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시작만 있고 끝이 없는 여정…신의 지켜야
정치는 시작만 있고 끝이 없는 여정…신의 지켜야
  • 최윤영 기자
  • 승인 2017.0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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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신문 초대석]거제시의회 한기수 부의장
유·불리 따지며 당적 안 바꿔…100세 인생 수십년 동지들과 갈 것

Q. 거제시의회 부의장으로서 어떤 각오로 업무에 임하는지 근황이 궁금하다
= 매일 조선소에 출근하던 습관으로 의회에 거의 매일 출근한다. 주말에도 특별한 일이 없으면 나오기 때문에 1년 365일 중에서 360일은 나오게 된다. 일단 나와 보면 일이 만들어진다. 각종 자료를 챙겨보고 담당 공무원과 대화해보고, 의회에 찾아온 민원인을 응대하다보면 현황 파악에 용이하다.

거제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휴가 시즌에 들어가면 도시 전체에 휴가 분위기가 조성되는 특징이 있다. 내 경우는 시의원 11년을 하면서 특별히 여름 휴가를 잡아서 지낸 적이 없다. 7~8월달은 시의회의 공식 회의가 열리지 않는 기간이라 의정활동에 필요한 독서를 하고 지역구 민원 해결을 위한 활동 등을 하면서 평소 바빠서 보지 못한 자료를 챙겨 본다.

올 여름에는 세계경제포럼 클라우스 슈밥 회장의 저서인 '제4차 산업혁명'과 제롬 글렌의 '세계미래보고서 2055'를 읽으면서 미래에 세계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미래의 인간은 어떤 환경에서 살아갈 것인가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시의원은 정해진 근무시간에 매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프리랜서의 성격있는데 때로는 자신을 다잡아야 나태해지지 않는다.

Q. 시의회 부의장을 1년 남짓 수행했다. 이전에 시의원으로 활동할 때와 비교해서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 시의원이 16명인데 조직상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 등 조직을 대표하고 회의를 주관하는 여러 형태의 직책이 있지만 실제로 의회를 움직이는 것은 16명의 의원 개개인이 하나의 기관이기 때문에 직책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의장과 부의장 자리는 경륜으로 의원들이 원만하게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우미 역할이다. 때로는 부의장이라는 직책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더 못하는 경우도 많다. 나는 행사장을 자주 안 나가는 스타일이었다. 의장이 일정 관계로 참석하지 못하는 행사장에 의무적으로 참석하면 책보고 연구하는 다른 일을 못한다.

Q. 당선 전에 여러 가지 공약을 내놓았다. 어떤 공약들을 어떻게 실천해가고 있는지
= 2014년 7대 의회에 출마하면서 5가지 대표공약을 내걸었다. 대우조선해양의 바람직한 매각을 위한 방안 모색, 구 장승포시 지역의 도시가스 공급 대책 마련, 옥녀봉과 국사봉 중심으로 등산로 재정비, 능포·장승포지역 하수관거 정비사업 조기준공, 망산유원지 개발로 지역상권 활성화 등이었다.

우선 대우조선해양 매각은 현재로는 없던 일이 됐다. 도시가스 문제는 옥포지역부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중이며 차후 다른 곳까지 확대 예정이나 현재 도시가스 가격을 열량으로 계산했을 때 LPG보다 비싼 이유로 지지부진하다. 장승포·능포 하수관거 정비사업은 당초 올해 말로 준공될 예정이었으나 사업체의 부실로 올해 2월부터 중단됐다가 업체가 변경되어 8월 중순부터 다시 시작해 내년 10월 준공 예정이다.

망산유원지 개발은 성창기업에서 민자투자 하는데 행정절차를 거쳤으며 올 9월에 도시관리계획 변경결정 고시를 하면 내년 상반기에 사업시행자 지정 및 실시계획인가를 할 계획으로 추진되고 있다.

