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창수 시민리포터

▲ 천창수 지세포제일교회 목사

모세의 인도로 홍해를 건넌 이스라엘은 수르 광야로 들어가서 사흘 길을 갔으나 물을 얻지 못하고 마라에 이르렀다. 마라에서 물을 발견하였지만 그 물은 써서 마실 수가 없었다. 그러자 백성들은 모세에게 원망했고, 모세는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하였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왜 원망하였는가? 이들은 홍해를 건넌 후에 사흘 동안 물을 얻지 못했다. 홍해를 건너서 이들이 들어간 곳은 수르광야, 모래바람만 불어오는 메마른 사막이었다. 처음엔 조금만 가면 이 사막이 끝날 줄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하루를 걷고 이틀을 걷고 3일을 걷고 종일 걸어도 끝없는 사막만 이어질 뿐이다.

어디서 물을 구할 수도 없었다. 애굽에서 나올 때 준비해 온 가죽부대는 이미 텅텅 비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이 사막에서 목말라 죽을 것만 같았다. 그렇게 사흘 길을 걸어갔을 때 드디어 샘을 찾았다. 사람들은 달려가서 그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런데 그 물은 너무 써서 마실 수가 없는 물이었다.

사람들은 모세를 향하여 원망하기 시작한다. 마실 물이 없다는 것이다. 사흘 만에 겨우 물을 찾았는데, 이 물이 너무 써서 먹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은 백성들의 마음이 모세를 향하여 터지고 만 것이다.

백성들이 왜 원망하였는가? 왜 백성들은 모세를 향하여 원망하고 있는가? 그들이 힘들었던 것이다. 견딜 수 없는 고통이 그들에게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지난 3일 동안을 마실 물을 얻지 못하고 걸어왔다. 준비해 온 물통도 바닥을 드러내고, 힘들고 어렵게 걸어왔다.

그래도 그들에게는 희망이 있었다. "조금만 더 가면 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조금만 참으면 오아시스가 있을 것이다." 희망을 가지고 지금까지 버텨 왔다. 그런데 막상 물을 찾았는데, 그 물조차 너무 써서 마실 수 없는 물이었다. 한순간에 그들의 모든 희망이 와르르 무너져 버린 것이다.

사람이 희망이 있을 때는 힘들어도 참고 견딜 수가 있다. 지금은 힘들어도 앞으로 좋은 일이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으면 얼마든지 참을 수 있다.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이상화 선수는 여름철 그 무더운 폭염 속에서 매일 산악자전거 8km를 타고, 또 남자도 들기 힘든 역기를 매일 들면서 이를 악물고 훈련을 했다고 고백했다. 그때 그녀는 힘들 때마다 "지금 웃는 자는 겨울에 울게 되고, 지금 우는 자는 겨울에 웃게 될 것이다"고 다짐하면서 이를 악다물었다고 한다.

이상화는 겨울 올림픽에서 후회 없이 뛰게 될 그 날에 대한 기대가 있었기 때문에 그 무더운 여름에 팥죽 같은 땀을 흘리면서도 참고 견딜 수 있었던 것이다.

사람이 앞날에 대한 희망이 있으면 아무리 힘들어도 참고 견딜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런 희망을 가지고 모래사막을 뚫고 나와서 물을 발견했는데 그 물이 써서 마실 수 없는 물이었다.

조금만 참으면 물을 찾으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지금까지 왔는데, 그런데 찾은 그 물이 마실 수 없는 쓴물이었다. 순간적으로 그들의 모든 기대와 희망이 무너져 버린 것이다.

그래서 모세를 향하여 원망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가 언제 원망하는가? 언제 좌절하고 언제 낙심하는가? 일이 내가 기대하는 대로 풀리지 않을 때에 우리는 낙심하기 쉽다. 내가 생각했던 대로 일이 되지 않을 때에 누군가를 향하여 원망하기 쉽다.

그런데 이때 기억할 것이 있다. 이스라엘이 누구인가? 그들은 사흘 전에 홍해를 건너온 사람들이었다. 불가능의 바다를 열어 그들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한 백성들이었다. 이 하나님을 바라본다면 원망이 아니라 기도하였을 것이다.

백성들이 원망할 때 그들의 지도자 모세는 기도하였다. 아픔의 때에 우리가 분명하게 기억할 것은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미 사흘 전에 전무후무한 하나님의 기적을 경험한 사람들이다. 이 경험을 붙들었더라면 낙심하지 않고 기도했을 것이다.

우리 하나님은 치료하는 하나님이시다. 마라의 쓴물을 단물로 바꾸어 주시는 하나님이시다. 우리의 희망은 하나님께 있음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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