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앤섬길 인기 구간인 '이순신 만나러 가는 길'…회색빛 어구정리함 도열
옥포마을협의회 "공모사업·벽화봉사활동 단체 연계 등 다양한 방안 모색"

▲ 섬앤섬길의 인기구간인 '충무공 이순신 만나러 가는 길'에 도열된 회색빛 어구정리함이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몇 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사진은 옥포항에 도열돼 있는 어구정리함.

"옥포항 벽화 작업할 때 같이 하면 되겠더만 이것만 뭐고?"

옥포수변공원 주변으로 옥포대첩승전을 나타낸 벽화에 찬사를 하다 그 끝에 도열돼 있는 회색빛 어구정리함에 불만이 절로 터져 나오는 김희중(55·옥포동)씨.

옥포~부산의 뱃길이었던 옥포항이 뱃길이 끊긴 이후 각종 어선들이 뒤엉키면서 어구들로 난장판이었지만 시기적절하게 도입된 어구정리함에 한시름 놓다 거제시 행정의 미적 감각에 또 다시 불만이 터졌다.

김씨는 "도떼기시장 같았던 옥포항에 어구정리함을 들이면서 한층 정리된 것은 사실이지만 관광코스로 만들어놓은 섬앤섬길과 안 어울리게 회색빛 통을 몇 년 째 방치하고 있는 거냐"며 지적했다.

옥포항 정비사업으로 설치된 어구정리함이 되려 주변 관광지와 동떨어진 색감으로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 해양항만과에 따르면 어구정리함은 지난 2015년 당초사업으로 옥포항 정비 사업과 관련해 설치됐다. 당시에는 옥포항 인근의 물양장마다 각종 어구들이 널부러져 있어 시민들의 통행에 불편을 주고 미관을 헤친다고 해서 어구정리함이 생기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거라고 봤다.

하지만 성인 남성의 10배 정도의 크기의 회색빛 어구정리함이 들어서자 삭막했던 옥포항을 더 삭막하게 만들어버렸다.

지역구 의원인 전기풍 거제시의원이 몇 차례 담당 부서인 해양항만과와 디자인계열이 있는 도시계획과에 디자인 요구와 도색 작업을 요청해왔으나 설치된 지 3년째인 현재도 삭막하게 놓여져 있다.

전 의원은 "행정에서 예산을 확보하고 실행에 옮길 때 주변 환경을 충분히 고려해서 모양과 색감을 따져 시설물들을 설치해야 하는데 어구정리함의 본연의 역할에만 치중하다 보니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며 탄식했다.

이에 대해 시 디자인 관계자는 "담당부서에서 공모사업을 통해 어구정리함 디자인화 작업을 할 수도 있지만 페인트칠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벗겨지고 또 바닷물에 항시 노출되기 때문에 일시적일 수 있어 지속적으로 예산이 들어가는 건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거제지역에 벽화 봉사활동 단체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제시한 방안에 대해 옥포마을협의회 관계자는 "거제시 행정에서 섬앤섬길을 이용하는 탐방객 수를 제대로 파악을 못하는 건지 이 어구정비함이 섬앤섬길을 향유하는 분들에게 얼마나 민폐인지 아직 모르는 것 같다"며 "디자인 관계자가 제시한 사항을 마을협의회원들과 의논해서 재정적 부담을 최소화해 어민들에게는 필요한 어구정리함을 제공하고 탐방객들에게는 또 하나의 포토존이 될 수 있는 시설물로 변화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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