장은 "같은 지역구였던 김모 전 의원 때문에 장씨와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 술이나 식사 자리를 함께 하는 것에 평소와 다를 것이 없었다"면서도 "향응을 받은 것은 인정하나 장씨가 주장하는 1000만원을 받은 적은 결코 없다"고 밝혔다.

또 한 부의장은 "김해연 전 의원과 장씨가 따로 자리를 마련했으면 모를까 장씨가 주장하는 6월7일에는 두 사람만 두고 자리를 비웠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가당치 않다"며 "그날은 김해연 전 의원이 술을 마시지 않아 대리는 부르지도 않았고 내(본인) 차만 음식점 앞에 두고 김해연 전 의원 차로 귀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 장씨가 이 일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던 지난 4일부터 폭로하기 전까지 수시로 억울함에 대해 전화도 문자도 왔지만 1000만원에 대한 얘기는 전혀 없었는데 갑작스럽게 1000만원이 나와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김해연 전 도의원 역시 있지도 않은 사실들이 말로 만들어지면서 한 개인의 인권과 명예가 무참하게 훼손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해연 전 의원은 한 부의장의 소개로 지난 6월7일 장씨를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권 시장과 잘 지내라는 등의 고압적인 태도에 불쾌해 몇 번이고 자리에서 벗어나려 했다고 밝혔다.

또 "한 부의장은 자리를 벗어난 적도 없고 1000만원을 줬다는 주장은 완전 날조"라며 "2차 자리 역시 ○○도시개발사업 조합장인 김씨에게 인사만 하고 자리에 일어났다"고 말했다. 변광용 위원장 역시 "한 부의장 소개로 장 씨를 만나 식사 자리만 한 번 했을 뿐이다"고 밝혔다.

장씨에 따르면 이 모든 향응과 현금을 제공한 ○○도시개발사업개발조합장인 김씨는 측근을 통해 "말도 안 되는 헛소리"라며 강력하게 반박했으나 폭로 이후 전화기가 꺼져 있는 상태다.

또 장씨와 권 시장의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는 김모 전 의원은 처음에는 "권시장과 장씨가 배석한 자리에서 권시장이 민주당 입당 반대세력 때문에 힘들다는 토로만 했을 뿐 다른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지만 이후에는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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