Q. 2017년 하반기에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목표가 있다면
= 지역구인 아주동 지역의 어린이집 도서관 주민센터 조기건립을 추진해 3만여명으로 늘어난 신도시가 시민들의 보금자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통합된 마전동과 장승포동의 통합주민센터 건립도 통합의 정신에 따라 빨리 추진할 사항이다. 능포는 능포항을 중심으로 하는 수변공원이 준공되고 국비 230억원으로 낚시공원이 조성 중이라 계획대로 2020년까지 준공하면 지역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

또 하수구역 내 하수를 처리해주지 않는 지역에는 하수도요금을 청구하지 못하도록 지난 4월 조례를 개정하고 그간 고현·수양·장평·아주·장승포·능포 지역민에게 징수한 요금에 대해 하수도사용료반환청구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Q. 정치입문 동기는 무엇이었으며, 정치에 입문하기 전에 어떤 활동을 했나
= 노동자의 정치 입문은 노동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 정치를 해서 노동자 서민을 중요시하는 나라를 만들어 보자는 이유에서 열렸다. 부산 영도에서 태어나고 자라 경남공고를 졸업했다. 영도에 당시 조선공사였던 한진중공업이 있었고 조선업이 성장산업이라 밥은 안 굶겠다 싶어서 갔다.

처음에는 영도 대평동 수리조선소 하청업체에서 용접과 취부를 배웠다. 당시 공고 졸업자는 고학력에 속했다. 군대를 마치고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3년간 근무하면서 취부에서 공정관리까지 배 만드는 고급기술을 배우고 1984년도에 대우조선해양에 왔다.

노동자가 열심히 생활하는데 어렵고 힘들다면 구조의 문제임을 절감하고, 1987년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이 만들어지면서 적극 가담했다. 1989년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 조직차장, 1990년에 부위원장, 1991년에 백순환 위원장과 30여명이 구속됐는데 나는 구속을 면해 위원장 직무대행을 했다. 1992년 제4대 집행부가 출범하면서 조선소 현장으로 복귀했다.

1993년부터 2008년까지는 한겨레신문 옥포 아주지국장을 맡아서 열심히 전념했다. 현장에서 일하면서 내가 이 시기에 노동자 서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던 중 진보언론인 한겨레를 맡을 사람을 찾는다는 말을 듣고 배달을 결정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오전 7시까지 배달하고 퇴근 후 저녁 10시까지 수금 다니는 일과를 반복했지만 올바른 진실을 전달한다는 사명감에 힘든 줄 모르고 했다. 직장동료들이 많이 구독해 주면서 1500부 가깝게 늘렸다.

경남에서 1등 지국으로 평가되어 부부동반 해외연수 기회를 가지기도 했다. 2006년에 시의원에 출마했더니 새벽부터 성실하게 배달하는 모습에 좋은 평가를 해주셔서 쉽게 당선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시의원 당선 후 2년이나 더 배달했지만 의정활동 시간이 부족해 그만뒀다.

Q. 정치를 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순간과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 언제였나
= 우선 시민들이 정치에 무관심할 때 아쉽다. 의정의 방향에 대해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야 바로 가는데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 이 부분은 제 역할을 하지 않는 지역언론도 반성해야 한다.

주민들이 지역의 미래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그 고민의 결과가 시정에 반영되는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 보람있는 일은 상하수도 전문가의 역량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2008년 장승포·능포·마전에 하루 12시간 제한급수를 24시간 급수가 실현됐다.

2006년 7월 시의원 되면서 상하수도 공부를 시작해 2007년 5월 시정질문과 7월 5분 발언으로 여론을 조성하고 남강댐 광역상수도구역과 구천댐 지방상수도구역 취수구역 조정 통해 2008년 11월부터 제한급수를 완전 해소할 수 있었다.

또 2007년 기준으로 574㎞ 상수도관 중 노후관 대책을 요구해 219억원 사업비를 투자해 187㎞ 수도관을 개량했다. 현재 유수율 80%대인데 당시는 56%에 그쳤고 장승포 일대는 오래된 시가지라 유수율이 더 낮았다.

사회복지시설 성지원의 출·퇴근 기록조작 및 원장의 법인카드 무단사용 실태를 고발한 일도 기억에 남는다. 성지원은 실제로 근무하지도 않았는데 다른 직원이 대신 출퇴근 인식장치에 기록하는 일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원장은 거제·통영·부산에서 옷을 사입고 커피를 마신 다음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국민 혈세인 보조금을 가로채는 행위는 사회악으로 규정해야 한다. 마음 아프지만 했어야 했던 일이다. 누군가 해야 할 일을 내가 했다는 보람을 느꼈다.

Q. 거제시에서 하는 주요사업 중에 어떤 것에 관심이 많은가
= 사곡 해양플랜트산단이 화두가 되고 있는데 찬반을 떠나 지역에서 함께 제대로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결과론이지만 국가가 투자하는 재정사업으로 하지 못해 환경피해 여부를 떠나 1조8000억원이라는 사업비 마련이 불투명하다. 분양가 170만원으로 분양이 잘 될지 의문이고 실수요자 조합 명단이 나온 지 오래돼 투자의지가 제대로 있는지 의구심의 생긴다.

Q. 내년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향후 행보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이 뜨겁다
= 내년 지방선거에 거제 3선거구 경남도의원 출마를 준비 중이다. 지역구가 3개동 6개 면에 걸쳐 있어 상당한 시간과 열정이 필요하다. 면지역은 농업과 수산업이 주요 산업이므로 국비와 경남도 예산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이 많아 도의원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

내가 시장에 출마한다는 말도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 시장을 하려면 도의원까지 해서 도 행정을 이해하고 지역현안을 파악해야 대시민 서비스를 잘 할 수 있다.

Q. 국정농단 사태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높아지면서 거제에서는 전통적인 노동자 정당의 지지기반까지 흡수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대해 노동당이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 지난 19대 대선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상승했지만 이 지지율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그대로 적용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진보정당은 나름대로의 정체성이 있고 이를 일정하게 인정하고 유지하고 확산해야 한다는 노동자 세력과 가족들 시민의 열망이 식지 않았다고 본다.

그 열망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잠시 정권교체의 열망으로 표출됐다. 국정농단 사태로 정권교체 열망이 컸으므로 문 대통령에 대한 거제지역 지지율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다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음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을 지지할 사람도 지난 대선에서 정권은 교체해야 한다고 했을 수 있고, 노동당에서 지난 대선에 후보를 내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다양한 정책제안과 활동으로 잠재된 진보성향 표를 투표장으로 이끌어내고 진보진영의 단일화를 통해 반한국당, 비민주당 전선을 명확히 하면서 진보진영 표를 결집해 나가겠다. 내년 선거에서는 거제에서 무소속의 지지율이 높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투표성향을 보면 이전에 민주당이 거제에서 뿌리 내리지 못했기에 중도층이 무소속을 지지해왔다. 앞으로는 모든 선거에서 3파전이 예상된다.

Q. 정치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정치활동은 시작은 존재하지만 끝이 없는 여정이라고 생각한다. 정치는 한 사람이 아닌 전체 구성원이 함께 만들어가는 사회적 집단 예술이다. 정치인은 소신에 따라 조정자 역할을 하면서, 사람 사는 사회, 모두가 행복해지는 사회를 목표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건강이 유지되고 시민이 필요하다면 어느 위치든 달려가서 시민의 입과 발이 되겠다.

그리고 정치를 하려면 신의가 있어야 한다. 도의원 나간다니까 민주당 가면 쉽게 될 수 있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것은 신의가 아니다. 내년에 내 나이가 60인데 정치생명 몇 년 연장하려고 남은 인생 불편하게 살 자신이 없다.

최근 권민호 시장이 탈당하고 민주당 입당을 추진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그 행동이 맞는지 의문이다. 각자 기준이 있겠지만 구 여권에서 도의원을 하고 시장 2번 했는데 옷만 바꾸는 것 아닌가 이러한 느낌으로 시민이 볼 수 있다.

Q. 거제시민들에게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 열심히 하는 정치인, 신의가 있는 정치인이라는 말을 들을 때 기분이 참 좋다. 아들 얘기를 해보면 올해 32살인데 서울에 거주해서 정치인 아버지에게 도움이 된다는 농담을 할 때가 있다.

내가 자녀 많은 집에서 고생하고 대학 진학을 포기했으니 하나만 잘 키우자고 키운 아들이다. 6남매가 함께 크는 집에서 내가 자란 탓에 자녀를 더 낳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아내가 임신 6개월일 때 예비군 훈련 나가서 정관수술 하고 왔다. 아내와 부모님에게 혼났지만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

가끔 아들과 소주 한 잔 할 때가 가장 즐거운 시간이다. 노래의 경우 내가 평소에 목소리 좋다면서 잘 할 것 같다고 시키곤 한다. 그리고 노래가 시작되면 다들 귀를 막는다. 취미생활은 오래 전에 낚시를 해본 적이 있는데 계속하지 못했다. 그저 의회에 나가서 자료 보는, 본업에 집중하는 것이 취미인가 보다.

의회에 있으면 냉난방, 인터넷 잘 되고 출력도 할 수 있다. 저절로 많은 자료 보게 되고 그러다 보면 새로운 점이 눈에 보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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